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40대 중·후반의 나이 이니까, 현재는 초등학교라 칭하는 국민학교를 졸업한지는 이미 수 십년 전이 되겠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에는 방학숙제에 '탐구생활'이라는게 있어서, 해당 책에 써있는 과제를 했어야 했구요.
헌데, 제가 저학년 때, 당시 과제 중에는 '곤충채집'이 있었습니다.
문방구에서 파는 채집용 플라스틱 통에, 이를테면 잠자리같은 것을 잡아오면 되는 것이었어요.
해서, 국민학교 저학년이었던 저는 낮에 아파트 주변에서 잠자리를 잡아서 채집통에 넣어두었었는데, 밤에 현관 문을 열다가 복도 벽에 사마귀가 붙어있는 것을 보았고, 그 때 사마귀도 채집하면 학교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는 판단에, (제 친척 혹은 지인인) 어떤 분을 도움을 빌어, 사마귀를 잡아서 잠자리가 들어있던 통에 넣었습니다.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중에 보니, 사마귀가 잠자리를 잡아먹어서 잠자리는 몸체가 부분적으로만 남은 상태가 되어 죽어있었습니다.
저는 무지 놀랐었고, 제게는 수 십년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은 사건이 되었습니다.
사마귀가 잠자리를 잡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 저는 물론, 사마귀를 잡아주었던 어른들도 몰랐던 것이 그런 사태를 만들었던 것이죠.
헌데, 어제 제가 어떤 만화 영상을 봤는데, 마침, 사마귀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해서, 오늘 제가 지장경 사경하면서 저승사자에게 "내가 어릴적 저런 사건이 있었는데, 혹시 그 사마귀와 잠자리가 아직 천도가 안되고 영가로 지내고 있는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저승사자가 제게 아직 영가로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저는 저승사자에게 천도를 부탁했죠.
그렇게 해서, 저의 의도와 무관하게 어릴적 '살해 조장의 추억'이 되버린 그 잠자리와 비록, 학교에서 과제 확인 후 제가 풀어주었지만 결국 언젠가는 수명을 다했을 그 사마귀는 저승사자의 인도하에 '우주로' 갔습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당시 국민학교 시절 학교 과제는, 아이에게 살생의 악업을 짓게끔(* 잠자리만 잡았다 하더라도, 채집 후에는 병들어서 결국 제 명에 못살고 죽었을 것.) 유도하는 것이었고, 저는 그렇게 악업을 지었던 것이죠.
그리고 오늘, 그 두 이류중생 영가들을 저승사자가 데리고 감으로써, 저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악업에 대한 빚을 갚게 되었습니다.
첫댓글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
감사합니다
정자현님의 글 너무 신기하고 흥미롭고 도움 많이 됩니다. 자주 자주 글 많이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