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러고 보니 엊저녁이 보름달이 떴었군요. 도시에 살다보면 도시가 불빛이 많다보니 밤에는 하늘을 잘 안 보게 되어 달이 떴는지 별이 떴는지 잘 보이질 않지요. 이번 달에는 음력과 양력 날짜가 사이좋게 함께 진행을 하고 있어서 15일인 어제가 음력 보름날이었는데 저는 달님 얼굴도 보질 못하고 잠자리엘 들었습니다.
어제는 일찍 들어왔었지요. 김장을 한다고 아내 혼자서 며칠 전부터 끙끙거리며 준비하는 걸 봤었는데 어제는 큰맘 먹고 일찍 들어와 무채도 썰어주고 배추속도 같이 넣었습니다.
큰애가 근처에 사는데 손자 공부하는 날이라 오후에 늦게 온다는 걸 아내는 서둘러 말렸고 혼자 할 심산인 걸 알고는 일찍 들어와 거들었습니다.
아내 얼굴이 싱글벙글이었지요. 지금까지 바쁘게 살다보니 언제 한번 김장할 때 손을 보탠 일이 없었는데 요즘엔 작은 일에도 혼자 할 때는 투덜거리는 일이 많아서 어제는 마음먹고 일찍 들어와 솜씨를 발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