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세 마리 원숭이다. 얼굴 없는 거리의 작가 뱅크시가 영국 런던 시내에 사흘째 세 번째 벽화 작품을 남겼다. 마치 동물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하고 있는 느낌마저 안긴다.
브리스틀 출신의 작가는 지난 5일 염소 한 마리를 시작으로 다음날 두 마리 코끼리에 이어 7일에는 세 마리 원숭이 벽화 그림을 남겼다. 모두 검은색 실루엣 그림이며 모두 런던 시내에 벽화를 남겼다.
그는 늘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창구로 쓰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통해 런던 동부의 지하철 통과 교량인 브릭 레인의 벽에 원숭이 세 마리 그림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BBC는 빈티지 의류가게와 커피 하우스에 가깝고 쇼어디치 하이 스트리트에서 멀지 않다고 설명했다.
BBC에 뱅크시 스토리를 연재했던 제임스 픽은 "뱅크시는 캠페인을 점점 높이는 중인데 동물 숫자도 늘어나고 런던의 이질적인 부분들이 늘어나는 점을 꼬집는 것"이라면서 "그가 다음은 어디에서 짠하고 나타날(pop up)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뱅크시 팬이라면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8월 런던을 위해 아주 영특한 일"이라고 말했다. 픽은 세 마리 원숭이들이 "똑똑하게 표현됐다"며 "그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난 이곳의 모두가 그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지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시는 세 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어떤 사진설명도 달지 않아 온라인에서 그 의미를 둘러싼 추측이 한창이다. 다만 세 마리 원숭이 그림에는 일본어 속담 '악을 보지도, 악을 듣지도, 악을 말하지도 말라'고 적혀 있었다. 그 그림 속의 원숭이들은 눈과 귀, 입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
바로 전날에는 첼시의 에디스 테라스에 한 주택 벽면의 막힌 창문을 뚫고 나온 것처럼 보이는 코끼리 두 마리가 서로를 향해 코로 물을 뿜으려는 것 같은 그림이 출현했다.
월요일에는 리치먼드의 큐(Kew) 다리 근처 건물 벽면에 염소 한 마리가 높다란 벼랑 위에 위태롭게 자리잡고 아래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노려 보는 듯한 그림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