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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일월산(日月山·1,219m)은 봄이면 신록빛이 곱기로 이름난 산이다. 일자봉(日字峰·1,219m)에서 월자봉(月字峰·1,205m)으로 이어지는 정상 능선을 기준으로 원형을 그리며 뻗어 내린 주능선은 연둣빛으로 빛나고 능선과 산록 곳곳에서 수많은 야생화가 꽃을 피워 천상화원을 만들곤 한다.
남한 최고의 청정구역이랄 수 있는 일월산은 산나물축제가 열릴 만큼 산나물이 많이 나는 산이기도 하다. 일자봉~월자봉 능선은 고산 산나물의 보고나 다름없고, 중턱 여기저기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산나물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자연 특성을 살려 영양군은 매년 일월산에서 웰빙산행을 겸한 산나물축제를 열고 있다.
산나물 채취 행사장인 일자봉 해맞이광장까지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가장 빠른 길은 영양터널 북단에서 월자봉 부근의 KBS중계소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중계소 정문 앞까지 올라선 다음 산허리길을 따라 쿵쿵목이(해발 1,120m, 윗노루목이 2.8km·방아목 3.4km)를 거쳐 일자봉 해맞이광장에 접근하는 길로 40분 정도 걸린다. KBS중계소 정문 앞 일월산 표석에서 북쪽 사면을 가로지르는 산길이 쿵쿵목이 길에 비해 조망과 산행의 즐거움은 더하지만 시간은 20분 정도 더 걸린다. 이들 두 코스를 잇는 원점회귀 산행도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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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나무 숲과 신록이 멋진 하모니를 이룬 일자봉 남서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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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마니아들에게는 역시 바닥부터 걸어오르는 코스가 바람직하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로로는 윗대티 주차장 기점 일자봉 북동릉 코스로, KBS중계소에서 북동쪽 계곡길을 따르면 다시 윗대티 주차장으로 내려설 수 있다. 윗대티 주차장에서 숲이 우거진 능선을 따라 50분 정도 오르면 첫 번째 갈림목에 닿고(해발 1,160m, 방아목 3.5km·윗노루목 2.8km·선녀탕 3.7km·윗대티 3.5km·월자봉 1.6km), 여기서 가파른 산길을 따라 40~50분 걸으면 해맞이광장에 올라선다. 월자봉 표지석까지는 쿵쿵목이 길이나 북사면 허리길 중 어느 길을 따라도 갈 수 있다.
이후 표석 앞 갈림목에서 북동쪽 능선을 따르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을 따르면 윗대티 주차장에 내려선다. 윗대티 주차장 기점 원점회귀 산행에는 4~5시간이 소요된다.
찰당골 당리저수지 기점 방아목~일자봉~월자봉~비조암~추자봉~찰당골 코스는 일월산의 전모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는 능선 종주 코스다. 현재 공사 중인 당리저수지 댐을 가로질러 천화사 계곡으로 향하다 보면 도로가 꺾이는 지점을 100m쯤 앞두고 산길 들머리가 보인다. 여기서 골짜기로 들어서서 능선에 올라서면 이후 일자봉·월자봉 갈림목인 쿵쿵목이까지 길을 헷갈릴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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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험 행사장에서 산나물을 뜯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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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자봉 직전 일월재(해발 1,085m, 윗대티 2.7km·월자봉 0.3km, 쿵쿵목이 1.3km)에서 황씨부인당 집으로 가려면 산림도로를 따라 일월재 방향으로 100m쯤 내려서도록 한다. 황씨부인당 앞 갈림목에서 계곡으로 내려서 1시간30분이면 천화사를 거쳐 산행기점까지 내려설 수 있다.
일월재에서 추자봉까지는 제법 긴 능선이므로 황씨부인당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당리저수지 기점 방아목~일자봉~추자봉 코스는 8시간 이상 걸린다.
산나물축제
산나물 채취 및 체험, 산나물 깜짝 경매 등 행사
우리나라 최고 오지 경북 영양에서 산나물 잔치가 열린다. 전국에서 가장 오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영양군은 청정지역 웰빙 산나물 생산지의 이미지, 자연과 문화가 조화로운 청정 영양의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2005년부터 매년 봄 영양산나물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5회째인 산나물축제는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일월산과 영양읍내 황용천 복개지 및 영양시장에서 열린다. 주 행사장인 황용천 복개지에서는 산나물 깜짝 경매와 1219인분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풍물경연대회·세계 나물음식 페스티벌 등 행사가 열리며 영양웰빙관·반딧불이 홍보관·농촌전통테마마을·야생화 및 일월산 산나물 50선 등이 전시된다.
일월산 일원에서는 등산대회와 산나물 채취 및 체험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주 행사장은 일자봉 전망대 부근으로 1일 200명에 한해 예약을 받고 있다. 참가비 2만 원을 내면 영양군에서 2만 원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제공하며, 상품권으로는 영양군내의 식당이나 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문의 영양군청 산림축산과 054-680-6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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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나물 채취 행사가 열리는 일자봉 해맞이광장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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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서울→영양 동서울터미널(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08:20, 10:40, 13:40, 15:20, 16:00 출발. 4시간30분, 2만2,300원. 문의 ARS 1688-5979, www.ti21.co.kr.
대구→영양 북부시외버스터미널(053-357-1851~3)에서 1일 26회(06:16~21:25) 운행. 3시간20분, 1만3,300원.
안동→영양 안동시외버스터미널(ARS 054-857-8298/8296)에서 약 30분 간격(06:05~23:00) 운행. 1시간, 6,800원. 1688-8288
영양→용화(선녀탕·윗대치) 버스 정류장(054-683-2213)에서 10:00, 13:30, 18:10 출발. 3,050원. 택시 2만 원.
영양→당리(찰당골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06:30, 08:40, 10:00, 10:30, 13:10, 14:10, 15:30, 16:50, 18:00, 19:10 출발. 약 30분, 2,000원. 택시 2만5,000원.
* 영양 시외버스정류장 054-683-2213, 개인택시 682-0011. 영양읍내에서 일월산 월자봉 방송중계소까지 3만5,000원.
승용차의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영주 나들목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 법전을 거쳐 노루재 직전 삼거리까지 간 다음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진입하거나 중앙고속도로 남안동 나들목에서 5번 국도와 34번 국도를 따라 진보까지 진입한 다음 31번 국도를 타고 영양을 향해 북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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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검마산 자연휴양림(054-682-9009)에는 3인실(주중·비수기 3만 원/성수기·주말 5만 원)에서 8인실(6만 원/9만8,000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방 17개를 갖춘 산림문화휴양관 2동이 있다. 야영데크 2,000원, 오토캠프장 8,000원. 예약은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 받는다.
수비면 수하청소년수련원에는 청소년 단체 숙박을 위한 수련원 외에 펜션 7평형(4인용·4만5,000원/5만 원), 9평형(6인용·5만5,000원/6만 원), 11평형(8인용·6만5,000원/7만 원), 14평형(10인용·8만 원/9만 원), 18평형(10인용·10만 원/12만 원) 등의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다. 생태학교에서 반딧불이와 야생식물을 살펴볼 수 있으며, 천문대에서 밤하늘의 별을 감상할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홈페이지(www.yygnp.com)나 전화(054-683-8987~8)를 통해 예약을 받는다.
맛집
영양은 특히 한우고기를 자랑하는 고을이다. 청정지역에서 길러낸 쇠고기는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는 게 음식업소 주인들의 주장이다. 계절에 따라 밑반찬을 달리하는데 봄철에는 산나물이 나와 한층 맛을 더한다. 업소에 따라 등심·갈빗살은 200g당 2만 원 안팎이다.
읍내의 고은한정식집은 경기도식 한정식에 경북 오지의 산채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다. 인공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이 음식점의 방침이다. 점심백반 갈치정식 1만 원, 유유자적(1인분 2만 원), 안빈낙도(1인분 3만 원), 무릉도원(이하 한상·3인 기준 7만 원), 고은수라(10만 원), 대비마마수라(15만 원). 영양 토속주인 초화주(병당 2만 원)는 뒤끝이 깨끗한 곡주로 마셔볼 만하다. 문의 054-683-5005.
/ 글 한필석 기자
사진 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