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향기가 배어나는
금화벌초(禁火伐草)식 대통밥
모기 입이 비뚤어지고 풀도 성장이 멈춰버린다는 처서부터 백로사이,
산자가 죽은자에게 유일하게 드리는 최선의 예배,
벌초를 위한 귀성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운 주말이었습니다.
제고향 충청도에서는 산불예방상 향불을 사용하지 않고
드리는 벌초묘제라해서 금화벌초(禁火伐草),금초라고 합니다.
병원에계신 엄마뵈러 가면서 동행하는 남편과 딸과 함께
친정아버지 산소에 들려 보려고요.
금초때만큼은 명태포와 술을 봉분앞에 따라놓고
정성을 다하여 산소에 2번 절로 인사 올린 후
산짐승들이 냄새를 맡고 파헤칠지도 모른다고 하여
산소 주변에 술을 뿌리지도 않고 향도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술과 명태만 사 왔는데, 아무래도 오전에 출발하면 점심 식사때에
도착할것 같아 묘제 후에 간단히 먹을 밥을 준비해야 할것 같았습니다.
마침 담양에 갔을때 호기심에서 대나무통을 몇개 사왔었는데
대밥통에 싼 도시락이 분위기에 딱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드는거 있죠.
대나통에 쌀, 흑미, 은행, 잣, 대추, 밤 등을 넣고
한지(韓紙)로 덮어 솥에 찌는데, 열이 가해지면서
대통 안의 얇은 막(죽여), 대나무 진액(죽력) 등이 밥에 섞이게 됩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체내에 축적된 독과 열을 제거해
‘중풍’과 ‘소갈’에 좋으며, 장기를 청결하게 만드는 효능이 있으니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좋은 보약 같은 밥" 이라고 소개했을법 합니다.
건강이 있고, 자연이 있고, 전통이 있어 멋스러운 대통밥!
원칙을 지켜가며 음식을 만드는 우리네 이름 없는 수많은 어머니들이
빚어내는 향토식단을 음미하며 내고향 충청도로 향합니다.
재료
찹쌀1컵, 멥쌀1컵, 흑미 적당량, 밤4개, 대추9개(소),표고버섯1개
은행16개, 잣 적당량
만들기
1. 찹쌀과 멥쌀 흑미는 밥짓기 30분전에 씻어 채반에 담아 물기를 뺀다.
2. 밤은 손질하여 물에 담가 둔뒤 먹기좋은 크기로 썰고 대추는
깨끗이 씻는다.( 대추는 씨를 빼내도 된다.)
3. 은행은 속껍질까지 잘 벗겨 준비하고 잣은 마른 천으로 잘 닦아낸다.
4. 불린 표고버섯은 어슷 썬다.
5. 대나무 통은 깨끗이 손질하여 준비한다.
6. 5의 대나무 통에 1의 불려놓은 멥쌀과 찹쌀 흑미를 넣는다.
( 2/3정도만 넣는다.)
7. 6에 손질한 밤, 대추, 은행, 잣, 표고버섯을 올린후
물을 자작하게 넣는다.
8. 7의 입구를 한지로 덮는다.
9. 전기 압력 밥솥에 대나무통이 약간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8의 대나무통을 넣는다.
10. 잡곡 현미 버튼을 눌러 밥을 한다.
11. 완성접시에 담아 낸다.
제맘대로 처음
쉽게 만들어본 대통밥!
이만하면 성공한것 맞지요?
완성
다녀가신 이웃님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답방은 다녀와서 찾아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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