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롯시 단독 개봉이라 와 난생처음으로 롯시를 갔어.
근데 너무 구려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ㅠㅠ 제발 여성영화는 롯시 단독개봉 피해주라.
씨지비 메박.... 힘 안 주고 뭐해 이 거지들아ㅗㅗㅗㅗ
아무튼 난 영화를 보고 왔고 아쉬움이 있었음에도 기분 좋게 걸어나왔어.
모르는 여시가 꽤 있는 거 같던데 이 영화는
이 영화 속 주인공이 제작에 직접 참여했어
이거 알고 보면 조금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거 같아. 나같은 경우는 그렇더라구.
에이미 슈머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더 재밌게 느껴졌어.
2. 영화는 코르셋을 벗자는 영화가 아니라 다양한 미의 기준에 대한 영화야.
바디 포지티브 운동에서 비롯된 영화인거지. "나의 아름다움은 내가 정한다." 아마 한 번쯤 봤을거야.
이게 바디 포지티브 운동에서 온 문구거든.
"모든 여성은 아름답다." 이 문구 역시 페미니스트인 이브엔슬러에 의해 발화돼서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사용되어온 문구야.
이 말에 대해서는 오해가 약간 있는데
이브엔슬러는 미디어가 정한 아름다움은 남성의 시선에 재편된 아름다움입니다.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남성의 시선에 의해 여성의 몸을 재편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몸 구석구석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야.
너는 이대로도 아름다우니 더이상 남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야.
탈코르셋과 백래시에 대한 논쟁이 치열한 지금 이 시대에는 적실한 말은 아닐지도 몰라도
나는 이런 생각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영화 역시 이런 생각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영화야.
그러니까 이 영화는 여시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그런 탈코르셋 영화와는 거리가 있어.
그럼에도 "엉덩이가 팬티를 먹어도 당당하던 여자아이들은 왜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자신의 몸을 재단하기 시작했으며 그 당당한 소녀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의미하다고 생각하고
특히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괴감에 빠지는 르네와 같은 여성들에게는 이런 영화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이 엠 프리티"가 남들 눈엔 거짓일 순 있어도
"아이 필 프리티"는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
3.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미디어가 결정한 미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몸을 학대하고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으니까. 물론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란 여성들이 모두 르네처럼 자존감을 갉아먹으며 살지 않아. 르네의 친구들이 자신을 사랑하며 살듯이.
나는 이 지점에서 약간 마음에 들었는데
르네의 친구 한 명은 아주 말랐고
한 명은 르네보다 몸집이 크지만 이 둘 다 르네처럼 자신의 자존감을 스스로 깎아먹으면서 살지 않거든.
아마 르네를 보면서 저렇게 자괴감에 빠질만큼 뚱뚱하지 않은데ㅜㅜ? 이런 생각한 여시 있을거야. 나 역시 그랬고
그런데 현실 속에서 르네보다 날씬한 여성들이 더 날씬해지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날씬에서 마름으로 가기 위해서 자신을 학대하고 숨겨진 살이 너무 많아 ㅠㅠ 이러고 있잖아.
심지어 여시 달겟만 봐도 매일매일 다이어트 달글이 파지는데 정상체중인데도 다이어트하는 여시들 너무 많아.
이 지점에서 나는 이 균형이 좋다고 생각했어.
약스포있어!!!!!!!!!!!!
4. 영화는 아쉽게도 사회에 눈을 두기 보다는 개인에게 눈을 두고 있는데 대부분의 문제들을 "태도의 문제"에 방점을 두고 있어.
반절은 동의하는 바고 반절은 동의하지 못하는데
몇 년 전에 '환불 메이크업'이라는 표현이 유행했는데 사람들이 메이크업할 때와 하지 않을 때/ 빡세게 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점이 있다는 걸 전제한 표현이었어.
외모로 판단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지만 이게 과연 그런 문제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나는 메이크업을 빡세게 했을 때랑 생얼일 때 본인들의 태도가 너무 다른 걸 목격도 많이 했고 경험도 했어.
나는 원래 화장을 잘 안하고 평소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편인데도 발표하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꼭 화장을 하고 가거든 이상하게 강한 레드립을 바르면 평소보다 자신감이 솟는 기분이라서.
반면에 내 친구는 매일매일 완벽한 메이크업을 하는데 하루는 메이크업이 완전 망하니까 하루 종일 우울해 하고 계속 신경쓰는 걸 봤어.
그러니까 환불 메이크업을 하고 갔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비단 메이크업의 차이만 있을까 하는 문제야.
영화는 여기에서 분명히 후자, 그러니까 나를 대하는 상대의 태도가 아니라 "나의 태도"에 방점을 찍고 있지.
그래서 르네는 예뻐진 이후로 좀 더 자신감을 얻게 되고 성격이 변화하고 자신감 뿜뿜 넘치다 못해 선을 넘게 돼.
아마 평소 르네라면 자신에게 시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친구들을 깎아먹거나
나이든 여성을 1층으로 가라며 상대의 말을 듣지도 않거나 하지 않았을거야.
5. 영화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영화에서 가장 큰 웃음 포인트인 르네가 예뻐졌다고 생각하고 하는 몇몇 행동들인데
이건 분명히 르네가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도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는 걸 표현한 장면이지만 이 장면은 호불호가 갈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왜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도 누군가의 환호를 받고 멋있을 수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망가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고
다른 하나는 이걸 플러스 사이즈 여성을 비하한 것이라고 보는 이유인데
나는 비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이 생각의 저변에는 결국 플러스 사이즈 여성을 이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것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 같아.
여전히 사회에서는
비만한 남성과 비만한 여성의 차이가 있고 입밖으로 내지 않을 뿐이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
그러니까 르네의 행동들은 비만한 남성이 했으면 아마 불쾌감을 느끼거나 비만남성을 비하했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을거야.
6. 마지막까지 뻔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후반에서 약간 의외의 굿포인트가 있었는데 그건 르네의 남자친구였더 에단의 역할이 작은 점이었는데
나는 르네가 자신이 변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에단에 의해서 알게 될 줄 알았거든.
그런데 영화는 에단에게 그런 역을 주지 않았고 둘의 관계의 시작도 관계가 깊어지는 것도 사실 모두 르네의 몫이었거든.
이 지점이 나는 참 좋았는데 특히 후반에서 비밀도 르네의 자존감도 모두 르네 스스로 해결하게 만든 점이 좋았어.
그러니까 이 영화는 너무나 분명하게 르네의, 르네를 위한, 르네에 대한 영화인 거야.
에단의 외모가 아쉬웠지만
르네가 원한 건 자신의 외모지 잘생긴 남자를 원한 게 아니니까 이건 단순히 관객의 바람에 불과한 거야.
게다가 그렇게 된다면 아마 "다양한 미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영화에 상당히 안 어울렸을 거라고 봐.
그리고 에단 캐릭터는 맨박스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캐릭터거든.
이게 난 나쁘지 않았어.
그리고 다들 그 대표의 남동생 이야기만 하던데
나는 중간에 잠깐 나온 바텐더가 좋았따..... 너무 잘생겼던데 왜 단역인건지...?
아무튼
아마 이 영화는 거의 마지막 연설을 하기 위해서 달려온 영화야.
나는 사실 약간 눈물날 뻔했어.
연설이 끝나고 대표와 할머니가 안아주는 장면도 나는 무척 인상적이었고 좋았는데
대표 캐릭터를 그렇게밖에 쓸 수 없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7. 자신감을 회복한 르네는 다시 사이클을 타, 타인의 시선에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 자신을 위해서.
이 지점을 날씬해지기를 포기못한거다 vs 아니다
로 갈릴 수 있지만 나는 후자로 생각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생각하든지 초반의 르네와 후반의 르네는 이미 달라졌고
만약 아이필프리티2가 나온다면 이제 탈코르셋을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르네가 될거야.
+
번역에서 중간에 르네가 봊풍당당해질 때 나온 노래
메간 트레이너의 미투랑
알리샤 키스의 걸온파이어인데
가사랑 상황이랑 찰떡이었는데 번역안돼서 약간 아쉬웠어.
걸온파이어는 걸파워송이니까 한번들어보셈 개좋
참고로 알리샤 키스는 노메이크업 선언한 페미니스트.
누구든지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미친거라고도 말함. ㅋㅋㅋ
한국남자 다 미쳤어....
첫댓글 이영화 예고편만보고 너무 보고싶었는데 여시글보고 한번더 생각하고 보게된당 ㅎㅎ 꼭보께!!
오 보러가야겠다 좋은 리뷰 고마워
꼭봐야지!!
난 이 영화를 보고서 나 자신에대한 반성을 했어 ㅜㅜ영화를 보다보니 말로는 탈코탈코하면서 뚱뚱한 여성에게는 가혹한 시선을 던지고있던 내가 있더라. 아직도 사회적인 시선에서 못 벗어난 내가 되게 충격적이더라고. 내 스스로가 아직도 한남스럽다는게 진짜 혐오스럽지만 그래도 이러한 시선을 직시할수있게되어서 이 영화 나도 추천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ㅁㅈㅁㅉ진짜그러네!!
영화 보고 생각 엄청 많아졌어 보는 내내 머리 띵하더라 ㅋㅋㅋㅋ 보자마자 내 인생영화 됨 ㅠ
보러가야쥐 롯데 싫은데 왜 롯데독점이냐 ㅠㅠㅠㅜ
진짜 나두 너무좋앗어 처음부분에 본인외모자신감에대한부분에서 르네랑 나랑 느끼는 감정이 너무 똑같아서 눈물날뻔...너무 기분좋고 재미잇게봣어 공감도많이되고
나두너무재밌었어ㅠㅠㅠ조금 아쉬운부분이있지만 그래도 다들 봤음 좋겠어
오늘봤어! 처음엔 변한몸 나올쥴 알았는데 안나와서 헉했어 내가 그걸바라고있었다는 거에... 그리고 공감성수치 엄청났고... 자신감넘치는 르네의 말과행동에 웃으면서도 과연 르네가 날씬하고예쁜 그런여자였으면 저런 씬에 우리가 웃었을까 싶기도했어 그래도 넘 재밌었고 마지막 장면도 좋았어!
+ 나도 바텐더 존잘이라 나오자마자 띠용했는데 그러고 끝이더라
진짜 중간에 바텐더인가 카페 알바인가 걔가 존잘ㅋㅋㅋ 근데 이든도 마지막쯤엔 너무 스윗해서 멋있어보이더라ㅠㅠ 난 재밌게봤어!
아임 르네~~ 이 대사만 계속 울림
너무 좋았어 너무
오 여시 잘 정리했당
글 겁나 잘썼다
아 좋다 그냥 생각만 했는데 여시 글 보니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ㅜㅜㅜ좋은 글이다!!!
아 이거 상영관 엄청 없어ㅠㅠㅠㅠㅠㅠㅠ보려고 생각중이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