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창공을 배경으로 펼치는 가창오리의 군무(群舞)에는 절도있고 역동적인 자연의 신비가 담겨 있다. 해질녘 갈대밭 너머 수면위를 박차고 오르는 정돈된 무리의 비상에는 생명, 자유, 낭만 등 대자연의 오묘한 질서도 함께 담겨 있다.
지금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사이 금강하구언을 찾으면 겨울진객들의 화려한 비상을 마주할 수 있다. 천수만의 가창오리떼가 금강하구언과 해남고천암호를 오가며 겨울나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희귀새의 집합소 금강하구둑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을 잇는 금강 하구둑은 국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다. 주변이 광활한 호남평야의 초입에다 하구언속 풍부한 어족이 천혜의 안식처가 되는 셈이다. 올해는 11월 하순 현재 청둥오리, 가창오리, 큰고니 등 20종 15만여 마리의 철새가 찾아들었다.
금강하구둑 주변에는 키가 2m를 넘는 갈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강 중심에는 모래톱이 형성돼 있어 철새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1990년 이후 대규모로 철새가 날아들기 시작, 해마다 그 개체가 늘어 이제는 수십만마리의 새들이 겨울을 나는 국내 대표적 철새도래지로 자리 잡았다.
금강하구언 탐조기행의 특징은 여느 철새도래지보다 다양한 종류의 희귀새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겨울이면 청둥오리, 혹부리오리, 가창오리, 기러기, 재갈매기 등이 날아들고, 여름철이면 왜가리떼가 찾아든다. 특히 세계적으로 수천 마리만 남아 있다는 검은머리갈매기도 금강하구둑을 찾는 대표적 진객이며, 검은머리물떼새 또한 인근 유부도에 찾아드는 희귀새이다.
이밖에도 고니, 두루미 등 우아한 자태의 철새와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등 오리류, 기러기, 뿔논병아리 등을 하구언둑이나 철새조망센터에 올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가창오리 군무의 장관
철새 조망은 군산, 서천쪽 모두 괜찮은 편이다. 군산시는 올해 150억원을 들인 철새전망대를 개관했고, 서천쪽 하구둑 입구 왼편 철새전망대에서는 물가장자리의 철새들을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다. 해질녘 주변 카페에 앉아 커피잔을 기울이며 바라보는 철새의 군무도 장관.
가창오리의 군무는 해지고 10여분 후 쯤에 시작되는데 요즘은 5시15~45분 사이에 힘찬 비상을 접할 수 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 앉을 때 춤사위가 시작되므로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가창오리는 야행성으로 해가 지고나면 먹이를 찾기 위해 희미한 노을을 배경으로 수십만 마리가 4∼5㎞의 대열을 이룬 채 거대한 부메랑과 뫼비우스띠 모양 등을 연출하며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가창오리 군무는 좀더 발품을 팔아 감상하는 편이 낫다. 이맘때 서천쪽에서는 화양면 옥포리, 와초리, 군산 방면에서는 나포면 십자들녘을 찾으면 볼 수 있다.
10만여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물가를 날아올라 이리저리 창공을 선회하는 역동적인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특히 새떼가 머리위를 지나치기라도 할 때면 '쉬익쉬익' 날개짓 소리가 마치 대공습이라도 할 위세로, 또다른 자연의 신비를 맛볼 수 있다. < 금강하구언(서천-군산)=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
▶천수만(충남 서산)=간척사업으로 생긴 6400㏊의 농경지와 간월호, 부남호 등 대규모의 인공담수호로 이루어진 천수만 또한 국내 대표적 철새도래지. 철새들의 주요 이동경로인 해안에 위치한데다 낙곡 등 먹이가 많아 10월 중순부터 가창오리, 등 300여종 35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든다. 특히 가창오리 떼가 펼치는 화려한 군무가 압권. 서산시는 이달 30일까지 천수만 일대에서 '2004서산천수만 세계철새기행전'을 갖는다.
▶고천암호(전남 해남)=영화 서편제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고천암호(사진)는 호수 순환도로만 20여km에 이르는 방대한 간척호이다. 수백만평 넘실대는 갈대숲 풍광이 압권. 고천암호 일대는 불과 5~6년 사이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가 됐다. 드넓은 간석지와 영산호, 금호호, 영암호 등 큰 호수가 흩어져있어 새들이 오가며 쉬어갈 수 있다. 천수만에서 새들이 떠나는 11월 중-하순부터 철새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기 시작한다. 고천암호에는 가창오리 말고도 흑두루미, 원앙, 검둥뺨오리 등 17종의 겨울 철새가 몰려든다.
▶우포늪(경남 창녕)=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늪지대이다. 가장 큰 우포를 비롯해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으로 이루어진 늪지대는 수생식물의 보고이다. 겨울 한철 큰기러기 등 60여종 수만 마리의 철새가 월동한다. 우포늪의 탐조 포인트는 제방. 고니, 큰기러기 등이 무리를 지어 노니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주남저수지(경남 창원)=한때 최대의 철새도래지였지만 갈수록 새들이 줄고 있다. 90년대말만해도 수십만마리의 가창오리떼들이 몰려 들었으나 지금은 수만마리 정도 모인다. 하지만 여전히 귀한 진객들이 찾는다. 올해는 이미 흑두루미, 재두루미, 원앙 등이 관찰됐다. 쇠기러기, 흰죽지와 물닭 등도 흔히 볼 수 있다. 이곳 철새들은 우포늪을 오가며 겨울을 난다.
▶철원평야(강원 철원)=철원평야에는 재두루미, 독수리, 기러기류가 해마다 찾아온다. 비무장지대는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고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철의삼각지 전적지관리사무소(033-450-5558)의 안내를 받아야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화요일은 휴무. <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hwkim@>
▶가는길 = ◇군산방면: 서해안고속도로 군산IC~군산시~706번 지방도~농업기반공사 앞 사거리(29번 국도,우회전)~금강하구언~금강철새탐조전망대. ◇서천방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천 IC~4번 국도~서천읍~송내삼거리(29번 국도, 좌회전)~금강하구언.
▶먹거리=군산에는 꽃게장이 유명하다. 그중 금강하구둑에 자리한 '유성가든(063-453-6670)'이 맛집으로 통한다. 5~6월 연평도 근해에서 잡은 알밴 꽃게를 급랭시켜 게장을 담아 육질이 부드럽고 싱싱하다. 짜지 않은 것도 특징. 꽃게장, 꽃게탕, 꽃게무침 1만9000원.
▶세계 철새 페스티벌=군산시는 12월1~5일까지 금강호와 금강 철새조망대 주변에서 '2004 세계철새관광 페스티벌'을 연다. 미국 일본 영국 중국 호주 몽골 등 10여개국 조류학자들을 초청한 학술대회 등이 열리고, 세계희귀조류 및 북한조류 박제품 전시, 철새 탐조투어, 체험학습, 마임공연, 군무관찰, 가창오리 생태탐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철새탐조여행은 철새조망대를 출발~나포면 십자들녘~조류관찰소~새만금지구~조망대(4시간) 등의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군산시청(063-450-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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