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범 이야기♬
평범한 내게 특별한 체험이야 간혹 있지만 영적체험이란 평생 손가락 꼽을 정도일 것입니다.
영을 가까이한다는 건 머릴 깎으면 몰라도 속물로 살기엔 위험할 것이기에 말입니다.
“장산범”이란 글을 읽고 실물로 상상해보며 색다른 공포를 느껴본지가 오래됐는데 최근에 “서스펜스” 영화로 나온다 해서 기억해보니 아직 선명하군요.
영(靈)도 아니며 실존하는 것도 아니라 하니 아마 요괴 같은 가상 동물일 것 같고 일명 와호(臥虎)라고도 하던데 한자 그대로 “엎드린 호랑이”란 뜻이래요.
부산의 장산과 소백산맥 일대에 출몰했다하고 아름다운 흰색 털로 사람을 유혹하며 면상은 일그러진 남성의 얼굴인듯!
뒷다리는 짧고 앞다리가 길어 기어 다니는데 사람을 홀릴때는 산에서 “목마르다.”하면 어디서 갑자기 졸졸졸 하는 개울 소리를 내고,
혼자가 되면 친구 소리를 내거나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를 내서 사람을 홀려 잡아 먹는데
머리카락 태우는 냄새나 시끄러운 걸 싫어하고 붉은색과 빛을 싫어한답니다.
목격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털복숭이 같이 생겼으며 꼬리가 있고 눈엔 광체가나며 앞뒤 발엔 갈고리 발톱이 뾰족이 나있어 엄청 빠르게 휙!휙! 나른답니다.
쇳소리로 사악하게 비웃듯이 웃는데 이빨은 가지런하고 누워있을 땐 얌전한 처녀처럼 자태가 곱다하니 이빨 드러내고 모피걸친 괴이한 누드모델이 그려지네요.
그렇게 섬 짓하게 사람을 유혹하나 봐요.
어느 목격자는 학생 때 수업하러 교실로 가다 뒤돌아보는 순간 무언가에 이끌리듯 산 중턱에 시선이 고정되었답니다.
흰 옷을 입은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산을 기어오른다.` 생각됐고,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자세였답니다.
나물캐던 어느 아낙들의 목격담인데 목이 말라 샘을 찾던 중 털옷 입은 사람이 처다 보는 걸 느꼈데요.
처음엔 산에서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처럼 나타났다는데
자세히 보니 기다란 팔 끝에는 랩터와 비슷한 뾰족한 발톱이 달려있었고 상당히 날카로워 보였답니다.
앞발을 앞으로 내딛는 게 본능적으로 공격표시로 보였고 엄청난 양의 이빨은 고기를 뜯기 적합하게 빼곡한 육식동물의 그것처럼 생겨
이빨을 이용해 온갖 소리도 다 내더랍니다. 일행들도 들었데요.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 말입니다.
산속폐가에 숨어 문고리를 붙들고 울고불고 하자 갑자기 그 소리가 딱 멈추고는 뭔가가 스슥! 내려오는 소리가 나더니
빙빙 돌면서 아주 다정스럽고 너무나도 부드럽게 목말라한 그 친구 이름을 부르더래요.
그 친구가 어머니의 목소리라 그랬데요. 엄청 무서웠지만 지쳐 잠들었고 새벽에 보니 그 목마르던 친구는 없어졌데요.
그 산자락에 살던 어느 소년은 외삼촌과 약초를 캐기위해 절벽을 타다 동굴을 발견했는데, 동굴입구엔 어른이 입을법한 피투성이 윗도리 하나가 늘려 있었데요.
그 근처에 오지 말라고 그래놓은 듯! 했는데, 외삼촌께서 어린애 마냥 떨면서 이런 말을 하셨답니다.
"그 바위 위에 얼라 옷도 있었는데" 범이 한 짓 아이겠나?" 하시자! 그가 파랗게 질렸던 건? 아이가 사라졌다고 한동안 온 동네가 떠들썩했었기에 말입니다.
이외에도 소백산 쪽에 군인들의 한 두 목격담이 있지만, 나는 다음 달 개봉하여 부부로 나온다는 박혁권, 염정아의 장산범 영화가 궁금할 뿐이고...
첫댓글 전설의고향...
으스스한 이야기 같아요..ㅎㅎ
신묘한 일들이..
옛날 어르신들은
도깨비도 많이 보셨다 해요.....
노래..좋아요^^
감사히 듣습니다^^
우리의 옛 조상님들 지혜로우셨데요.
특히 야기 지어내시는 거...
그래선지 영화도 잘 맨들고
`대호` 같은 거 말예요.ㅎㅎㅎ
우후후~
그런 무서분 야그가 있습니까?
그냥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겠지요.
어느나라나 그런 괴물 괴담은 있더군요
사스카치 같은...
근데 훨씬 괴기스럽네요.
사스카취와 느낌이 비슷하군요.
우리의 옛 조상님들은 아이들
아랫목에 앉혀놓고 줄 건 없고 요런 야그나 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야그 문화가 발달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