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아이템 우려먹기 그 세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이산화탄소《CO2 탄소제로》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천명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정책으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너도나도 온통 “저탄소 녹색성장”에 목을 매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미디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 대통령의 기념사가 나오기가 무섭게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공익채널 분야의 <과학기술진흥>분야에 허겁지겁 “저탄소녹색성장”영역을 포함시키면서 공익채널 사업에 대한 내용을 재공지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그리고 각 방송사들에서도 관련 내용을 전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보도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관련 소식은 이제 점차 일반교양 프로그램으로 옮아가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물론 어떠한 현상이나 정책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그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미디어의 당연한 역할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미 알려진 일반화된 사실이거나 이미 소개된 내용을 재차 반복한다면 그 역할을 다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쯤에서 우리 방송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전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교양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 다음의 3편의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 KBS 환경스페셜 - 탄소발자국 (6월18일)
* EBS 원더풀사이언스 - 탄소제로 도시를 꿈꾸다 (11월 13일)
* KBS 기후변화특집 - 탄소의 진실 _ 아이앤티 제작 (11월 26일)
* KBS 수요기획 - 탄소0(zero)_ TV유니온 제작 (12월 10일)
이산화탄소(CO2) 줄이기의 중요성과 “탄소발자국”
이산화탄소 문제는 지구환경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다. “쿄토의정서”로 대표되는 이산화탄소 문제는 전 지구적 공동의 문제로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이야기 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들이 각 방송에서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자주 거론되는 <탄소발자국>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프로그램은 지난 6월 18일 KBS에서 방영된 환경스페셜 “탄소발자국”이다. 물론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외국과 관련단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전부터 탄소발자국이란 단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일반 국민이 접하게 된 경우는 환경스페셜을 통해서다.
KBS 환경스페셜-탄소발자국 이후 최근에 방영된 EBS 원더풀사이언스와 KBS수요기획의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타이틀에서부터 각각 “탄소”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그런 만큼 탄소문제는 환경과 에너지대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으며 그 관리의 필요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 이쯤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제작자 입장에서 아이템 “탄소”와 “탄소발자국”을 생각해 보자. 상기 예시한 3개의 프로그램은 각각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환경스페셜 이후 제작된 두 편의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무엇을 이전의 프로그램과 다른 것을 소개하려고 했는가에 대해 냉철하게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비교분석이지만 3편의 프로그램은 너무도 닮아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이산화탄소의 과대 발생으로 인한 환경변화(과도한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우리), 그리고 그것을 감소시키기 위한 실천사례 몇 가지의 제시가 전부다. (그 몇 가지 사례조차 각 프로그램에서 동일하게 겹치는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이산화탄소 줄이기 실천사례 몇 가지의 한계
이산화탄소는 우리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된다. 따라서 사람이 활동하기 위해 움직이는 그 자체로부터 발생되기 때문에 그것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운송수단, 건축기술, 식품을 비롯한 일상 생활용품, 심지어 인터넷 웹사이트 개발 등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영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제시한 3편의 프로그램을 보면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사례가 중복 소개되고 있으며 심지어 동일한 취재내용을 보이고 있다. 즉 이미 알려진 사실을 또 한 번 재구성 한 것에 지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사례는 다음의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한 남성의류브랜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표시제도와 경기도 부천의 한 쇼핑몰 사례)
환경수도? 독일 프라이부르크
이산화탄소와 환경, 에너지 문제와 관련한 프로그램에서 의례히 소개되는 해외사례 중 한국 취재팀들이 찾는 지역은 이상하게도 몇몇 장소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곳은 다름 아닌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로 이번 프로그램들에서도 역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EBS원더풀사이언스와 KBS수요기획)
진정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 중에 이 두 곳에만 우수 사례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그 두 곳의 사례만을 통해 탄소문제를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프로그램 기획자, 제작스텝 그리고 연출자의 깊은 전달의식과 차별화된 전달방법이 더욱 요구된다고 하겠다.
시청자들에게 똑같은 정보의 내용을 제공하기위해 비싼 취재비용을 들여서 너도나도 미국으로 독일 등 해외 취재를 갈 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사례는 KBS 지구의 해 특별기획 “호모오일리쿠스” 3부(10월 24일)과 SBS출발! 모닝와이드_세계도시대탐험22편 (10월 28일), SBS스페셜 “코난의 시대”(11월 16일, 23일) 등의 프로그램에서 거의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어 소개되었다.》
똑같은 내용을 마치 새로운 것 인양 소개
KBS환경스페셜- 탄소발자국(6월 18일_KBS한국방송)편을 통해 이미 소개되었던 영국 테스코 진열 상품의 탄소발자국 표기에 관한 취재 리포트(영국 정종훈)가 KBS기후변화특집으로 아이앤티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탄소의 진실”이라는 프로그램에 똑같이 사용된 사례까지 발견된다.
왜 제작주체가 다른 프로그램에 동일한 영상이 사용되었는가? 물론 방영주체인 KBS라고 하는 동일한 매체를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용이 가능했으리라는 판단은 되지만 이렇게 한번 방영된 영상의 경우라면 최소한 “자료화면”이란 표기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제작자로써 도리라 하겠다.
아이템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기대하며
국내에는 많은 영상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있다. 또 그들에게는 우수한 고가의 영상제작 장비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지 못한 단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획력”이라고 필자는 이야기 하고 싶다.
즉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는 의욕조차 없는 제작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저 어디서 누군가가 아이템을 던져주면 그저 그것을 형식에 맞춰 완성만 하면 된다는 의식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쟁력을 가진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작스텝 모두가 새로움에 대한 궁금증을 품는 것은 물론 국내외 이슈와 동향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방송 채널들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항상 관심 있게 고찰하며 분석하는 노력일 것이다.
그래야만 필자가 지적하고 있는 “아이템 우려먹기”에 대한 사례가 사라지며 경쟁력을 가지는 창조적인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는 단초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방송들의 또 다른 TV아이템 우려먹기 사례
① 인형소녀 캐나디와 땅끝마을 백화점
② 한복디자이너 이효재씨 사례
③ MBC추석특집 자연산과 KBS수요기획 돗돔
첫댓글 저탄소녹색성장 이란 말이 우선 제일 재미있구요..ㅎㅎ 카피라이터가 누군진몰라도..센스죽이고..ㅋ 사실 작년부터 로하스다..해서 열풍이 불었을때..탄소펀드얘기나 지속가능경영 같은것에대해 방송사에서 나올거라 기대했는데....구냥 웰빙열풍 때처럼...마케팅의 한 도구로밖엔 한국에선 취급되는듯 싶어 씁쓸하더군요... 현실적으로 공중파 교양pd들이 공채로 학벌순으로 들어가서 반공무원화되는 현실상.... nhk나 bbc 급의 세계적인 교양다큐제작은 어려우리라 생각됩니다.^^; 매너리즘이죠..
공중파 교양PD님들.. 공채는 학벌순이였구나 ㅜㅜ 공부 열심히 해야징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