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오존 문제가 최근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미세먼지의 증가와 함께 대기 중 중금속 연평균 농도가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울산보건환경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대기환경기준 항목인 납은 0.0381㎍/㎥로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속인 납의 농도가 연평균보다 증가했다는 것은 어느 면으로 보나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특히 오랫동안 공해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던 울산시민들 입장에서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울산을 찾는 외지관광객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리 없다.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이후 이제 겨우 공해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났다. 우리나라 7개 광역시와 비교하면 울산지역은 12개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높은 농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대기오염 경보발령이 2회에 그쳐 전년 7회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울산지역 산업단지 일대의 대기 속에는 여전히 악취와 유해성 가스는 전국에서 최고인 것으로 나타나 울산시의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울산시의회가 울산시로부터 울산지역 산단 인근 대기질 3년간 조사자료(202년~2022년)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울산의 유해대기물질 측정망 4곳에서 포집ㆍ흡착된 대기오염물질 중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가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은 주로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배를 건조하는 과정 중 배를 도색을 하는 과정에서도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울산지역 유해대기물질 자동측정소 4곳에서 최근 3년간 측정된 벤젠, 톨루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s)16종을 분석한 결과 전국 최고치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결과로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쉽게 소멸하지 않을뿐더러 대기 흐름을 타고 이곳저곳으로 빠르게 이동해 악취 등의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울산지역은 지난 2016년 7월 한 달 동안 발생지를 알 수 없는 가스 냄새로 시민들이 큰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당시 순찰반까지 운영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단지, 공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 황화수소와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혼합된 악취가 기상 여건에 따라 확산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만 나왔다.
울산시의회가 분석 발표한 자료대로라면 앞으도 2016년과 같은 사태가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만약 또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제 막 산업과 생태ㆍ환경이 어우러진 산업ㆍ관광도시 울산을 만들려는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울산은 이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울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산업의 육성과 울산에 어두운 이미지를 덧씌워 온 공해의 완전한 추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