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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시험, 쪽박-대박달의 비밀 | |
이신영 인턴기자 2008-03-26 오전 10:30:09 | |
지난 2월 정기토익시험을 치른 김정현(24)씨. 평소 인근 동네학원에서 고등학교 영어를 가르치는 등 영어라면 자신 있었다. 이번 시험을 치른 그의 가채점 점수는 950점. L/C(듣기)3개, R/C(독해) 3-4개 틀려 나온 계산이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통보받은 점수는 910점. 그는 "980점 맞고 토익 성적으로만 대학 간 친구도 다시 봤는데 915점이었다"며 "나보다 더 좋은 점수를 맞은 사람이 많아 쪽박달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2 평 달? 전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문영선(25)씨. 한번 독기 들면 마음잡고 공부하는 성격인지라, 지난 10월부터 토익공부에만 매진했다. 그 결과 1월 토익시험에서 LC 90, RC 90점이 나와 920점이 넘는 점수를 기대했지만 나온 결과는 900점. 문씨는 "나보다 잘 본 사람도, 못 본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은 평 달"이라며 "토익은 조금 어려울 때 시험을 잘 봐야 점수가 잘 나온다"고 말했다. #3 대박 달? 유년시절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보내고 중학교 때 귀국한 이모(26)씨. 그에게 토익 950점은 넘을 수 없는 마의 벽이었다고 한다. 듣기 부분은 항상 만점이었지만 부족한 문법실력 때문에 항상 2-3문제 차이로 950점을 못 넘었다고. 이런 상황은 토익을 보기 시작한 고2때부터 근 10년 동안 계속됐다. 그러다가 최근에 본 2월 토익시험. 듣기 3개, 문법 3개 정도를 틀려 큰 기대를 안 했으나 나온 결과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990점 만점을 받은 것이다. 이씨는 "2월 달이 쪽박달이니 평 달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나에겐 대박달이다"며 "원래 975점정도 예상했는데 조금 쉬웠는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 찍은 것 같다"고 전했다. | ||||
같은 ‘2월’시험을 놓고 ‘대박 달’, ‘쪽박 달’ 의견이 분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5~10년 사이 토익시험을 보는 수험생들 사이에선 소위 '쪽박 달', '대박 달', '평 달' 등의 개념이 하나의 시험점수를 예상하는 '관행'이 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토익시험을 치른 최영남(26)씨는 "전체 평균이 높고 낮음이 관건"이라며 "아무리 내가 잘해도 나보다 잘한 사람이 많으면 대박 달, 적으면 쪽박 달"이라고 말했다. 예를들어 토익 점수 800점을 맞았다고 하면, 그 이상을 맞은 사람이 많으면 같은 개수를 맞아도 800점이 750점이 돼 쪽박달이 된다. 또 그 수가 적으면 850점으로 인플레 되는 대박달을 맞이한다. 만약 다들 '고만고만'하게 평균수준으로 시험을 치르면 '평 달'이라는 것. 이와 관련,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짝수 달=대박 달이다. 학생들이 대학의 중간 기말시험을 치르거나 기업 공채 '러쉬' 시즌이면 '대박 달'이라고. 토익공부를 시작한지 10개월 된 이지미(20)씨는 "최근 본 시험에서 맞춘 개수가 더 많은데 840점에서 790점으로 떨어졌다"며 "쉬우면 무조건 쪽박달이고 어려울수록 중고수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
문제는 시험의 쉽고 어려움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개인차라고 하기엔 공통된 시험후기가 많고 대부분 비슷한 주장과 시험결과를 내놓는다. 그래선지 대다수 수험생들은 비슷한 주장을 ‘대세’로 파악하고 “쪽박이다” 혹은 ”대박이다“라고 정기시험 ‘성격’을 결정해버린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쪽박 달'이니 '대박 달'이니 '마음고생'에 어려워하지만, 그나마 믿는 게 하나 있다. 바로 토익 점수를 환산해 주는 해커스 사이트 내 프로그램이다. 시험이 종료된 뒤, 수험생들은 하나같이 이 프로그램이 올려있는 게시물에 접속해 가채점 결과를 확인한다. 본 점수 환산기는 기본적으로 수험생의 시험 체감 난이도에 따라 결과를 낸다. 실제 환산기를 이용해 보니 시험결과 오차범위가 ±30~35정도였다. 환산기에 LC 90 RC 90, 그리고 난이도를 '중'으로 입력하니 910점이 나왔다. 난이도 '하'에 놓으니 890점, '상'은 925가 나왔다. 실제 수험생들은 어떨까.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개 난이도 '하'에 놓고 돌린 점수에서 -10점 계산을 한 점수가 실제 시험 결과라고 한다. 한상협(26, 전북 전주)씨도 "저번 10월에 시험을 보고 이번 3월에도 봤는데 LC100 RC95로 채점기를 돌린 결과 945가 나왔다. 실제도 그렇게 나왔다"며 "비교적 정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선 토익은 점수가 상대평가이기에 환산기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듣기 문제 100개가 있는데 파트1,2,3,4로 올라갈수록 어려운 문항이 많고 여기에 배점이 더 많이 붙는다는 것이다. 리딩 역시 마찬가지. 팟 5,6,7,8로 올라갈수록 배점이 다르기에 정확한 계산을 내는 것은 본인들의 희망사항이라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맞춘 개수로만 따지기엔 역부족이라고. 강남역 근처 해커스 어학원에 다니는 정모(23)씨는 "파트 5에서 5개 틀리고 파트7을 다 맞은 사람이 파트 5에서 2개 틀리고 파트7에서 3개 틀린 사람보다 잘 나온다"며 "학원 선생님의 설명이다"고 말했다. 토익시험 난이도의 비밀 수험생들은 토익은 "상대평가도 절대평가도 아니다"라고 한다. 그 대신 문제당 배점을 할 때 상대적 기준을 사용하고, 각 문제의 난이도별 배점이 달라 '쪽박달'이니 '대박달'이니 하는 것은 '개인차'에 불과하다는 것. 토익 점수 환산과 난이도 조절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프리존뉴스>인턴기자팀이 한국토익위원회에 문의해 본 결과 토익시험 난이도 조절은 "알 수 없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우선 그 과정을 살피면 이해가 쉬운 편이다. 먼저 수험자가 시험을 치르게 되면 틀린 문제와 맞은 문제가 나온다. 이것을 미가공 데이터(Raw data)라고 하는데, 이를 미국 ETS에 보낸다. 거기서 성적 환산표(Conversion Table)에 각 수험자의 답을 대입해 성적을 낸다. 그 뒤 ETS 측에서 다시 보내온 성적 환산표를 바탕으로 한국토익위원회에서 수험자의 성적표를 발급한다. 전체 걸리는 기간은 20일 정도. 이 과정에서 한국 토익위원회는 시험에 일절 관여할 수 없고, 모든 것은 미국 ETS 측의 노하우와 분석기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한국 토익위원회 양귀현 차장(40)은 "(토익의)정확한 채점방법은 모르고 난이도 조절이 된다고 증명하기도 어렵다"며 "미국 ETS 측의 고유영역이고 영업비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험 난이도가 일정하다면 10년 전 토익 평균점수와 비슷할텐데 실제로는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여기에 연간 200만명 정도 토익시험을 치르는데 반해 10년 전만 해도 30~40만명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시험을 보는 집단과 성격, 그리고 상향평준화된 영어실력 등도 시험 '체감 난이도'를 바꾸는 복합요소라는 것이다. 양 차장은 "10년 이상 동안 계속 쪽박이다 대박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현재 수험생들이 내는 성적 환산기계표도 추측에 불과하다"고 이를 일축했다. 최근 250점 이상의 토익점수 '인플레'를 맞은 박선주(25)씨는 "진짜 쪽박 대박의 기준은 자기한테 있다"며 "토익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소문이 문제 아니냐"고 강조했다. 프리존뉴스 이신영 인턴기자 (mcthug2321@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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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짜 궁금하던데... 100점씩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ㅋㅋ
애초에 문항당 난이도나 점수를 정해놓고 채점을 하면 공정하지만, 나중에 점수보고 사람들 많이 틀린걸 난이도 높은걸로 해서 배당을 높게하죠. 한마디로 토익은 사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점점 입지가 좁아져 가는거지요. 텝스나..얼마 안있어 국가 공인 시험도 나올듯... 아..저요;; 나름 고수 쪽입니다;; 토익 아주 잘하는건 아니지만.
이게 기사거리나 되는지 모르겠네요. 저런 문항반응식 배점방식은 KBS한국어능력시험에서도 쓰이는데... 한마디로 남들 다맞추는 쉬운 문제는 틀려도 점수는 별로 안 내려가고(심지어 전혀 영향이 없을 수도...) 어려운 문제는 어떻게든 (찍어서라도) 맞추면 점수가 확연히 올라가지요. 전체에서 5개 이내로 틀리는 고수 분들이야 점수 영향이 별로 없지만, 찍는 문제 수가 좀 되는 그 밑의 실력을 가지신 분들은 찍는 운에 따라 점수 차이가 꽤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찍는 문제들은 당연히 어려운 문제라 배점이 상당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몇 개 더 찍어 맞추냐에 따라 50점 정도는 우습게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토익위원회에
매년 초에 1년치 토익 점수 평균이 나오는데, 200만명이 보는 시험이 평균에서 매달 편차가 5점 이상 나올 때도 있습니다... 확실히 문제가 좀 쉬운 때가 있기는 있는가 봅니다.
기사에 나온 사람들 때문에 항상 쪽박달인 1人
상대평가로 안하고 절대평가로 했으면 좋겠네요 37000원 아까워 죽겠어요 ㅠㅠ 돈 아껴야 되는데..
아하 토익 점수에 이런 비밀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진짜.. 쉬울 때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