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은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음력 정월 보름을 말하며
'상원절(上元節)'이라고도 합니다.
정월 대보름을 맞는 오늘,
정월 대보름의 어원, 유래,
세시풍속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조금은 긴 문장이지만
그러나 끝까지 보아주시기를
감히 기대해 봅니다.
◐정월 대보름을 맞으며
‘정월 대보름’이란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의 정월 보름인
음력 1월 15일을 말합니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1년간 운세를 점쳐 보는 달이기도
하지요,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밝음 사상을 반영한 명절로
다채로운 민속이 전해 옵니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천, 지, 인(天地人)의 삼자
가 합일(合一)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
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
하며 점을 쳐보는 달이기도 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을 한자어로 '상원(上元)' 이라고도 하며 상원
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의 하나로, 상원(上元-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 중원(中元-음력 7월 15일,
백중날), 하원(下元-음력 10월 보름날)을 말합니다.
이 삼원(三元)의 가르침은 도교의 응보 사상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 밖에도 원소절(元宵節), 또는 원석(元夕)이라 하며,
도가에서 이날은 천상(天上)의 선관(仙官)이 인간의 선악을
살피고, 복을 내리는 날이라고 하는데, 그때를 ‘원(元)'이라
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漢(한) 나라 때부터 대보름을 ’원소절(元宵節)‘
이라 하여 중요하게 여긴 명절이었습니다.
지금도 ‘위안샤오지에’(元宵節, 원소절-대보름)를 맞아 꽃등
(花燈, 화 등) 행렬과 길거리에는 수천 개의 ‘오색등’을 걸어
놓고 정월 대보름을 맞습니다.
일본에서도 대보름을 소정월(小正月)이라 하여 신년의 시작
으로 여겼습니다. 지금은 양력 화하고 있으면서도 소 정월
이날에는 전통 행사가 있으며 명절로 삼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보름날을 신년으로 삼았던 오랜 역법의 잔존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대사회로부터 풍농(豐農)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사회에 있어서 각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농경을 기본으로 했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측면
에서 보면, 달(月, 월)은 살고 또 되살아나는 힘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움의 상징이었습니다.
음양 사상에 의하면 태양을 '양(陽)'이라 하여 남성으로
인격화되고, 이에 반해 달은 "’음(陰)‘이라 하여 여성으로
인격화합니다. 따라서 달의 상징적 구조를 풀어 보면,
달은 여신(女神), 대지(大池)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출산력을 가집니다. 이처럼
대보름은 풍요의 상징적 의미로 여겨져 온 것입니다.
정월의 절일(節日)로는 설과 대보름인데. 오래전 풍속은
대보름을 설처럼 여기기도 하였답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그믐날의 수세(守歲) 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놓고 밤을 새운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대보름날의 각종 풍속은 전체 세시풍속 중 가장 많은데
‘설’ 풍속을 합치면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것은 정초와
대보름 명절이 우리 민속에서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이들은 상호 유기성을 가지기 때문에 정월 중에
많은 세시 행사가 모여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전통사회의 절일(節日)로 정월 대보름
(1월 15일)· 7월의 백중(百中, 7월 15일)· 8월의 한가위
(8월 15일) 등이 있는데, 이러한 명일(名日)은 보름을
모태(母胎)로 한 세시풍속들입니다.
정월에 드는 설과 대보름은 상호보완적으로 설날이 개인적·
폐쇄적· 수직적이고, 피붙이의 명절임에 반해 대보름은
개방적· 집단적· 수평적· 적극적인 마을 공동체 명절로 두
관념이 교차하며 달의 생성과 소멸 주기에 따라 긴장과
이완, 어둠과 밝음, ‘나’에서 ‘우리‘로 교체· 확장되는 일원적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명절 중 정월 대보름의 예축의례(豫祝儀禮)와 상대
적인 명절로 수확의례(收穫儀禮)인 8월 한가위의 보름 역시
만월(滿月)을 통한 풍요의 관념을 보여줍니다.
전하는 속담으로는 “설은 질어야 좋고 보름은 밝아야 좋다.”
즉 “설날 눈이 많이 와야 좋고, 대보름은 밝고 환한 달이
떠야 풍년이 들어서 좋다.“라든가 “중국 사람은 좀생이별을
보고 농사짓고 우리나라 사람은 달을 보고 농사짓는다.”라고
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유형이 다름을 말해줍니다.
개인적인 기복(祈福) 행사로는 부럼 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시절 음식인 복 쌈이나 묵은 나물 먹기
등이 있으며, 줄다리기· 다리밟기· 고싸움· 돌싸움· 쥐불놀이·
횃불 싸움 등은 집단의 이익을 위한 대보름 행사입니다.
이를 살펴보자면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 달기'라
하여, 농부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 준비를 합니다. 예컨대
가마니 짜기· 새끼 꼬기· 퇴비 만들기· 농기구 손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지방마다 차이는 있지만, 농촌에서는, 마을 공동 제의
(共同祭儀)로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하여 동제
(洞祭) 를 지냅니다.
또,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놀이로 줄다리기를 들 수
있습니다. 줄다리기는 줄당기기라고도 하며 주로 농촌에
전승되어온 점세적(占歲的) 농경 의례입니다.
이 밖에도 풍농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
마다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축원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라고 하여
연에다 '厄(액)' 혹은 '송액(送厄)' 등을 써서 연을 날리다가
해 질 무렵에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냄으로써 액막이
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달집태우기 풍속도 대보름날 밤에 행해지는데,
횃불 싸움과 쥐불놀이 등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 위에서 쌓아 놓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릅니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이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
마을과 횃불 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볏가릿대 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 기장· 피· 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
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며,
복토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하는 풍속입니다.
용알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을 기원하며,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입니다.
다리밟기는 열두 다리를 밟으면 액을 면하고 다릿병을 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밖에 대보름날에 행해지는 놀이로는 사자놀이, 관원놀음,
들 놀음과 오광대 탈놀음, 석전, 고싸움, 쇠머리 대기, 동채
싸움(차전놀이) 등이 있습니다.
한편, 아침 식사 후에는 소에게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이 오곡
밥과 나물을 키에 차려주는데, 소가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또 보름날 개에게 음식을 주면 1년 내내 파리가 많이 꾀고
개가 쇠약해진다고 하여 온종일 개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오후쯤에 먹이를 줍니다. 이 풍습에서 잘 먹어야 할 명절에
오히려 굶주린 사람을 상원견(上元犬)에 비유하여 “개 보름
쇠 듯하다.”라는 속담이 생겼습니다.
또 보름날에 어린아이나, 병이 들어 마른 사람이 여러 집
(百家, 백가)을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다가 먹는 풍습으로
절구통을 뉘고 그 위에 개와 마주 걸터앉아 빌어온 밥을
개에게 한 숟갈, 자기가 한 숟갈 하는 식으로 떠먹으면
건강해지고, 다시는 앓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조선 시대의 학자 류득공(柳得恭)이 지은 ‘경도잡지
(京都雜誌)에 실려 있는 습속입니다. 백가반(百家飯)은 귀
하게 자라는 아이를 천하게 길러야 건강하게 크며, 앓고 난
사람도 천하게 먹어야 빨리 회복하여 건강해진다는 바람
에서 나온 듯합니다.
또 아침 일찍 사람을 보면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고 합니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속신이 있었습니다.
신라 시대에는 이날을 오기일(烏忌日) 또는 달도(怛忉)라고
불렀는데 연유를 보면 ’달도(怛忉)‘는 매우 슬퍼서 백사를
금기한다는 뜻의 말로서. 신라 소지왕(炤知王) 10년(488)
에 사금갑(射琴匣)의 이변이 있고 난 뒤 매년 정월 상오일
(上午日) 에 온갖 일을 조심하고 행동을 삼갔으며,
또 소지왕(炤智王)이 정월 대보름날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까마귀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매년 정월 보름을 까마귀
제삿날(烏忌日, 오기일)로 정하고 귀한 재료를 넣은
검은 밥, 즉 약식(약밥, 약반)을 지어 제사 지내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한편 예로부터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장수를 빌어 오곡밥
이나 약식을 지어먹고 아침에는 귀밝이술(耳明酒, 이명주)을
마시며, 새벽에 부럼을 까서 이를 튼튼하게 하고 종기를
예방한다는 풍습이 전해 오는데 이들 절식을 살펴보면,
▶ 오곡밥[五穀飯(오곡 반)]: 쌀· 차조· 차수 수· 팥· 콩 등
5가지 곡식으로 밥을 짓고 오곡밥은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
좋다고 하며, 또한 이날에는 하루 9끼를 먹어야 좋다고
합니다. 오곡밥을 먹게 된 유래는 약식에 들어가는 잣, 대추,
밤 등은 당시 평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기 때문에
대신 오곡밥을 지어 먹게 된 것이랍니다.
▶ 복쌈: 취나물을 볶고 김을 구워 취나물과 김으로 오곡밥을
싸서 먹습니다. 쌈을 먹으면 부(富)를 쌈 싸듯이 모을 수 있
다는 풍습에서 나온 것입니다.
▶ 귀밝이술: 대보름날 아침에 가족이 모여 웃어른이 찬술
한 잔씩 따라주며 마시도록 하는데, 이렇게 하면 귀가 밝아
진다고 합니다.
▶ 진채식(陣菜食): 진채란 묵은 나물을 뜻하는 것으로,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말린 버섯· 고사리· 고비·
도라지· 시래기· 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 나물을 볶아서
먹습니다. 진 채식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
다고 합니다.
▶ 부럼: 대보름날 아침에 눈 뜨는 즉시 호두· 잣· 밤· 땅콩
등의 견과를 껍질째 깨물면서 "1년 12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맙소서" 하고 축원을 합니다.
부럼은 부스럼에서 온 말이며, 부럼 깨무는 풍습을 고치지방
(固齒之方-이를 단단히 하는 방법)이라고도 합니다.
참으로 많은 풍속이 보입니다.
이처럼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밝음 사상’을 반영한
명절로 다채로운 민속이 우리 어린 시절엔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서서히 잊혀 가고, 또 사라져가는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을 떠올리면서 그리워지고,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유독 나만의 소회(所懷)는 아닐 듯싶습니다.
※參考文獻
①韓國의 歲時風俗 (최상수, 고려서적, 1960)
②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
(문화재관리국, 1969∼1981)
③韓國歲時風俗 (임동권, 서문당, 1973)
④韓國民俗學槪說 (이두현, 민중서관 1974)
-2022.02.15.(火) 金福鉉 카톡 房-
[160209, 修訂 220203 ‘雪峯]
첫댓글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과 나물은 해먹었는디요,,깜박하고 보름달 안보고 그냥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