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을 다시 한번!
한강에 우리문화를 살리자!!
일천만의 인구가 살고 있는 국제도시 서울의 한강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 놓아도 규모면에서는 전혀 손색이 없는 강이다. 뿐만 아니라 한강의 역사 또한 다른 국제도시의 그 어느 강보다도 더 오래된 강이다. 실제로 런던이나 파리에 가서 테임즈강이나 쎄느강을 보노라면 그 보잘 것 없는 규모에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한강이 그보다 오래된 역사와 큰 규모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데 대한 연민의 정을 금할 길이 없다.
그 이유가 바로 테임즈나 쎄느강변에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다리, 그리고 강안 주변의 보도 등 경관이 마치 신,구가 잘 조화된 예술품을 오밀조밀 진열해 놓은 것 같아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 마음속에 저절로 감흥이 솟구치게 하는 반면에 한강에는 그와 같은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양안에 아파트만 바라보이는 서울의 한강을 낭만이 없다고 탓한들 뭐하랴. 현실을 인정하고 이제라도 한강에 문화를 살리는 노력을 경주한다면 한강에 다시 한번 기적이 일어나서 세계인이 찾는 멋진 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모두가 발상의 전환부터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거기에 이미 집이 지어져있어서 안된다는 관념부터 깨부수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기존에 지어져 있는 아파트 몇 십 채쯤 헐어버릴 과감한 생각부터 해야 한다는 말이다.
서울시에서 한강이 구비를 도는 지점인 서빙고와 명수대 남단 근처의 아파트와 건물을 매입하여 철거를 하고 그 자리에 거대한 주차장을 만들면서 사람만 걸어서 한강을 건너는 멋진 예술품 같은 아취가 돋보이는 교량을 건설하자. 멀리 천호대교와 성산대교 쪽 한강이 한 눈에 바라보이는 그 다리를 천천히 걸어서 건너면서 그 밑으로 흘러가는 한강에 유람선이 떠다니는 것을 바라본다면 그 얼마나 운치가 있겠는가?
더 바란다면 몽촌토성이 있는 천호대교쯤에는 한강의 역사를 말해주는 뗏목을 띠우고 한명회가 시회(詩會)를 열었다는 압구정(狎鳩亭) 근처에는 갓을 쓴 선비들이 나룻배에 타고 시회를 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마포나루에는 새우젓배와 황포돗배를 띠워놓으면 어떨까?
뿐만 아니라 한강지류인 정릉천이나 우이천 중랑천, 그리고 서울도심을 관통하는 청계천에서는 아낙네들이 무명치마저고리를 입은 채로 빨랫감을 머리에 이고 나와서 빨래방망이를 두드려 빨래를 하면서 하얀 옷감을 바닥이나 빨랫줄에 걸어 햇볕에 말리는 정경을 연출하고 아이들이 개천에 뛰어다니며 고기잡이와 멱을 감는 모습을 외국관광객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외국관광객이 서울에 와서 보고 싶은 것은 한국적인 정서가 아니겠는가?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가장 좋았던 곳은 70%이상이 용인민속촌 방문이라고 답한다. 용인 민속촌에 가서도 그들이 가장 오래 체류하며 즐기는 곳은 관복을 입고 혼례사진을 찍는 데와 닥나무로 한지 만드는 곳, 대장간, 인절미 떡판 치는 곳이란 점을 상기하면 그들이 한강에서 무엇을 보고 싶어 할 것인가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내리는 외국관광객의 관광일정을 보면 서울은 반나절 코스로서 단지 고궁 순회관광 뿐이다, 대부분이 아침나절에 잠시 고궁을 둘러본 후 용인민속촌을 다녀와서 하루 숙박으로 제주도나 경주로 가도록 짜여져 있고 돌아오는 날 1박을 하거나 또는 밤비행기를 타고 바로 떠나도록 되어있다.
서울이 국제적인 관광도시가 되려면 외국 관광객에게 현재처럼 반나절 관광코스, 겨우 1박을 하는 경유지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고궁관광과 한강문화관광을 엮어서 1일 이상 관광할 수 있는 볼거리가 서울에 있어야 하고 최소 2일 이상 서울에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되어야만 그들이 다시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관광객이 돈을 뿌릴 수 있도록 한강하구에는 메콩강 하구처럼 수상관광촌을 만드는 혁명적인 발상도 해볼 수 있다. 그곳을 외국인 관광특구지역으로 만들어 외국관광객에 한해 카지노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또한 외국인이 드나드는 유곽도 어느 정도는 묵인해야한다. 그 엄한 로마 카토릭의 본산인 이태리 로마를 가도 길가에 불타는 형상의 표지를 한 골목 안 집들은 유곽이지 않은가?
한강에 우리 역사와 한국적인 미를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적인 인프라를 개발하여 외국관광객에게 보여주면서 설문조사를 통해 그 중에 선호도가 높은 것만 채택하여 상설공연장도 몇 군데쯤 만들어야 한다.
한강의 르네상스 결코 요원한 얘기가 아니다.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가 아닌가? 한강에 제2의 기적을 이루는데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보자.(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