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올여름을 화려하게 해 주었다
원래 민간 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출발했다고 한다
그 후 활발한 활동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지정되면서
관현악은 물론 발레와 오페라까지 공연하는 극장오케스트라로 당당히 서게 되었다
이번 공연 지휘자로 나선 다비트 라일란트의 선곡이 너무나 신선했다
라일란트는 잊혀진 작곡가들 발굴에 앞장서서 활발히 새로운 곡을 무대에 올리기로 유명하다
소프라노 이은희와 테너 주관균이 깊은 성량으로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까지 부르며 공연분위기가 달아올랐는데
이어서 연주한 2 곡이 너무나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야말로 클래식 음악계의 통통 튀는 작곡가라고 하면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베토벤 모차르트보다 한참 뒤인 20세기에 활동했으니 신세대 작곡가라고 해 두자
조지 거슈윈과 현존하고 있는 멕시코의 아르투로 마르퀴즈의 곡이 감동적이었다
조지 거슈윈의 '파리의 아메리카인'이란 작품을 감상할 때는
어! 음악이 참 재미있네
이 곡을 쓴 거슈윈은 파리를 방문한 아메리카인이
도시를 산책하고 거리의 다양한 소음을 들으며 프랑스의 공기를 들이마셨을 때의 인상을 음악으로 그렸다고 소개되어 있다
소개글을 읽고 음악을 들으니
도입부부터 자동차의 경적소리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발자국 소리, 거리의 소음 등이
마치 내가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 멕시코의 아르투로 마르퀴즈가 작곡한 '던존 2번'이 연주될 때는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관악기 중 가장 큰 튜바를 연주할 때 뮤트를 끼웠다 뺐다를 반복하며
다양한 소리를 내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튜바의 솔로 부분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을 수 있겠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눈길을 끄는 타악기 연주자들의 다양한 소리가
그야말로 맛깔스러운 조연들의 연기처럼 빛났다
하긴 주연 조연을 내 맘대로 정해놓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렇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의 연기가 주연보다 더 빛날 때가 있지 않은가
그래 난 오늘 정말 드라마틱하고 발랄하고 아주 재미있는 영화 한 편을 본 게야
음악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이 곡은 귀로만 듣는 감상법보다는 눈으로 감상 감상해야만 할 것 같다
동영상을 찾아 아마도 한동안 유투브를 들락거리겠지
재간둥이 관악기, 타악기들의 연주모습이 참 재미있다
오늘 연주회를 영화를 본 기분이라 했으니 지휘자인 다비트 라일란트는 영화감독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지휘하는 모습이 통통 튀면서도 과하지 않게 절제를 보여줬다
실제로 감정이 끌어 오르면 통통 튀듯 뛰어오르기도 한다
이제 뜨거운 여름도 곧 물러갈 준비를 하는 듯 보인다
뜨거운 여름이여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