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수) ... 파주 감악산(675m)
등산코스 : 출렁다리 주차장 -> 범륜사 -> 숯가마터 -> 장군봉 -> 임꺽정봉 -> 정상 -> 까치봉 -> 운계능선 -> 범륜사 -> 출렁다리 -> 주차장 원점회귀 (7km, 4h)
< 파주 감악산 ... 구름 위를 걷다 >
7월의 지리한 장마가 지나간 후에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잠못 이루는 계절이다.
오늘은 여름휴가의 첫날이다. 오후 5시 몽골 여행을 떠나기 전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와이프와 함께 파주에 있는 감악산에 다녀왔다.
감악산은 지난해 9월 출렁다리를 새로 만든 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더욱 유명해진 산이다.
계곡을 잇는 현수교로는 국내 최장(길이150m, 폭 1.5m)의 출렁다리가 15층 높이(약 45m)의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이다. 조탑을 세우지 않고 케이블만 연결하는 공법을 써서 자연훼손을 최소화 했다.
감악산은 화악산, 송악산, 관악산, 운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의 하나로 독특한 모양의 폭포와 계곡, 깎아지른 듯한 암벽을 두루 갖추었는데, 이제는 출렁 다리로 인해서 그 진면목이 제대로 알려지게 되었다.
날씨가 맑을 때는 남쪽으로 북한산, 북쪽으로는 임진강과 멀리 개성의 송악산을 조망 할 수 있으며, 건너편의 임꺽정봉 산세 또한 매우 수려해서 아름다운 산이다.
예로 부터 바위사이로 검은 빛과 푸른 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 하여 감악산, 즉 감색 바위산이라 불렀으며 산세가 험하고 폭포, 계곡, 암벽 등이 조화를 이루는 파주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나 지금은 목재계단을 설치하여 안전하고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다.
산행은 출렁다리 주차장 바로 옆에 새로 만들어진 계단식 데크 길에서 부터 시작했다.
조금 경사진 오르막길을 약 15분, 300m정도 걸으며 몸을 산행에 적합하게 적응시켜 가다보니 벌써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했다.
건너편에 마주 보이는 감악산은 녹색의 여름 울창한 숲으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며칠전에 내린 비로 운계폭포의 수량이 풍부해서 폭포로서의 웅장함이 한층 돋보였다. 등산로는 데크길을 벗어나면서 범륜사 방향의 아스팔트 언덕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범륜사 경내는 해탈교라는 돌다리를 건너야 들어갈 수 있다. 이 해탈교를 지나면서 세속의 번뇌를 잠시 내려 놓고 지나간다.
범륜사는 의상대사가 세운 운계사가 불타 없어지고 그 뒤에 다시 세운 절로서 소박하며 고요한 산사이다. 경내에는 동양 최대의 백옥석 관음상이 서있고 옆으로는 십이지신상이 늘어서 있어 호위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법륜사에서 정상까지는 2.3km이다. 직진하는 능선안부 좌측은 정상, 우측으로 오르면 장군봉, 임꺽정봉으로 오르면 약간 돌아가기 때문에 2.8km정도 된다.
감악산 정상을 오르는 산길은 완만하고 편안하다. 법륜사에서 출발한지 15분이 지나면 울창한 나무 사이의 등산로 주변에 남아 있는 숯가마 터가 나타난다.
만남의 숲 삼거리를 지나 정상이 가까워지자 드디어 푸른 하늘이 보인다. 바위 사이로 검은 빛과 푸른 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 하여 이름 붙여진 감악산이 눈앞에 온 몸을 드러내고 나타났다. 뒤돌아보면 마을과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장군봉에서 암릉길을 따라가면 임꺽정봉에 이르게 된다.
드디어 조망이 탁 트인 임꺽정봉에 도착했다. 정상석 옆에 서서 사진을 찍는 동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임꺽정봉에서 정상까지는 능선을 따라 500m정도 가면 된다. 정상에는 군사 시설과 송신탑이 철조망에 둘러 싸여 시야를 방해했다.
흔적도 없이 마모되어 글씨를 찾아볼 수 없는 감악산비가 석대 위에 우뚝 서있다. 양식이나 크기를 볼 때 북한산 비봉에 서있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와 같은 모양이다.
올라오는 방향에서 좌측 방향인 까치봉으로 하산한다. 이정표에는 산행코스 뿐 아니라 감악산 둘레길 표지도 함께 표기되어 있다. 출렁다리 개통과 동시에 감악산 산허리를 휘도는 21km 둘레길도 함께 열렸다고 한다.
정상에서 8분정도 내려가면 팔각정이 나오고 여기서 10분정도 내려가면 등산로 길목에 까치봉을 만난다. 다시 30분을 더 내려가면 손마중길과 묵은밭이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10분정도만 더 내려가면 처음에 올라올 때 나왔던 정상과 까치봉 갈림길 이정표를 만나 원점회귀 하게 된다.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 100대 명산을 거의 다 가본 거 같은데 '블랙야크 타올 인증샷' 없어서 다시 시작한 블랙야크 100대 명산 산행의 다섯번째 산행이다.
하나씩 오르다보면 언젠가는 다 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올해는 늦게 시작한 만큼 100대 명산 중 20개산까지만 오르자는 생각이다.
< 장마비가 지나가다 >
길고 길었던 장마비가 그쳤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기관차 고함소리 처럼 거침없다
뿌리가 보이도록 패인
나무의 상처를 보니 마음이 아리다
젖은 나뭇잎이
햇볕에 마르는 아침
조용히 오솔길을 걷는다
한껏 물오른 길가의 구절초가
방긋 웃는데
가끔은 햇살 충만한 바람이
온 몸을 간지럽힌다
개울 건너 갈 때 마다
곡예사 묘기 부리듯 아슬아슬하다
그렇게 장마는 지나갔다
첫댓글 나도 다녀 온것 같은 산행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