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산청 꽃봉산에 이어 오늘은 함양 꽃봉산이다
함양의 꽃봉산은 산 자체보다는
산청쪽에 있는 '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공개바위가 더 유명하여 산꾼들의 발길이 잦은 산이다
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가는 도중에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산청 꽃봉산 정상의 정자
함양터미널 건너편의 군내버스터미널에서 9시 정각에 출발하는 군내버스를 타고 30여 분을 달려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 동강마을 정류장에서 하차를 한다
09:34 엄천교를 건너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엄천교 위에서 엄천강 상류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기 법화산(992.9m)이 모습을 보이고
상류쪽으로 약7km를 더 가면 마천면 추성동 입구에
엄천강 제1의 명소로 알려진 용유담(龍遊潭)이 있다
다리 너머 동강횟집 뒤로 오늘의 산행지인 꽃봉산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마치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꽃봉산이다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 평촌마을 동강횟집 앞 공터가 오늘 산행의 들머리 겸 날머리가 된다
오른쪽은 적조암으로 가는 길이고
(적조암에서 옛 공비들의 산죽비트를 지나 계속 산을 오르면 '함양독바위'로 연결이 된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왼쪽으로 올라가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앞에서 오른쪽으로 둘레길을 따라 간다
약5분 후 빨간 우체통이 있는 민가 앞에서 왼쪽의 작은 다리를 건넌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수령 약600년이 된 팽나무 쉼터가 나오는데
동강마을의 당산 쉼터 역활을 하고 있는 이곳은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이 조선 성종 3년(1472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지리산 기행을 한 후 남긴 유두류록(遊頭流錄)에 '화암(花巖)'이라고 기록한 곳이 바로 이 쉼터라고 한다
09:50 여기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비포장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예전에는 임도로 사용하였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오랫동안 끊기다보니
잡초와 엉킨 나무가지가 무성한 묵은 산길이 되어 버렸다
잡초로 보이지를 않는 일부 구간 산길은 오룩스맵에 의지하여 겨우겨우 찾아 가다가
간간이 나무가지에 걸려 있는 리본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시그널을 매단 정성스런 손길에 경의를 보낸다
10:19 개울
물 흐르는 소리가 나더니 조그만 개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만하면 흐르는 땀을 씻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이후 개울을 서너번 건너면서 산길은 진행이 된다
10:48 오늘 처음 만나는 이정표
이정표 앞에서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오른쪽 절개지를 올라 능선까지 난 지름길로 치고 오른다
능선에 올라서서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능선길은 여태껏 힘들게 올랐던 험한 길과는 달리 편안한 신작로 수준이다
계속 나오는 갈림길에서도 공개바위 방향이다
산약초 재배지역을 보호하는 철조망을 왼쪽에 끼고 능선길을 계속 전진하면
드디어 꽃봉산 정상이 모습을 보인다
11:20 꽃봉산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46분
그런데 이런 반가운 일이~
이 정상석을 설치한 단체가 진주중고교 731산악회인데
진주중학교 7회와 진주고등학교 31회 선배들이다
내가 진주중학교 17회이니, 나보다 10년 선배님들이 이 정상석을 설치한 2014년은 선배님들이 73세 때이다
나도 옛날에 진고 41회와 진중 17회를 규합하여
'재부 진주중고교 417산악회'를 결성하여 총무 겸 산행대장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선배님들의 무운장수를 빕니다^^
11:32 방곡마을 하산 갈림길
새벽 일찍 식사를 한 지라 배가 많이 고프지만
공개바위를 갔다가 와서 이곳에서 점심밥을 먹을 요량으로 공개바위 쪽으로 먼저 간다
나중에 여기에서 방곡마을 쪽으로 하산을 해야한다
771봉 전망대에 서면
함양 법화산(992.9m)과 그 너머 오도봉(1,038.5m)이 삐쭉 모습을 보이고
그 오른쪽에는 멀리 오봉산(878.5m)인듯한 산능선이 조망된다
공개바위로 내려가는 능선 안부에서 왼쪽 내리막으로 내려가면
(베틀재 방향으로 직진을 하면 함양독바위로 간다)
11:45 드디어 공개바위가 신비스러운 그 정체를 드러내 보인다
해발 755m에 위치한 경사 60도 안팎의 산비탈을 딛고 우뚝 솟은 이 바위는
6면체 모양의 둥그스름한 바윗돌 5개가 석탑 모양으로 포개져 있어
전체적으로는 기다란 자연석탑 모양을 하고 있다
'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경남 산청군 방곡리의 공개바위
높이 12.7m 둘레 12.4m 크기인데
수직으로 선 것이 아니라 25도가량 비스듬히 서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공개바위 안내판도 진주중고 731산악회가 설치를 하였네
무너질 듯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수백 년인지 수천 년인지
아니면 수만 년인지조차 알 수 없는 세월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9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66호로 지정되었다
위에서 보면 6면체 바위가 5개로 보이는데 반대편에서 보면 4개로 보여 더욱 신비롭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남근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신비한 바위는 산청과 함양 등 지리산권 일부 주민들에게만 알려져 있다가
지난 2007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소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옛날 지리산에는 삼베 구만 필로 짠 치마를 두른 거대한 '마고할미'가 살았는데
공기놀이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할미가 떠나면서 갖고 놀던 공깃돌 5개를 포개 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이 '공개바위'라는 전설이 지역에서 전해오고 있다
'공개'라는 말은 '공기'의 서부경남 사투리다
12:04 방곡마을 하산 갈림길로 돌아와 여기에서 빵과 우유로 점심을 먹고
12:16 하산을 위해 일어선다
상단부가 갈라진 천상바위
천상바위 아래의 천상굴
1970년대 중반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운서리와 동강리 주민들 사이에 전해오고 있다고 하지만 굴의 크기를 보았을 때 글쎄올씨다다~
천상바위를 왼쪽으로 빙 둘러 우회해서 하산을 계속하면서
이후부터는 별 어렵지 않게 능선을 타고 하산을 계속하면 .....
저 너머 휴천면 운서리 소연동 마을의 몇 안되는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13:06 시멘트 임도로 내려선다
엉겅퀴
13:14 물탱크 앞 삼거리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와 함께 운서리 석불좌상과 적조암 안내판이 서 있고
작은 정자는 운서마을 쉼터다
길 한쪽에 웃 마을 주택들의 우편함이 나란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재미있다
운서마을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앞 삼거리를 지나
동강마을까지는 1.7km 남았다
13:36 구슬박재(구실악재)를 넘어서면
조망이 확 트이면서 엄천강과 함께 동강리 평촌마을 일원이 보인다
엄천강 너머 눈을 거슬리고 있는 산 기슭을 파헤친 공사 현장
저기 노거수 팽나무가 있는 동강마을 당산 쉼터가 보이고
이제부터는 오전에 오른던 길을 되집어 내려간다
지리산 둘레길 트래커들을 위한 멋진 화장실
엄천교를 건너
13:49 동강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감한다
10.3km를 걸어면서 4시간 15분 동안을 홀로 힐링하고 왔다^^
약30여분 마다 있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면서 한 눈을 파는 사이
엄천교 너머 동강횟집을 거쳐서 다리를 건너는 버스 한 대는 놓쳐버리고
추성동 쪽에서 오는 다음 버스를 타기까지 토탈 1시간여를 보내고
함양터미널에 도착하니 15시 18분에 떠나는 완행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직통보다 1시간 이상이나 더 걸리며 요금도 더 비싸기에
기다렸다가 16시에 출발하는 직통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온다
사상터미널까지 1시간 50분 소요, 버스비 1만3천원~
(참고로, 군내버스는 무조건 1천원)
첫댓글 꽃 한송이가.... 너무 이쁘지 않냐?!!!
'엉겅퀴'라네. 지금이 시작점이라 진짜 예쁜 야생화 이라네.
약초로 소문이 나서 훼손의 길로 가고 있어 걱정일세.
홀로아리랑도 좋긴 한데 .... 늘 조심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