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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절기가 다가왔다. 알레르기 환자를 괴롭히는 계절이다. 천식·비염·아토피는 국민 714만 명이 앓는 3대 알레르기 질환이다. ‘청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편강탕’으로 유명한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에게 3가지 질환의 예방·치료법을 들었다.
꽃가루와 황사는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천식과 비염, 그리고 아토피 환자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세 질환 진료자만 약 714만 명(2007년 기준)에 이른다. 총인구로 따져 6.7명당 1명 꼴이다. 이쯤 되면 전 국민적 질환이라 할 만하다.
환절기면 더욱 증상이 심해져 여간 힘들지 않다. 고통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든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다. 고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해법을 찾기 힘들다. 온갖 요법을 총동원해도 대체로 제자리걸음이다.
완치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뭘까? 이들 질환 치료에 일가견이 있다는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뿌리(원인)가 같기 때문에 치료법도 모두 같다”고 단언했다. 명쾌한 답변이었지만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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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비염·아토피 환자들에게 고통스러운 기간입니다만. “먼저 아토피부터 설명하죠. 환절기에는 아무래도 더 자극을 받아 아토피가 극성을 부리게 마련입니다. 주로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나지만 요즘은 중·고등학생에게도 많이 보이는 질병입니다. 2007년 서울시에서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를 선포할 때 ‘청소년 중 3분의 1이 아토피로 고생한다’는 통계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알레르기성 피부염 아토피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
어른도 아토피를 앓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물론 어른의 경우 상대적으로 천식과 비염 환자가 더 많죠. 아토피가 현대의 병이라면 두 질환은 전통의 병이죠. 천식의 역사가 가장 오래됐고, 뒤를 이어 비염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산업화와 더불어 공해병인 아토피가 엄청 증가했고요. 알고 보면 세 병의 뿌리는 같습니다. 폐 기능 약화로 찾아오는 병들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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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우선 이해가 편하도록 천식부터 말하죠. 한의학에서 천식은 폐 기능이 약한 데다 찬 기운이나 노폐물과 염증, 기관지 경련 등으로 기관지가 수축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봅니다. 알레르기·스트레스·가족력, 그리고 면역 기능 약화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천식을 일으키죠. 기관지를 둘러싼 근육이 미세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수축해 숨 쉴 때 쌕쌕 하는 소리가 납니다. 동시에 기침,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죠. 장기간 방치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이어 그는 비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비염 역시 폐의 이상으로 발현되는 질환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폐주비(肺主鼻, 폐가 코를 주관함)라고 해서 콧병의 원인으로 폐 기능 약화를 듭니다. 비정상적으로 폐에 열이 많다든지 차가우면 걸리게 되죠. 또 사람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양기가 부족해 저항력이 떨어지거나 과로로 피로가 누적돼 자율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비염 발병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비염에 걸리면 코와 연결된 눈과 귀, 부비동(코 주위 얼굴 뼛속 빈 공간)으로 염증이 이리저리 옮겨 다녀 축농증·중이염·결막염 등으로 질환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폐 기능이 떨어지면 아토피에 걸리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아토피(atopy)의 어원은 라틴어 ‘아토피아(atopia)’입니다. ‘괴상한’이란 뜻이죠. 그 이름에 걸맞게 이상할 정도로 과민반응을 일으킵니다. 잘 낫지 않고 재발할 가능성이 무척 높죠. 단적으로 말해 피부가 숨을 쉬지 못해 걸리는 병입니다. 사람의 피부에는 수많은 땀구멍과 털구멍이 있습니다. 땀구멍으로는 수용성 노폐물을 버리고 털구멍으로는 지용성 노폐물을 각각 분리수거하죠. 이 두 구멍이 막히면 노폐물이 체외로 나가지 못해 쌓이고, 노폐물이 가득 차오르면 피부가 가렵고 건조해집니다. 즉 아토피가 찾아오죠. 이런 피부를 주관하는 기관이 바로 폐입니다. 폐에 힘이 없어지면 부속기관인 피부도 제 역할을 다 못하게 되죠. 폐 기능이 약해 면역체계에 이상이 오고 아토피 증상이 나타납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특정 환경의 영향을 받을 때 더 자주 일어나죠.” |
| 세 질환 모두 일단 걸리면 완치하기 힘들다더군요. “답은 간단합니다. 폐 기능이 약해 생겨난 병이니 거꾸로 폐 기능을 강화시키면 되죠. 폐가 좋아지면 편도가 튼튼해집니다. 편도에는 가장 큰 임파선인 편도선이 있습니다. 즉 요즘 말로 림프샘(절) 중 최대의 림프샘입니다. 림프샘은 인간의 면역 기능을 관장합니다.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큰 편도선이 있는 편도가 강해지면 면역 기능도 올라가는 셈이죠. 튼튼해진 편도만이 비염·천식을 날리고 이때 좋아진 폐는 피부가 숨을 잘 쉬도록 도와줌으로써 아토피 또한 치료됩니다. ‘세상의 어떤 약도, 세상의 어떤 의사도 천식·비염·아토피를 고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은 착각입니다. 천식·비염·아토피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자신의 면역기관인 편도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폐와 편도가 튼튼해지면 오는 변화 4가지를 말했다.“두 기관이 건강해질 때 찾아오는 변화가 있습니다. 우선 몸이 가볍고 피곤하지 않습니다. 또 피부가 점차 맑고 환해집니다. 산에 올라갈 때 숨이 차지 않죠. 그리고 감기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 변화는 폐가 좋아졌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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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치료법이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치료는 빨리, 뿌리는 완전히 뽑아야 합니다. 천식 증세가 있을 때는 담을 제거하고 폐의 나쁜 기운을 내보내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몸속 기운을 정상화하고 동시에 비장을 보해줘야 하죠. 더불어 오장육부의 허실에 따라 적절히 체질을 개선하고 면역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저항력을 길러야 합니다. 체질에 맞는 치료를 하면 폐가 부드럽고 윤택해지며 가래는 없어집니다. 급박한 호흡도 자연히 수그러들죠. 지금 당장 실천할 만한 몇 가지 예방법이 있습니다. 대기가 오염된 장소를 피하고 동물의 털, 집먼지나 진드기 등 천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물질을 자주 제거해야 합니다. 곰팡이의 온상인 에어컨도 2주일에 한 번씩 반드시 청소하길 권합니다. 또 습도와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폐 속에 축적된 분비물을 묽게 하려면 아침마다 숨을 깊게 들이쉬는 운동을 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천식 발작에 대비해 사전에 어떤 증상이 오는지 알아두고, 한밤중이나 새벽에 기침과 호흡 곤란 증세가 심해질지 모르니 상비약을 구비해두면 좋습니다.”
비염 치료의 기본은 “폐의 열을 풀어주고 수분대사를 원활히 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한다. “코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와 육체적 과로는 금물입니다. 피곤할 때는 푹 쉬는 게 약이죠. 가급적 밤 10시 이전에 잠들어야 부신피질 호르몬과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져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움직입니다. 베개를 약간 높게 하고 자도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코 안의 분비물이 빠져나가죠. 밤새 코 안에 분비물이 고이는데 아침에 간단히 맨손체조만 해도 역시 코 안의 분비물이 쉽게 빠져나갑니다. 폐 기능을 강화하려면 평소 등산이나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칼슘이 풍부한 해조류·생선·채소류는 코 점막과 신경 기능을 강화해줍니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몸의 온도를 낮추는 차가운 음식·음료수는 삼가야 하죠. 팁 한 가지 더 드리면, 평소 코 주위의 경혈을 집중적으로 마사지하면 무척 좋습니다.” |
아토피는 어떤가요? “아토피는 증상 자체를 억제하기보다는 알레르기 체질을 정상 체질로 바꿔줘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체질을 바꾸려면 폐 기능을 극대화해 대기의 맑고 신선한 기운을 혈액으로 충분히 보내줘야 하죠. 그러면 맑고 건강해진 혈액이 몸속 열을 내리고 닫힌 털구멍과 땀구멍을 활짝 열어 노폐물과 독소가 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찜질방에서 땀을 내 땀구멍을 열어줘도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노폐물이 땀구멍을 막아 처음에는 잘 안 열립니다. 하지만 반복해 땀을 내면 땀구멍이 열리고 오랜 시간 쌓였던 노폐물이 녹아내리죠. 문제는 털구멍입니다. 아토피를 치료하는 진정한 노하우는 털구멍을 여는 데 있죠. 그 열쇠는 바로 폐입니다. 인체의 호흡 총량을 100으로 봤을 때 95% 정도를 폐로 숨 쉽니다. 나머지는 피부로 숨 쉬죠. 폐가 좋아지면 털구멍도 저절로 열리게 마련입니다.”
치료하는 데 어느 정도 걸립니까? “천식과 비염은 4개월 정도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아토피의 경우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노폐물을 버릴 때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해집니다. 보통 환자들은 증상이 심해졌다고 판단되면, 치료를 중단합니다. 하지만 오판입니다. 치료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땀구멍·털구멍이 닫혀 있고 틈새만 열려 있다고 가정해보십시오. 노폐물이 출렁대면서 그 틈새 사이로 노폐물이 조금씩 올라옵니다. 그러면 가려워져 긁게 마련이죠. 치료를 시작해 땀구멍·털구멍을 동시에 활짝 열게 되면 조금씩 출렁거리던 노폐물이 한꺼번에 뿜어져나오면서 평소보다 더 가려워집니다. 뿜어내야 낫고, 심해져야 낫습니다. 이것이 아토피 치료의 핵심이죠. 명현 현상은 병이 나을 때 거쳐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환자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노폐물 대청소 기간만 보통 3개월입니다.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많이 바른 사람은 더 많은 노폐물을 뿜어내고, 동시에 더 심한 가려움증을 겪습니다. 치료도 더 오래 걸리죠. 그런 고통을 이겨낸 후에 아토피를 완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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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스테로이드제 사용을 주의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스테로이드제를 쓰면 증상이 빠른 속도로 완화됩니다. 물론 완치는 안 되죠. 반면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극심한 부작용을 낳습니다. 스테로이드제는 아토피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상태를 억누르는 약일 뿐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약을 중단하면 그동안 억눌렸던 증상이 걷잡을 수 없이 몰려와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오르고 가려움증도 더 심해집니다. 미친 듯 긁어대야 시원함을 느끼고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며 진물이 나오죠.”
서 원장에 따르면 아토피라는 말이 없었던 옛날에도 비슷한 증상의 질환인 ‘태열’이 있었단다. 한마디로 걸음을 못 걷는 아기에게만 나타나는 병이었다. 물론 최근 들어 청소년·성인 환자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세대는 아이들이다. 아이가 겪는 고통은 부모를 무척 힘들게 한다. 그는 이런 고통을 덜어줄 간단한 예방법도 소개했다.
“무엇보다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고, 진드기의 온상인 카펫을 걷어내야 합니다. 침구류를 자주 빨아 햇볕에 말리고요. 날씨가 건조해질수록 보습에 신경 쓰고, 가볍게 목욕시켜야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긁게 마련이므로 손톱을 항상 짧게 잘라주고, 잠잘 때 긁어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얇은 면장갑을 껴주면 좋습니다. 또 땀구멍이 열리도록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을 시켜야 하고요. 아토피로 스트레스 받는 아이를 꼭 안아주고, 집중할 다른 일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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