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세상 / 홍속렬
피난 나갔다 돌아온 고향 뒷동산
어느 봄날 빛나는 봄날
햇살이 빛나고 새들은 노래하고
이름 모를 산 꽃들이 질펀하게 피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눈에 들어오던 할미꽃
그 검붉은 빛 꽃 아름다움 솜털의 잔유?
그리고 하늘 높이 떠 지지배배 노래하던 종달새
그 경이로움 아홉 살 소년이 보는 세계
그 경이로움, 아름다움, 가슴에 차 오는 환히 기쁨 생의 기쁨
소년 적 경이로움으로 나는 오늘도 만족하여 감사하며 살아간다네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과 환희 기쁨이 가슴에 차고 넘치는
그 기쁨으로 일생을 살아오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
그래 삶 따로 경이로움을 만끽하던 감정 따로
그래서 내 삶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늘 이론에 머물러
내 사랑하는 가족이 고생이라
이제 기력도 예전만 못하고
늙어가는 자신을 발견하며
삶에 대한 경이로움에 조금씩 금이 가고
살 만큼 살았고 해 본 일, 거쳐온 길
모두 할 만큼 해봐서 미련은 없어
더 살고픈 미련은 조금도 없으니
언제 죽어도 후회 없는 값진 삶
내 맘성엔 언제라도 만족하고
모든 것 다 가져 본 적 있으니
후회라든가 미련은 조금도 없으니
경이로운 세상 잘 살아왔다는 감사가 차고 넘친다네
그래서
경이로운 세상 값지게 잘 살아왔다는 소감
피력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