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수학 쉽게, 국어 어렵게’ 기조 이어질 듯”
[9월 수능 모의평가]
9월 모평으로 본 수능출제 전망
“수험생들이 포기할 만한 문항은 없다.”
EBS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6일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면서 수험생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킬러(초고난도) 문항’을 풀기도 전에 지레 포기해 버리는 과거의 수능 준비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였다. 심 교사는 “교육 과정에 충실하고 EBS 교재 연계 문항을 충분히 공부하면 풀 수 있는 문항이 앞으로 수능에 출제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1월 16일 치러지는 수능도 전 영역에서 ‘킬러 문항 배제’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험생을 당혹스럽게 하는 새로운 유형 문항이나 교육 과정 밖의 풀이법이 필요한 킬러 문항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교육부는 9월 모평에서 국영수 세 영역에 가동한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를 수능에선 전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EBS 연계 문제도 단순히 소재나 개념 활용에 그치지 않고, 다양하게 변주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9월 모의평가처럼 ‘수학은 쉽게, 국어는 어렵게’ 기조가 수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은 “두 과목의 표준점수 격차를 좁히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학 점수에 입시가 지나치게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수능의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4점, 수학 145점으로 격차가 11점에 달했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우면 최고점이 올라간다.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 수학을 잘하는 이과생들이 문과생보다 입시에서 유리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다만 수학의 경우 고난도 문항 한두 문제를 조정해 난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라 상위권의 변별력이 너무 낮다는 얘기가 나오면 고난도 문항이 수학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N수생 17만명 육박… 비중 역대 최대 예상
의대-상위권大 경쟁 치열해질 듯
“재학생 불리… 수시 보수적 지원을”
“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졸업생이 많아지면 성적에서 밀려날까 걱정이에요.”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나온 서울 강서구의 한 고3 수험생은 이렇게 말했다. 수능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실전연습 기회였던 이번 모의평가에서 ‘킬러(초고난도) 문항’은 나오지 않았다. 수능이 쉬워지면 재수 이상 ‘N수생’들이 대거 응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수학은 최상위권 변별도가 떨어져 올해 수능에서 의대나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을 노리는 학생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출제된 국어나 영어와 달리 다소 쉬운 기조인 수학에서는 최상위권 동점자가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 고득점에 자신감을 얻은 N수생이 늘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 재수생은 “이번 모의평가 출제 기조가 대체로 수능까지 이어질 것 같다”며 “수학이 쉬워지면 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졸업생(검정고시생 포함)은 10만4377명(21.9%)으로 관련 통계가 공시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종로학원은 올해 재수 이상 N수생 비중이 전체 수험생의 34%대(약 16만75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N수생이 늘면 재학생에게는 불리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수험생이 많아지면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등수가 확 밀려나기 때문”이라며 “재학생은 변별력이 있는 과목 학습에 더 신경쓰고, 수시 지원을 할 때도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최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