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총 두명의 여시가 메바여로 가라고 해 주고
7명중 6명의 여시들이 웃어주었기에 왔습니다.
못 이긴척(에헴) 메바여로 입성.
1일차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175318
<2일차>
2일때는 저 동네만 돌아다님.
나는 좁고 깊은거 선호해.
하지만 늘 얉고 넓지.
2일째 아침, 7시에 기상함.
폰여시 좀 하고 콘프로스트 두 그릇 말아먹고 배고파하면서 어기적어기적 나감.
일단 내 목표는 비단벌레차였음.
일종의 경주버전 코끼리 열차 같은건데 3000원 내고 타면 첨성대부터 교촌까지 슬슬 타고 한 바퀴 돌아 줌.
두 다리로 이리저리 헤집기 전에 이거 타고 대충 위치만 파악하고 동선을 짤 생각이었음.
인터넷에서 후기를 봤을 땐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는 둥
타기가 어렵다는 둥
예약을 하고 타야한다는 둥
꼭 퀘스트 완료같은 후기들이 많았기에 첫번째 차, 그러니까 9시 30분 차를 타기 위해 빠르게 뛰어갔음.
8시에 출발했지만
8시 40분 쯤에 도착했음.
파란점이 숙소 부근이고 빨간 점이 비단벌레차 매표소 부근임.
저 거리가 보기보다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1시간이 걸린 건 아님.
내가 길치라서 어마어ㅁㅏ하게 걸린 거임ㅎㅎㅎㅎㅎㅎㅎㅎ
내가 나를 못 믿어서 네이버 지도 앱 깔고 여행갔는데
지도를 암만 읽어도 길을 못 찾겠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도가 있으면 뭐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가리 프로그램이 딸리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될대로 되라지하고 갔음.
목표였던 시간 내에 매표소에 가는 것은 성공했음.
혹시 벌써 표가 다 매진됐을까봐 조마조마하면서 매표소 아저씨에게 말을 걸려는데 아저씨가 먼저 물어보심.
아저씨 : 차타러 왔어요?
나 : (제발 표 남아있어라ㅠㅠ) 네. 9시 30분꺼 타러 왔어요.
아저씨 : 그럼 9시 20분쯤 오세요.
나 : 네? 하지만 인터넷 후기 보면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일찍 온 건데.....
아저씨 : 20분쯤 오시면 됩니다.
그래서 그 동안 시간 보낼것도 없어서 바로 앞에 있던 대릉원 감.
내가 경주에 오고 싶었던 이유!!!!! 무덤!!!! 존나 큰 무덤!!! 대빵 큰 무덤!!!!
그 무덤을 보려고 표를 끊음.
표 끊고 들어가는데 나이 먹을 만큼 먹은 나무들이 먼저 보이더라고
뭔가 이유 없이 숙연해지는 기분이었음.
일단 마음 같아선 몇시간 동안 계속 돌아보고 싶지만 조만간 비단벌레차 타러 가야하고 그래서 천마총만 보고 나왔다가 재입장 하기로 마음먹음.
대릉원 표 끊은 당일은 재입장 가능합니다. 물어봤습니다.
하여튼 천마총 보려고 팻말 따라서 가다가
대나무가 심겨진 어떤 고분 곁을 지나게 되었는데
거기서 내가 황조롱이를 봤어.
아니 황조롱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육식 새를 봤어. 하여튼 봤어. 대나무 숲 아래 앉아있더라고.
그 놈하고 눈이 약 1초정도 마주침.
씨발 이건 특종이야. 사진 찍어서 여시에 자랑해야지 날아가기 전에 찍어야지 하면서 휴대폰을 꺼내려고 바지춤에 손을 대는 순간
그 새 발 밑에 빨간 덩어리가 보였음.
순간 직감적으로 황조롱이가 나도 제대로 못 먹은 아침 식사를 하려고 하는구나 싶더라고.
하지만 나란 여시 홍콩방에서 피지 짤은 봐도 수술 장면은 못 보는 사람임.
황조롱이가 아니 다른 새인가? 하여튼 그 놈이 식사를 하면 난 혐짤을 보는거잖아.
진짜 (편의상) 황조롱이 발견 > 사진 찍어야지 헉헉> 근데 발 밑에 저거 뭐야? 식사? > 갸아아아 혐짤!!!!!
이 모든 과정이 5초 안에 이루어진 것 같았어.
내가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뭔가 날아가는 것 같더라고. 다시 힐끔 보니까 황조롱이가 없어짐.
내가 걔를 굶긴거야. 본의아니게.
미안함이 들락말락하는 찰나 가슴쪽에 털이 다 뽑혀서 새빨간 핏덩어리가 안 죽고 살아있더라.
비둘기 같았는데 황조롱이가 날아가자마자 비틀거리며 땅을 기더니 날아거려다가 실패하더라고.
어차피 못 날 것 같아서 이걸 어쩌지? 이대로 둬야하나?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하나?하면서 3초 정도 고민하는데
얘가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서 드디어 찬란하게 비상함.
근데 그게 저공비행이었음.
나하고 부딪힐 판이었음.
잠바에 피 묻히는게 순간 너무 무서운거야ㅠㅠ 선물받은 잠바인데ㅠㅠ 둘기찡은 생사를 왔다갔다하는데 닝겐놈이 옷 걱정이나 하는거 진짜 양심없는 이기적인 현대인 같겠지만 진짜 그 순간엔 그 생각만 들더라니까???
그래서 임금님 행차라도 본 것 처럼 땅에 으아아하며 납작 엎드림.
저공 비행을 하던 둘기찡은 담장을 너머 사라져버렸음.
그리고 그 이후에야 생각이 들더라.
내가 걔를 살린거야, 본의아니게.
그 이후로 아무일도 없었던 척 하며 천마총 보러 계속 가는데 갑자기 이 상황이 너무 신기한거야.
뭔가 현대에 사는 삭막한 현대인이 겪을 것 같은 상황이 아닌거야.
비유를 하자면 마치 삼국유사의 한 페이지에나
병신년 3월 7일.
한성 출신 송모 여인이 왕릉 근처를 지나다 사냥하는 황조롱이를 보았다.
황조롱이는 속히 날아가버렸고 비둘기도 기는듯이 날더니 사라져버렸다.
송모 여인은 탄식하며
'본의는 아니었지만 내가 생명을 살렸구나, 필히 이것도 인연일 것이다.' 하며 노래를 지어 퍼트렸으나 현재에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런 느낌으로 실려 있을 것 같은거임.
진짜 참 신기한 경험 했다 싶더라.
근데 말이야 솔직히
여시들 지금 안 믿지?
그래서 비단벌레차 타고 돈 후에 다시 대릉원 가서 증거사진 찍어 옴.
보여???? 대나무 숲 아래 흝어진 비둘기털 보여???
안 보일까봐 두번 찍어 옴.
깃털 날리는거 보여????
내 말이 믿겨져????
이거 진짜야. 내가 겪음.
하여튼 이 곡절을 겪고 천마총으로 갔음.
천마총 입구로 들어가는데 뭔가 뭉클한 감정이 울컥하고 올라왔음.
아까 놀랄 일을 겪어서 그랬는지 모를.
무덤 내부랑 전시 된 모형을 천천히 쭉 둘러보고 휴대폰 시계를 봤더니 9시 10분.
서둘러 뛰어서 비단벌레차 타러 갔음.
타러 갔더니 차가 나와있고 아저씨 몇 분이 나와계시더라고.
아까 나와 얘기했던 분이 나 보면서 매표소 아주머니분께
'왔네, 왔어. 아까 예약하고 간 아가씨야.'
하면서 표 끊어주더라.
근데 이상한게 주변에 아저씨&매표소 아주머니&나 밖에 없더라?
설마하는 순간에 아저씨 한 분이 그러더라고.
'전세냈으니까 앉고 싶은 자리 아무데나 앉아요^^'
3000원으로 차 전세내기 개꿀. 맨 앞자리 정중앙에 앉아서 선덕여왕이라도 된 것 처럼 당당하게 가슴 펴고 앉아감.
저 뒤에 있는게 비단벌레차.
이거 타고 주변 쭉 돌았음.
포인트 지날때마다 아동용 프로그램에 나오는 성우같은 발랄한 목소리가 여기가 어디인지, 뭐하는 곳이었는지, 역사같은거 다 설명해 줌.
하여튼 본격적으로 돌기 전에 타는것도 괜찮아.
손님이 나 하나뿐인데 운행해주신 친절함도 좋고.
근데 다만 문제인건
조깅하는 동네 주민분들 사이로 비단벌레차 전세 내고 지나가는 내가 왠지모르게 부끄럽더라.
길이라도 막고 계셔서 클락션이라도 울리면 다들 이 쪽을 일제히 쳐다보는데
맨 앞자리 정중앙에 전세 낸 내가 바로 그분들 망막에 다이렉트로 꽂히잖아
뭔가 수치플이었어.
칸 두개나 되는 긴 차인데
앉아 있는게 나라는 아낙뿐이야.
심지어 맨 앞자리 정중앙.
맨 뒷자리 정중앙이 아닌게 어디야ㅎㅎㅎㅎㅎㅎㅎㅎ 생각해보니까....
교촌마을을 지날 땐 잠시 길이 막혀서 그쪽 주민분들이랑 운전하시는 분들이랑 대화를 나누셨는데
몬가 구경당하는 느낌도 들고ㅎㅎㅎㅎㅎㅎ 아무도 나 안 보는데 나 혼자 스포트라이트 받는 느낌이 들고ㅎㅎㅎㅎ
부끄러웠지만 당당하기로 했음.
한바퀴 돌고 내려서 감사하다고 인사 꾸벅꾸벅하고 이제 어디로 가나 주변을 둘러보고 첨성대 감.
근데 내가 아까 비단벌레차를 주변 둘러보고 동선 짜려고 탔다고 했잖아.
다 소용없더라ㅎㅎㅎㅎㅎ 수치심 앞에 방향감각 상실함ㅎㅎㅎㅎㅎㅎㅎㅎ
여기에 뭐가 있더라 싶음.
황조롱이 얘기 꺼냈더니 어지럽네. 쉬었다가 2일차 하편 쓸게
문제시 조롱당함
존나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필력쩐다 이여시!!
근데 경주여행 영업당햇다 나 여시꺼 후기 다읽어봐야지
내가 갔을 땐 만차던데 평일이라 그런갘ㅋㅋㅋㅋ
아니 황조롱이 본게 그렇게 대단한일이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력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필력봐 그거같아 그 옛날 관리들 답사수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겁나 잘쎀ㅋㅋㅋㅋㅋㅋㅋㅋㅋ삼국유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삼국유사 한 구절에 그냥 넘어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력장난아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단햌ㅋㅋㅋㅋㅋㅋㅋ
아 눈물낭다ㅜ
너무웃어서 진빠져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력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경주 가고싶다!!!!!!
삼국유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생각하는게 너무 신기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ㅋㅌ
병신년 3월 7일이 내 킬링파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여시 필력보게ㅌㅋㅋㅌㅋㅋㅋㅋㅋ
마무리가 웃곀ㅋㅋㅋㅋㅋ 황조롱이 이야기했더니 ㅇ ㅓ지럽다고 나중에 적겠대 ㅋㅋㅋ
망막에다이렉틐ㅋㅋㅋㅋㅋㅋㅋ
먹을만틈 먹은 나무들 내 킬링파틐ㅋㅋㅋ
여시 글 너무 찰지게 잘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이어리 써? 그것도 올려주라 ㅇㅅㅇ(뻔뻔)
ㅋㅋㅋㅋㅋㅋ여시ㅠㅠㅠㅠ저롱잌ㅋㅋㅋㅋㅋ너무웃겨ㅠㅠㅠㅠㅠㅠㅠㅠㅠ필력쩌러 또쪄주라주..!!
필력 본 받고싶다 진짜 ㅋㅋㅋㅋ
여시 나와'ㅜㅜ 2편 줘!! ㅋㅋㅋㅋㅋ
여시 필력봐ㅋㅋㅋㅋㅋㅋ송모여인이 지어 퍼뜨릴 노래도 써주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시조롱당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주여행 뽐뿌 왘ㅋㅋㅋㅋㅋㅋㅋ
문제시 조롱당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필력bbbb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시말진짜잘한닼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콧멍에서 경주 여행지 보는데 터졌다고 ㅋㅋㅋㅋㅋ 여시 글 보고 비단벌레차 검색했다 교과서도 들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짴ㅋㅋㅋㅋㅋ황조롱이 연어하다가 이거 봤는데 존웃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