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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총리 야스쿠니 참배 배경과 전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세 가지 점에서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첫째는 일본의 한국과 중국에 대한 관계를 크게 악화시키고, 둘째는 이것이 한 · 중 · 일 3국이 정립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이러한 상황은 일본 스스로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로,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걸맞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크게 줄여놓게 됩니다. 이는 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아 제국이 군국주의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 기억을 생생히 가지고 있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바로 그 군국주의 부활의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강경한 대응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도 고이즈미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차기 정권의 행보를 지켜보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를 비롯한 지도층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주변국들이 심각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그 성격 때문입니다. 야스쿠니는 전몰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곳으로 이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세계를 참혹한 전화 속으로 몰아넣은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돼 있다는 점입니다. 즉 정치 지도자의 야스쿠니 참배는 결국 군국주의의 주역들인 전쟁 범죄자에 참배하는 것이고, 이는 곧 군국주의의 향수와 부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200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종전기념일에 반드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일본 내 우익 세력의 표를 의식한 것임에 분명합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때 총재에 당선되면서 결국 총리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후 취임 후 “약속대로” 매년 한차례 씩 야스쿠니를 찾았습니다만 국내외의 반발과 비판을 의식해 종전기념일, 즉 8월15일은 피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총리 퇴임을 앞둔 마지막 참배를 종전기념일인 8월15일 강행한 것입니다. 선거 공약으로 야스쿠니 참배를 내놓았고, 그 결과 총리에 올랐다면, 이는 그 공약이 실제 표로 이어졌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 경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일본 군국주의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크게 입은 당사국이기 때문입니다. 야스쿠니 참배는 또한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 과거사 정당화 또는 미화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단순한 참배 행위 그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한일관계는 더욱 냉각될 조짐입니다. 이미 과거사 왜곡,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한일관계는 ‘최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냉각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참배가 있은 당일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일단 이런 선에서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한달여 후인 9월20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고, 이는 곧 고이즈미 총리의 퇴진과 새로운 자민당 총재, 즉 일본 총리가 등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미 나빠진 한일관계를 재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이번 참배 파문이 확산되기보다는 조용히 차기 총리 등장과 그의 행보를 일단 지켜보는 쪽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일본은, 군대 보유를 뜻하는, 이른바 보통국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헌법 개정도 추진하려 합니다. 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일본이 보통 국가를 원한다면, 야스쿠니에 가서 전범에게 참배할 것이 아니라 보통국가처럼 침략에 대한 반성부터 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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