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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ㆍ낙도로 출퇴근 KT IT서포터즈 천동철씨
KT의 IT서포터즈 전남 목포팀에 근무하는 천동철(38) 씨는 ‘봉사’가 직업이다. 주중에는 회사 일로, 주말에는 자발적으로.
애프터서비스 차원의 고객 지원이 아니다. 고아원이나 낙도를 찾아 PC를 고쳐주고 PC교육을 해준다. 그는 KT가 PC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400명으로 구성한 IT서포터즈팀의 일원. 그의 직업이 봉사가 된 연유다.
1995년 KT에 입사한 천씨는 지난 2월까지 기관 고객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관리하는 영업 일을 하다 IT서포터즈 팀원을 모집하는 것을 보고 주저없이 자원했다.
천씨가 요즘 출근하는 곳은 목포의 고아원인 공생원. 78명의 어린이가 9~10명씩 한 조를 이뤄 PC 1대씩 사용하는데, 이들과 어울려 PC나 인터넷을 가르쳐준다. 틈틈이 어린이를 지도하는 선생님들에게도 PC교육을 해준다. 중고 PC라도 확보되면 아이들이 함께 PC를 배울 수 있는 컴퓨터 교육장을 만들어주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동료 2명과 함께 배를 타고 40분쯤 가는 완도의 노화읍에 다녀왔다. 4박5일 동안 섬에서 숙식을 하며 교회에서 운영하는 아동센터의 PC 중 고장난 것을 고쳐주고 섬 주민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도 했다.
주중 하는 봉사가 힘들어 주말에는 ‘퍼질러’ 쉴 만도 하지만 주말에는 자발적인 봉사에 나선다. 지난 2002년부터 봉사단체인 사랑의 봉사단에 참여해 거의 매주 토.일요일 노숙자에게 밥을 퍼주거나, 혼자 사는 노인 가정을 방문해 벽지를 발라주고 목욕을 시켜준다. 사내의 CS(고객만족) 강사이고,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천씨에게 봉사는 일상생활 자체인 셈이다.
천씨는 특히 주말 봉사 때 9살과 7살짜리 두 아들을 자주 데리고 간다.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봉사하는 것을 보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큰아들이 ‘커서 아빠 회사의 사장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노인들 식사 봉사에 나갈 때마다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니 항상 웃으시라고 말한다”며 “밥만 퍼주는 게 아니라 즐거움을 선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