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2살아래 남동생과 5살아래 여동생이 있다. 내가 어릴때 몸이 부실하여 흔들흔들 바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고 어쩌다 역한 놈들 만나서 놀림 당하고 공격 당하고 있으면 남동생이 달려들어 같이 싸워주었다. 남동생 덕에 크게 다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남동생이 가끔 바보스런 형에게 투덜대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위험에 처하면 어디서 나타나는지도 모르게 달려와서 날 도와주었다. 그런 남동생이 늘 든든했다. 머리도 좋아서 공부도 잘했고 아버지는 남동생은 공부를 시켜면 혼자 힘으로 살아갈거 같다고 하실 정도로 든든해 하셨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늘 걱정거리는 나였다. 나이가 들어서는 아버지는 나에게 말씀하시길 (너는 몸도 부실하고 머리도 둔하니 농대 축산과를 나오면 내가 목장을 차려주마)-부도수표!!
남동생은 아버지가 말씀하신대로 공부를 시켰고(일본 게이오 MBA) 그것에 응답하듯 아주 훌륭하게 잘해냈다. 내가 봐도 남동생은 아버지를 많이 닮아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그런지 지금도 가끔 만나면 몸에 손을 대보면 단단한 근육이 만져진다. 자기 관리를 아주 잘했고 잘하고 있다. 그 복잡한 상속문제도 남동생이 다 알아서 처리하고 있다. 남동생이 아니었다면 이걸 어찌 처리했을까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 참으로 든든한 남동생이다. 내 지분을 양보한게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
그리고 여동생이 있는데 성신여대 대학원도 나오고 시집가서 미국가서 살다가 가끔 때되면 한번씩 들락거리는데 예의 바르고 착한 여동생으로 알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상속문제로 삼남매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남동생은 형이 그동안 부모님 모시느라 수고 많이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에게 받은게 많은걸로 나오니 형이 조금만 양보해주면 고맙겠다고 점잖게 이야기 하는데 여동생은 날라리 폼으로 아랫도리가 보일락말락 하는 치마를 입고 다리를 꼬고 앉아서 아주 불량한 태도로 나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속으로 (아니~~제가 왜 저 모양이지? 안그랬는데...요조숙녀 타입이었는데 날라리가 되었네)하면서 남동생 말대로 양보를 했다. 그런데 여동생이 이상한 소리를 한것이 생각났다. 이번에 상속재산 받아가면 박서방하고 안살고 아이들하고 살거라는 소리였다. 속으로 (너가 만약에 그말대로 한다면 너는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다. 그 순둥이 박서방과 헤어지면 아이들도 너를 버릴거다. 이 바보야~~)하였다. 그리고 여동생은 계속 아버지 집에 있으면서 이것저것 챙겨서 미국으로 보낸 모양이다. 얼마전에 아내가 그러는데 은수저 우리몫으로 싸놓은거 까지 다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제수씨가 아내에게 연락이 왔는데 가서보니 제수씨가 시집올때 해온 아버지 한복의 금단추까지 다 떼어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연락이 왔는데 치과치료를 하고 치료비를 아버지 카드로 결제를 했는데 카드에 돈이 비었다나 뭐라나 결제가 안된다고 하더란다. 애가 왜 그 모양이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우리 딸에게 집을 한채 마련해 주신게 있는데 이것도 어머니 돌아가시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자진해서 할배랑 살겠다고 하였고 아버지도 좋다고 하셔서 손녀가 할배를 모시고 뒤치닥거리 심부름 운전기사 노릇까지 하면서 수고한 보답으로 받은건데 누가 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할배가 손녀가 기특하고 고마워서 직접 해주신걸 가지고 고모가 조카에게 억화심정으로 악악~거리더니 아내에게도 악악~거렸단다. 그래도 난 말 꺼냈다가는 나도 모르게 주먹이 날라갈거 같아서 상속문제로 만나서 상의하고 밥 사먹이고 하면서도 말 한마디 안하고 있었다. 그냥 참고 또 참았다. 그리고 대충 정리하고 며칠전에 미국으로 갔다. 그동안 속으로 삭이고 있던 억화심정을 카톡으로 다 쏟아부었다. 제일 맘에 안드는게 박서방과 헤어지겠다는 소리였다. 60에 헤어지면 그게 뭐냐 말이다. 인생 다 살고 이제 막바지 말년에 불행을 자초하니 한심하고 답답하고 하는짓은 개판이고 도대체 애가 왜 저렇게 망가졌는지 이해가 안된다. 남동생과도 이야기 해보니 애가 완전히 마시 갔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평소에 보고 알던 요조숙녀 타입의 여동생과는 너무 멀어진 느낌이다.
아내는 장인이 돌아가시고 논이랑 밭이랑 상속재산이 있는데 남동생 둘이 포기각서를 보내오니 두말 않고 도장 찍어서 보내주었고 그래서 장인의 상속재산은 받은게 없다. 이것이 지금의 60대 여자들의 평범한 모습인데 여동생은 챙길거 다 챙기고 내 지분까지 양보 받아갔다. 뭐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
결론은 부모님 돌아가시고 보니 뭐니뭐니 해도 피를 나눈 형제(남동생)가 부모 다음으로 좋고, 시집간 여동생은 2~3단계 건너인거 같고 난 누나는 없으니 모르겠다만 처남들에겐 형제 다음이 누나들 같다는 생각이다.
하여튼 막내 여동생 때문에 욱욱~하고 속에서 올라오는 열통 때문에 화병 걸릴거 같아서 걱정이다.
아버지 어머니~~~하늘에서 굽어보시고 여동생 좀 잘 돌봐주이소. 저는 막내에겐 손들었심더.
알파칸 올림.
첫댓글 아내가 그러는데 시집간 딸이 집에 왔다가면 뭐가 하나씩 없어진다고 시골어른들이 말씀하시더랍니다. 그래서 내가 그랬지요. (당신도 시골 처가에 가면 장모님이 바리바리 싸주시잖아. 그게 그거네....뭐~~)하니 싸주시는거랑은 다르다네요. 그냥 말도 않고 집어가면 도둑년이 된다는 겁니다. 간단하지요? 몰래 집어오면 안되는 겁니다. 양심불량에 걸리지요. ㅎㅎㅎ
참으로 이상한건 언제 상속법이 바뀌었는지 상속재산은 아들딸 구분도 없고 장남차남 구분도 없이 무조건 균등분할로 바뀌었더라. 내가 알고 있는 상속법은 장남이 50%정도 되는걸로 알고 있었고 당연히 그리 받을줄 알았는데 3등분이란다. 그래서 법이 그러니 내가 자식들까지 동원해서 부모님 모신게 다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균등분활로 해놓으니 막내여동생처럼 막판에 깽판치는 놈이 생기는거 같다. 그래서 법이 그렇다면 나이들어 곁에서 돌보는 자식에게 미리 더 해주는 수밖에 없는거 같다. 어찌보면 아버지 어머니도 그리하신건데 이게 증여세를 냈어도 증여받은지 10년이 안되니 상속세가 또 나오는 것이다. 고생한 자식이 더 받을 수 있게 법을 개정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옛말에 이런게 있다.(제일 못난 자식이 선산을 지킨다) 이 속담대로 못난 나같은 사람이 부모 곁에서 수고한 보람이 있게 법으로 보장을 해주면 좋겠다. 이건 미국 가서 자기 하고싶은대로 맘대로 살다가도 부모님 돌아가시면 와서 똑같이 받아가니 이런 한심한 법이 어디 있나말이다. 바로 잡아주면 좋겠다.
나는 이 나이 되도록 해외여행도 못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여권이 어찌 생겼는지도 모른다. 달러는 여동생이 언젠가 와서 아이들에게 달러 지페를 주어서 그때 처음 보았다. 우리 지폐보다 작았던거 같다. 남동생은 직장 때문에 해외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식구들 데리고 여행도 다닌거 같다. 우리만 돈도 없었고 부모님 때문에 감히 엄두도 못냈다. 이제 좀 해외도 다녀볼까 했는데 이래저래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자식들 먹고 살 수 있게 사전증여를 해주고 나니 그냥 둘이서 밥먹고 사는 정도는 되는거 같다. 주식 받은거는 반 정도가 상속세로 나가게 되는거 같고 남는 주식을 굴려서 재산을 증식해야 하는데 말이 주식이지 이게 골 때리는 것이다. 대부분이 손해난 시간이 길고 어찌 올라도 전체적으로 10% 이익을 남기기가 만만치 않으니 돈도 안되는거 같고 그렇다고 안전빵으로 은행에 예금을 한다해도 이자가 3%도 안되니 물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 오르면 거꾸로 마이너스 난게 되는 꼴이고 그렇다고 주식 팔아서 뭘 해보려고 해도 그돈으로 할만한게 없으니 울며겨자먹기로 그냥 하다가 죽어야 할거 같다. 언제 주식으로 돈벌어 시골가서 땅 사고 목장 차릴거며 더 늙으면 힘들어서 돈이 있어도~
못할거 같고 이래저래 모든 꿈을 접고 그냥 아내랑 밥이나 먹고 살다가 죽어야 한다는 생각에 뭣땜에 세상에 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삶을 살고 가게될거 같다. 성당에 가면 나를 봉으로 알고 나만 보면 돈 달라고 눈 찔끔거리는 돈독오른 신부들 보기싫어 나가기 싫고 그냥 집구석에 틀어박혀 기도나 하다가 하늘이 부르시면 가는 수밖에 방법이 없어 보인다. 아이들이나 어찌 잘 피어주길 바라는 마음인데 모르겠다. 둘다 특출한 구석은 없고 그냥 평범한 애들이라 크게 바랄것도 없고 현상유지나 하면서 지들 먹고사는데 이상없이 살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65년을 살아보니 세상살이 참 별거 없더라. 그냥 왔다가 가는 인생 나그네 뜬구름 같은 인생 별 재미없다. 80년도 길다. 앞으로 5년만 더 살고 가면 좋겠다. 70년 살면 됐지 않은가 말이다. 앞으로 5년동안 죽어라 묵주기도나 해서 50만단 채우고 가야겠다. 100만 목표도 포기한다. 아버지 어머니 사촌큰형님이 살아있는 나보다 오히려 편안하실거 같아 나도 후딱 가야겠다. 50만단 체우고 가야겠다. 지긋지긋한 세상살이 재미없다. 얼굴 더 찌부러지기 전에 그래도 반반한 얼굴로 하느님 뵙고싶어 70에 갈란다.
근데 이게 또 웃기는게 70에 가고 싶다고 가지면 다행인데 그게 그렇게 되느냐 말이다. 도대체 내 맘대로 되는게 없으니 참 답답한 인생이다. 하느님이 언제 부르실지 어찌아나 말이다. 하여튼 부르시면 바로 가게 마음 준비는 단단히 하고 있어야겠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