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예전에 들었던 가장 재미있고 현실감있는 얘기는 ‘도깨비’입니다. 도깨비불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참 많아서, 내가 살던 고향에는 지금도 그 사실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할 분이 아직도 많습니다. 도깨비를 본 사람도 있는데 노름을 좋아하는 우리 마을 사람이 돈이 떨어져 집으로 돈을 가지러 가는데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는데 그 놈의 키가 구척장신(약 2.7m)이고, 덩치가 얼마나 좋은지 좁은 길을 꽉 채우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덤벼들어 씨름을 하기 시작했는데 기운이 얼마나 좋은지 밤새워 싸우다가 그 사람이 ‘오여방댕이’(‘왼 다리 걸어 넘어뜨리기’의 충청도 사투리)를 걸었더니 넘어지더랍니다. 그래서 지장 풀로 묶어놓고, 칡넝쿨을 끊어 단단히 결박하고 그 이튼 날 가보니 대빗자루를 꼭꼭 묶었다더라고 아주 실감나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도깨비는 아주 친근한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보면 가깝게 하고 싶기도 하는데 이는 도깨비의 인상입니다. 첫째로는 아주 못생겼다는 것입니다. 머리에는 뿔이 나 있고, 눈은 왕망울이고, 코도 제멋대로고 귀는 삐죽 올라가 있고, 입은 크게 벌어져서 가리지 않고 먹을 준비가 되어 있어서 잘생긴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괴리감을 없앨 수 있었답니다. 둘째는 금은보화를 돌보다도 더 하찮게 여긴답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리면 엄청난 돈이 나와도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 가져가게 놔준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탐관오리나 욕심 많은 사람들이나 불효자들을 혼내고, 골탕 먹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의 것을 모두 원래대로 되돌려 주는 정의파이며, 고지식한 요정이랍니다. 넷째는 바보 같답니다. 사람들에게 속기도 하고, 사람들을 도와주면서도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아주 장난꾸러기이고 아주 빠르다는 것입니다. 솥뚜껑을 솥 속에 넣는 다든지, 뒤주 자물쇠를 속에다 채워 놓는다든지, 신발을 천정에 붙여 놓는다든지 하면서도 파란 불을 내면서 공중에 순식간에 이동하는 재주가 있는 요정으로 사람을 죽인다든지,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니라 혹이 달린 정직한 사람은 혹을 떼 가고, 노래도 못하고 욕심이 많은 혹부리 영감에게 혹을 더 붙여주는 서민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심부름꾼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들어 낸 도깨비는 우리나라 서민의 정서에 아주 적합하여 도깨비로 하여금 위안을 받고, 설음도 다스려지며, 횡재도 하게 되는 빌미가 됩니다. 그래서 나는 어려서 상여집 근처에서 매일 밤 도깨비불이 난다고 했어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여 집을 뒤로 놓고 도망갈 때는 역시 무서웠습니다. 뒤에서 등덜미를 왈칵 잡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정말 무섭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도깨비한테 잘 걸리면 떼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으니 그 기회를 놓칠 리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운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끔 천사에 대한 생각이 머물면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특히 하느님의 천사와 나와의 관계가 영 껄끄러운 관계인 것입니다. 한 팀은 하느님의 심부름꾼이고, 한쪽은 죄인으로 하느님의 용서를 청하는 바보 같은 사람입니다. 천사는 하늘을 날기도 하고, 엄청난 날개도 있으니 우리와 비교할 수도 없는 존재인 것입니다. 이 땅의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예수님은 어떤 모습으로 재림할까?' 생각해 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입니다. 황금 옷을 입고 천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팔을 불면서 공중에서 내려오는 그런 분이실까? 아니면 이 땅에서 소외받고 고통 받는 백성의 모습으로 나타나실까?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분명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하늘나라로 불러올리라고 하시면 천사가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분주히 불러올릴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호위용으로 천사를 만드신 것이 아닐 것이고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 천사를 오르내리게 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시니 천사의 존재가 별로 필요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을 위해서 천사가 필요하실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천사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천사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세상의 감투에 민감한 사람들이나
삶의 자동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에 의지해서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방향감각이 아주 둔해져서 천국을 찾지 못할런지 모를 일입니다.
심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앞으로 점점 업그레이드 된 심판의 기준을 제정하실 것이고, 현대인이나 고대인들이나 시간적, 공간적 격차가 없는 사랑의 심판 기준을 정하실 것이고 하늘나라의 공동체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서 세상을 새롭고 아름답게 행복하게 만드는 주님의 일꾼들이 천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사명을 주시고 그 사명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들이 천사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대천사 축일입니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등 천사를 통해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뜻을 따르며, 세상의 모든 악과 싸우는 아름다운 삶이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답니다.
천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깨비나 동화책에 나오는 요정도 아닐 것이고 천사는 내 안에 이미 들어와 나와 같이 사시는 하느님의 성령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천사가 되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아하! 그 사람은 정말 천사 같아, 정말 천사야!”하는 소리를 듣기를 주님께서도 바라실 것입니다.
저희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싶나이다. “그래, 네가 바로 천사다.”
첫댓글 주님 ! 당신앞에서 부끄러운 일만 하는 못난이입니다. 당신사랑으로 감싸주실 줄 믿으며 주님향하여 열심히 살 수 있는 은총내려주소서. 저는 당신의 말을 듣고 싶나이다. 그래 네가 바로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