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장의 어깨가 무겁다.
'적토마' 고정운(35ㆍFW)과 '왼발의 달인' 하석주(33ㆍMF)가 올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상위권 진입을 이끌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팀내 고참순위 1,2위인 이들은 수많은 경기에서 얻은 노련함과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으로 포항의 좌우 공수라인을 꿰차고 있는 것.
'적토마' 고정운은 올해 거듭났다. 지난 99년 9월 교통사고 이후 1년 4개월여 동안 지긋지긋할 정도로 괴롭혀 온 부상을 훌훌 털어내고 지난 15일 끝난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을 19살 고졸신인들과 똑같이 해냈다. 비록 전성기였던 90년대 중반 만큼의 기동력을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미 익을 대로 익은 경기 감각으로 포항의 오른쪽 공격라인을 튼튼히 하고 있다.
특히 고정운은 포항이 올시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대졸신인 2순위 윙백 강 용(23)과 멋진 컴비네이션을 이루며 크로아티아 클럽과의 연습경기에서 팀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오른쪽 공격라인에 활력을 불어넣어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것으로 보인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역시 만만치않은 몸놀림을 보이고 있다.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에서 올시즌 포항에 합류한 하석주는 30대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것.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절묘한 왼발 프리킥은 여전히 최고의 위용을 발휘하고 있는데다 한참 물오른 제비처럼 날렵하게 공수를 오가며 상대팀의 마크맨들을 괴롭히고 있다.
하석주는 또 팀의 주장까지 맡아 조카뻘 되는 10대 고졸선수부터 30대 고참선수들까지 아우르며 팀의 단합을 이끌어 내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
이들 두 노장선수에게 거는 최순호 감독의 기대는 크다. 최감독은 "이들이 그라운드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면서 "우리팀 선수들에게는 정신적 전술적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