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역에 밤새 물기를 가득 머금은 폭설이 내려 나무들이 여기 저기 부러져 길을 걷는데 방해가 될 정도이다. 이번 폭설은 수도권 서부지역에 집중됐다는 소식이다. 기상청의 발표에는 기상관측 117년 사상 11월에 내린 눈으로는 최대 적설량이라는데, 내 생각에는 몇월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어느 겨울보다도 가장 많은 적설량이다.
문제는 쌓인눈이 녹기까지도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듯 하다. 텃밭에도 창고앞 넝쿨작물 유도용 시랑이 쌓인 눈으로 주저앉아 창고문을 가로막아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쌓인눈을 치울방법이 마땅찮아 녹을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번 가을에 새로만든 쉼터도 지붕 한가운데 쌓인눈의 무게로 중간이 내려앉아 있었다. 어쩌면 내일도 근무가 어려울듯 싶다. 예상치 못한 자연의 위력앞에 인간은 무가력할 뿐임을 고백하는 금번의 폭설이 주는 교훈이다.
목회사임후 무임으로 지내다가 항암투병중인 동기를 돕기위한 모금이 7백만원을 넘어섰다. 몇달전 내가 처음 소식을 알렸을 때는 펄쩍뛰던 친구도 현실의 장벽 앞에서 어쩔수 없이 동기들의 후원에 고맙고 미안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왜 그런 병에 걸렸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70이 되었으니 그래도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된다. 물론 항암을 아기고 건강을 되찾는다면 다행이겠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