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감상 및 안보테마 여행
(2013.10.25.금)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는 경북 안동시에 도착하여 안동댐 하류에 위치한 강변공원을 잠깐 거닐면서 여유를 즐겼다. 이곳 안동댐과 임하댐의 건설과정과 특징, 댐의 역할, 그리고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생명의 물에 대한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물문화원에 들어가 각종 전시물을 대충 보았다.
경북영주역으로 이동하여 부산에서 출발한 13:35발 강릉행 무궁화호(제1682호)열차에 탑승 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산야의 오색찬란한 아름다운 단풍과 검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낭만적 기차여행의 묘미 그 자체였다. 일부 관광객들은 단풍으로 어우러진 숲을 보고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너무 소란스럽게 떠들자 조용히 좀 하자면서 일반 승객이 거센 항의를 하기도 하였다. 내 기분도 좋지만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아쉽다. 칠암역에 도착하니 이곳에 대기 하고 있는 전용관광 열차를 타기위해 대다수 관광객이 내린다. 우리 팀의 가이드는 표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는 데 일행들의 불평이 자자하였다. 계곡을 따라 험준한 오지 산속을 파고드는 철길, 오늘 이렇게 우리가 열차를 타고갈 수 있도록 난공사를 하느라 수고하고 희생하신 사람들에게 감사 할뿐이다.
우리는 설악동에 위치한 「설악가든리조텔」에 여장을 풀었다. 낡고 불편한 숙소였다.
(2013.10.26.토)
06:30에 아침 식사를 하고 각자 나름대로 설악산을 둘러보고 09:50까지 버스에 탑승하라는 가이드의 안내가 있었다.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리다 표를 사서 케이블카(50명 탑승, 5분 간격 운행, 소요시간 5분)를 타고가 홈에 내린 후 다시 약 200m를 더 올라가 권금성봉화대(해발 901m)에서 둘레가 4km에 이르고 6개의 커다란 암석 봉으로 이루어진 울산바위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이 만들어 내는 외설악의 장엄하고도 신비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흔들바위까지 가기위해 바삐 서둘러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시간을 보니 50여분 밖에 여유가 없었다. 신흥사에서 계조암 앞에 있는 흔들바위까지 2.3km의 거리였다. 조금 무리하여 거의 뛰다시피 흔들바위까지 갔다 오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칠봉(1,049m) 산등성이에 위치한 국민안보교육장 「을지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바라본 비무장지대의 산야는 말이 없고 고요했으며 한국전 당시 격전지였던 「펀치볼(Punch Bowl)」이라 불리는 해안분지(亥安盆地)는 더 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그러나 뚜렷하게 보이는 철책의 군사 분계선이 나를 슬프게 한다. 우리의 가칠봉, 북의 매봉, 운봉, 박달봉, 간무봉과 멀리 금강산도 볼 수 있다. 한 편으로 대남군사 전자교란전을 위해 세운 북한군의 송신탑도 보인다.
1990.3.3.강원도 양구 동북방 26km 비무장 지대에서 발견된 북한군의 기습 남침용 제4땅굴, 지하 145m에 폭과 높이가 각각 1.7m로 화강암층 구조물로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약 1,200m까지 10여 년간 공사를 하여 파들어 온 총길이 2,052m의 땅굴, TBM공법으로 우리 측에서 역 갱도 굴착작업으로 만든 340m 길이의 터널을 걸어 들어가 선착순으로 한 번에 20명이 관광용전동차를 타고 왕복하면서 북한군이 파놓은 땅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허리가 잘린 우리의 강토,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민족비극의 현장을 보고 서글픈 현실에 착잡한 마음 가눌 길이 없었다. 그래도 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기성세대의 관광놀이춤판은 여전하고 말릴 수도 없다. 부국강병으로 평화를 지켜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