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Fear or Love)’展“
근현대 예술가들의
고뇌와 예술에 대한 열정을 조명하다”
이중섭·박수근·김환기·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 거장 31명의 주요 작품 140점 전시
4월 13일(수)∼9월 18일(일) 서울미술관 본관 M1 2~3층
박수근_우물가(집)_1953_캔버스에 유채_78.5x99cm_서울미술관 소장
서울미술관은 4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약 6개월 동안 개관 10주년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Fear or Love’을 개최한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두려움’과 ‘사랑’이라는 양가감정을 기반으로 시대의 고난과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 고뇌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이룩한 한국근현대 거장 31명의 주요 작품을 집대성해 선보인다. 지난 10년 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한국 근현대 소장품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다. 전시는 1부 ‘그리다’와 2부‘바라보다’로 나눠진다.
1부 ‘그리다’: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대표작품
구상부터 추상, 극사실회화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그린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대표작품을 소개한다.
천경자_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_1976_종이에 채색_130x162cm_서울미술관 소장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이중섭의 <황소>(1953)를 비롯해 제2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수상한 박수근의 대작 <우물가(집)>(1953), 환기블루의 마스터피스라 불리는 김환기의 <십만 개의 점 04-VI-73 #316>(1973), 미술 교과서의 표지인 도상봉의 <정물>(1954), 천경자의 자전적 기록이라 일컫는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 등 한국미술사의 걸작을 모두 진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도상봉_정물_1954_캔버스에 유채_72.5x90.5cm_서울미술관 소장
전시 출품작 중 김환기의 <아침의 메아리 04-VIII-65>(1965), 도상봉의 <국화>(1973), 한묵의 <푸른 나선>(1975), 황영성의 <소의 침묵>(1985), 정상화의 <무제 12-3-5>(2012)는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서울미술관의 소장품이다
이중섭_황소_1953_종이에 에나멜과 유채_35.5x52cm_서울미술관 소장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중섭 화백의 드로잉, 은지화, 엽서화, 유화에 이르는 모든 장르가 소개된다. 시인 구상(具常)이 “이중섭은 지우개가 필요 없는 작가다.” 라고 할 만큼 드로잉 실력이 뛰어났던 이중섭의 드로잉 대작 <네 어린이와 비둘기>(1953년 경)부터 부인 마사코 여사와 주고받았던 엽서에 그린 엽서화, 이중섭의 가장 독창적인 분야로 인정받는 은지화, 가족에 대한 애정이 절절히 담긴 <과수의 가족과 아이들>(1950년대) 그리고 역동적인 소의 동세가 빛나는 <황소>(1953)까지 이중섭의 미학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환기_십만 개의 점 04-VI-73 #316_1973_면천에 유채_263x205cm_서울미술관 소장
김환기 화백의 점화 연작 중 가장 최고로 꼽히는 <십만 개의 점 04-VI-73 #316>(1973)은 화이트 큐브로 구성된 순백색의 특별 공간에 설치해 마치 공간 안에 작품과 단 둘이 있는 듯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멀리서 볼 때는 작품 전체를 한 눈에 담으며 화면에 펼쳐진 초월적 세계의 무한한 확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전시장 내에 마련된 동선을 따라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화면 가까이서 개개의 무수한 점이 뽐내는 색채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던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를 배우 최불암의 내레이션으로 들을 수 있어 김환기의 작품세계를 보다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부 ‘바라보다’: 한국 미술의 철학을 기품 있게 담아낸 대작들
색채를 뛰어넘어 한국 미술의 우수한 정신성과 철학을 기품 있게 담아낸 대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서세옥_사람들_1990년대_한지에 수묵_260x162cm_서울미술관 소장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서세욱 등의 작가들은 ‘K-아트’로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는 단색 화가들로 눈에 보이는 형상 보다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과 이를 표현하는 신체의 행위에 집중하며 대상의 본질을 파악한다. 이 전시에서는 300호가 넘는 초대형 걸작들을 통해 예술가들이 작품을 제작하며 감수해야 했던 육체적 고통과 그 안에 담긴 숭고한 정신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김환기_아침의 메아리 04-VIII-65_1965_캔버스에 유채_177x126.5_서울미술관 소장
이번에 최초 공개하는 김환기의 <아침의 메아리 04-VIII-65>(1965)가 2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아침의 메아리 04-VIII-65>는 김환기 화백의 뉴욕시대 대표 초기작으로, 서울미술관의 지난 10년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져 더 깊은 감동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10년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는 서울미술관의 신소장품이다.
2012년 8월 29일 종로구 부암동에 개관한 서울미술관은 개관 후 약 3600여 일의 기간 동안 누적관람객 수 100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명작들을 아우르는 소장품 전시부터 동시대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현대미술작가를 소개하는 전시까지 서울미술관은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여왔다.
서울미술관의 설립자인 안병광 회장
이 전시에서는 작품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설명문과 더불어, 서울미술관의 설립자 안병광 회장의 미술품 소장 이야기를 「수집가의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전시의 기획에는 서울미술관의 설립자인 안병광 회장이 직접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140점의 작품은 단순히 천문학적인 숫자의 작품가만으로 판단될 것이 아닌, 작품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사연이 깃들어있는 한 미술애호가의 기록이다.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림을 수집해왔다.
관람 요금은 성인 1만5,000원, 학생(초/중/고) 1만2,000원, 65세 이상 9,0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한다. 이 전시는 흥선대원군 별서 ‘석파정(石坡亭)’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395-0100, 서울미술관 홈페이지(www.seoulmuseum.org)
김시행 기자 news@arte.co.kr
참여 작가들
1부: 박생광, 도상봉, 박수근, 김기창, 천경자, 임직순, 유영국, 이대원, 한묵, 이중섭, 김환기, 최영림, 김상유, 문학진, 이응노, 황영성, 류병엽, 이왈종, 강익중, 고영훈, 손석, 전광영 (전시 동선 순)
2부: 김태호, 정상화, 이우환, 김창열, 서세옥, 이건용, 박서보, 곽인식, 권영우 (전시 동선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