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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별도 달도 보이지 않는 저 하늘 끝까지 어두컴컴한 밤이었다.
난 가로등 불빛마저 꺼져버린 그 골목길을 갈 곳잃은 고양이처럼 서성거리는 그 아이를 만났다.
축 처진 어깨에 푹 숙인 고개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연민을 느끼기엔 충분한 모습이었던 그 아이.
갈색머리카락 사이로 빛나는 두 눈동자를 보았을 때 난 그아이에게 말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는 그런 마력이 있는 아이였으니까. 그 두 눈동자는 사람을 빨려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으니까.
고개를 들어 날 보는 그 아이의 눈은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았다. 그냥 … 깊고 어두울 뿐.
“…넌 왜 이 곳에 혼자있니?”
그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긍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정의 의미도 아닌 것 같았다.
…말이 없었다. 말을 하기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반면 그 아이는 무척 외로운 녀석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도, 달도 없는 밤에 그 아이의 눈동자만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건 뭐랄까, 주인을 잃어버린 고양이처럼 홀로 남겨진 그 아이가 너무나도 불쌍하게 느껴져왔다.
아마 그 말은 내가 아닌 다른 그 누구였다해도 꺼냈을거야. 그 아이는 무척 예뻤으니까-
“…갈 곳이 없다면 우리집으로 갈래?”
살금살금. 발자국 소리 하나 없이 앞장서서 걸어가는 나와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던 그 아이.
살며시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행히 엄마는 주무시는 듯했다. 휴우- 한숨을 쉬며 다시 한발자국.
드디어 내 방문을 열었을때서야 안심을 하며 그 아이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 아이는 신기한듯 내 방을 두리번두리번- 훑어봤다.
요리조리 굴리는 동그란 눈동자가 너무나도 예쁜 아이. 왜 이렇게 이 아이와 친해지고 싶은걸까?
“이름이 뭐야? 난 … 한민정!”
“아..저기.. 난 ..”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곧, 우와! 하고 소리를 내버렸다.
정말 너무나도 예쁘고 고운 목소리였다. 더듬더듬 겁먹은듯한 눈치였지만, 난 알고있었다.
그 아이도 나와 친해지고 싶어하고 있다는걸.
조용조용한 말소리로 말을 더듬는 그 아이는 왠지 예전의 나의 모습같았다.
집 밖에만 나가면 언제나 아무 말도 못했던 …
그래서였을까, 이 아이에게 더욱 관심이 생기는건.
“난… 이름이 없어.”
“응?”
“아무도 내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어…”
“...”
“난 집도없고, 엄마에게도 버림받았어. 난 …”
조용하지만 단호한 그 목소리엔 감추고 싶어하는듯한 뭔가가 있는듯했다.
그래서 난 더이상 묻지 않기로했다. 선생님도, 엄마도, 아이들도.
다른 사람의 아픈 곳은 캐묻지말고 감싸주어야하는 것이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난 다른 사람들의 말처럼, 그 아이를 다독여 주었다.
등을 토닥여주니 그 아이는 놀란 눈치인듯 했지만, 곧이어 편하게 웃어보였다.
“그럼 니 이름은 내가 지어줄게! 뭐가 좋을까 …, 아! 아랑이. 한아랑!”
“한..아랑?”
“난 한씨니까 너도 한아랑이야. 우와. 나보다 이름이 백배천배는 더 이쁘다.”
“응…헤헤.”
웃는 미소가 정말 귀여운 아이였다. 감싸주고 싶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은 그런 아이.
그런데 … 데려오긴 했는데, 엄마한테 사정을 말해주면 엄마도 분명 잘 데려왔다고 해주겠지?
한참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랑이가 졸린듯 하품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졸리다. 이제 잘까?”
“응!”
-
“으음…”
“아, 아랑아. 깼어?”
학교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랑이가 몸을 뒤척였다.
아랑이도 늦잠꾸러기구나 …. 난 학교를 가야해서 이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책가방을 챙기고서 후다닥 방문을 열었다. 아차차. 아니지, 아랑이에게 인사부터 해야지!
“아랑아, 나 올 때까지 그냥 내 방안에 있어. 알았지? 학교 갔다올게. 안녕!”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보니 거실의 소파에 엄마가 앉아계셨다.
나를 보고서는 환하게 웃어보이는 우리 엄마. 하나뿐인 소중한 내 엄마.
하지만 엄마는 내 책가방을 보시고서는 조금 슬픈 표정을 지었다.
우리 엄마는 날 너무 사랑하니까. 그래서 내가 학교가는 순간이 무척 아쉬운거겠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엄마- 다녀올게요! 하며 안기려는 순간 내 눈에 들어온 시계.
“아- 지각이야!! 엄마 다녀올게!!”
문을 열고 집을 나가니, 동네는 시끌벅적했다.
출근하는 아저씨들과, 나처럼 등교를 하는 학생들.
나도 그 속에서 지각을 하지 않기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
.....
“한.민.정!”
“…헤..헤헤,”
“오늘도 지각이지?”
“죄송해요..”
“으이구. 얼른 자리에 가서 앉아!”
그리고 시작된 수업과 , 친구들과의 대화.
이렇게 지겨운 날들의 반복인데도 아이들은 언제나 활기차다.
나도 그 중하나지만 …
문득 창밖을 보니 아랑이 생각이 났다. 내가 없는 내 방에 혼자 있을 아랑이.
혼자 있으면 쓸쓸할텐데… 너무 많이 쓸쓸할텐데..
“야.한민정! 집에 안가?”
“어…, 내가 언제 잔거지?”
“학교 마쳤어! 잠꾸러기!”
정말 잠자는 새에 마쳐버렸구나 …. 다신 잠자지 말아야지, 으휴-
교문을 나서는 순간 아랑이 생각이 났다. 혼자 있을 아랑이. 쓸쓸한 아랑이!
그리고 그 순간, 지각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난 뛰었다. 단지 아랑이를 보기위해서.
“아랑아!”
.....
엄마에게 인사 하는 것도 잊은채로, 내 방문을 벌컥 열어보니 아랑이와 엄마가 같이 있었다.
엄마의 얼굴은 무척이나 심각해보였고, 아랑이는 떨고있는 모습이었다.
“엄마…”
“민정아.”
“엄마 미안. 쟤는 아랑이라는 애인데, 갈데가 없대! 우리집에서 같이 살면 안되?”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나와 아랑이를 번갈아보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랑아…너랑은 어제 만났지만, 난 왠지 너랑은 무척 친해질 것 같아.
그래서 엄마가 반대를 하시더라도 꼭 우리집에서 같이 살게 해줄게!
“그래,알았어.”
“어? 엄마 진짜? 정말이야?”
“그 전에 엄마 따라서 어디 좀 같이갈까, 민정아?”
엄마의 단호한 표정을 보니 싫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채 ‘네’하고 대답을 하니 엄마가 내 손을 잡고서 어딘가로 향했다.
택시를 잡아타고서도 엄마는 나에게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택시가 세워진 그 순간까지도. 돈을 지불하려하던 엄마가 나에게 먼저 내리라고 말을 했다.
멍하니 문을 살짝 열어보니 아주 아주 큰 건물이 보였다.
흰색건물. 난 그 건물을 다 보기도 전에 병원이란 것을 짐작했다. 엄마는 날 자주 이 곳으로 데려왔으니까.
“엄마. 나 아픈데 없어.”
“엄마도 알지만 혹시몰라서 의사선생님께 그냥 우리 민정이 아픈데 있나- 없나. 그거 알아보러가는거야.”
“엄마아. 나 아랑이랑 놀래 그냥..”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엄마는 날 너무 많이 사랑하는 거 같다.
하나도 아픈 곳이 없는데 엄마는 나를 병원을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꼭 데려가는 것 같다.
정말 아픈 곳이 하나도 없는데 …. 병원안에서는 날 아는 사람이 몇명 있었다.
다리를 쓰지 못하는 할머니와, 간호사 언니들이랑 의사선생님 …
“아랑이 왔니?”
“아…의사선생님..안녕하세요!”
이 아저씨는 이 병원에 올 때마다 항상 보는 것 같다.
사실 여기 와봐야 난 하는게 별로 없지만. 병원 구경은 재미있다.
오늘도 다른날처럼 의사선생님의 질문에 몇개 대답을 하고서 병원 구경을 하러 나섰다.
간호사언니도, 할머니도, 병원을 마구마구 돌아다니다가 다 친해졌으니까.
하지만 뒤를 돌아보니 심각한듯 의사선생님이랑 얘기를 하는 엄마를 보고 그냥 그 자리에 다시 앉아버렸다.
왜 자꾸 병원에 오는걸까? … 엄마의 표정이 좋지않다. 오늘따라 더욱 더.
설마 내가 아니라 엄마가 많이 아픈걸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슬픈표정인걸 보니까.
오늘은 낮에 더이상 잠에 들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영- 끝날것 같지 않은 의사선생님과 엄마의 대화에 난
잠이 들고 만 것 같다 …아마 꿈속에서 아랑이의 얼굴을 본 것 같다. 아주 해맑게 웃고있는.
…
“민정아. 집에 다 왔어. 이제 깨야지?”
“…음..으....응?”
“다 왔어. 어서 내려야지?”
“아…또 많이 자버렸네.”
쓴웃음을 짓는 엄마를 보고서도 난 그냥 집안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아랑이.아랑이. 내 친구 아랑이! 아랑이를 찾으러 집에 들어가니 아랑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라… 내가 없어서 너무 심심해서 밖으로 놀러 나갔나?
“엄마. 나 아랑이 찾으러 나갔다올게!”
“…미, 민정아- 그 아랑이..라는 아이는 아마 집으로 간 걸거야. 그러니까 찾지말자, 응?”
“아냐 엄마! 아랑이는 집이 없다고 했어! 엄마도 없다고 했단말이야!”
“민정아 !!”
대문을 열고 뛰쳐나가서 아랑이가 갈만한 곳, 이 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분명 있을거야. 아랑이가 분명 있을거야!
“…하..하지마. 제발 그러지마…”
..아랑이 목소리였다. 분명하진 않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이 슬프게 들리는 아랑이의 목소리.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랑이가 서있었고, 동네 꼬마들이 아랑이에게 돌을 던지고 있었다.
아랑이는 크게 무슨말도 하지못하고, 하지말라는 말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아랑이의 모습을 보면서 동네 꼬마들은 무슨 생각으로 돌을 던지고 있는걸까 ?
“야 ! 너네 뭐하는 짓이야? 아랑이한테 왜 돌던져 !!”
“어? 으악!! 얘들아 도망가자!”
“뭐…? 이것들이. 잡히면 죽는다 너네!”
한번 큰 소리 치니까 모두 우르르르 도망을 가버렸다.
찍소리도 못할 녀석들이 감히 내 친구를 괴롭혀?
헤헤 웃으며 아랑이에게 다가갔다.
“아랑아, 괜찮아?”
“아…”
“이제부터는 내가 안다치게 해줄게! 집에 가자!”
“..응.”
집에 가는 길에 아랑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랑이의 예쁜 목소리를 더 듣고 싶었지만, 그 아이는 입을 꾸욱 다물고 있었다.
집에 다 도착했을 무렵, 아랑이가 드디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냥 그 애들과 얘기하고 싶었어…. 하지만 다가가는 순간 그 아이들은 돌을 던지더라..”
“원래 우리 동네 애들이 말썽쟁이들이니까 니가 이해해.아랑아.”
“난.. 난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쳐다보기만 했을뿐인데.. 거슬린다고..”
충격이 많이 컸던걸까, 아랑이는 다시 말을 하지 않았다.
난 그런 아랑이의 등을 토닥여주며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니 엄마가 아랑이를 곱지못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난 그런 엄마를 노려보며 ‘엄마. 내 친구한테 그럼안되!’ 하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엄마는 알아들었는지 아랑이를 보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깜빡하고 창문을 열어놓고 간 것이 기억났다.
닫아둘까 싶었지만 아랑이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좋은듯 했다.
“내일도 학교 다녀와서 놀아줄게 아랑아.”
“응… 고마워.”
“헤헤헤.”
난 그날 아랑이의 손을 꼬옥 잡아준채로 잠에 들었다.
아랑이 손은 무척이나 보들보들했다. 뭐라고 해야할까 … 아기고양이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꼭 자장가를 듣는 것보다도 더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
‘때르르르릉-’
으.우리집 알람시계는 무척이나 시끄럽다.
간신히 눈을 떠, 알람시계를 껐는데 내 옆자리가 허전했다.
…아. 아랑이가 없었다!!
“아, 아랑아? 아랑아!”
방문을 벌컥 열어보니 엄마는 오늘도 나보다 일찍 일어나 있었다.
난 쿵쾅쿵쾅 엄마에게 다가가서 물어봤다.
“엄마. 아랑이는?!”
“…아랑이?”
“응! 아랑이가 없어.아랑이!”
“아마 니가 열어둔 창문으로 나간거겠지… 민정아. 그냥 그 아이는 찾지 않으면 안되겠니?”
“아냐. 아랑이가 왜 창문으로 나가? 내가 안다치게 해준다고 했단말야!”
아.아 맞다! 아랑이가 어제처럼 또 그 애들에게 맞고 있으면 어떡하지?
걱정되는 마음에 밖으로 나가서 그 장소에 다시 가보아도 꼬마애들도. 아랑이도 보이지 않는다.
…길이라도 잃은건 아닐까, 길도 모를텐데...
좀더 사람이 많이다니고, 차들이 많이 쌩쌩 지나가는 곳에 가보니. 저 멀리서 아랑이가 보였다.
아랑이는 차들이 지나가는 그 도로를 향해 뛰고 있었다.
“아..아랑아 안되! 아랑아!”
바로 앞에 차가 달려오고 있는데도 아랑이는 건너편으로 뛰어가려는듯 했다.
아랑이…. 안되는데 …. 아랑이는.. 아랑이는.. 내 소중한 친구인데..
그 때였다. 아랑이를 향해서 차 한대가 쌩쌩달려오고 있었다.
“아랑아 !! 안되 !!”
-
...
........
“들었어요? 이 도로에서 애가 한명 죽었대요.”
“고양이를 꼭 사람인 것처럼 구하려했다던데..”
“몰랐어요? 그 아이. 좀 정신이 나간애였나봐요. 지 엄마가 가둬놓고 키우니 고양이라도 친구삼고 싶었나보죠…”
“그게 정말이야? 어머 세상에…”
“동네 꼬마애들도 그 아이를 피했나봐요. 불쌍해라… 쯧쯔.”
-
“엄마. 왜 민정이는 밖에 나가면 안되요? 민정이도 밖에 나가서 놀고싶단 말이야!”
“응 …그건.. 민정이는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기 때문이야 ….”
“피, 그런게 어딨어?”
엄마의 손을 잡고 울상을 짓던 소녀는 입술을 삐죽 내민채로 자기의 방에 홱 들어가버립니다.
그리고서는 가방에 이 것 저것, 먹을 것과. 예쁜 인형을 챙겨넣습니다.
엄연한 가출이였습니다, 그건. 소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서버립니다.
“아…예쁘다.”
그 소녀는 그렇게 나가게 된 집밖에서 한마리의 고양이를 만납니다.
소녀는 한번도 자기 또래의 아이를 만나본 적이 없기에 단 한명의 친구도 없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고양이가 자신처럼 외롭다는걸 알아채고, 그 고양이에게 말을 걸게됩니다.
고양이는 소녀의 단 하나뿐인 친구가 되었습니다. 비록 말을 하진 못했지만 소녀는 고양이가 정말 사람인듯,
착각을 하게 되었고. 고양이의 울음소리 하나 마저도 헤헤- 웃는 웃음으로 들리게 되었습니다.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소녀는 인형을 가득 채워넣은 책가방을 들고서 집을 나서지만,
소녀가 갈 수 있는 학교는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집 근처 놀이터로 향한 소녀는 인형들을 세워놓고 인형놀이를 시작합니다.
아니, 그 누가 봐도 인형놀이이지만 소녀에게만은 실제로는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학교생활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소녀는, 고양이와 다시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 것을 본 소녀의 어머니는 소녀를 병원으로 데려가지만.
병원에서는 소녀의 입원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소녀의 엄마는 사실 소녀가 입원하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내놓으면 창피한 그런 자식이니까. 그렇지만 자신의 자식이니까.
“민정아, 오늘 새로운 친구가 왔다면서. 누구니?”
“아랑이…”
“아랑이라. 예쁜 이름이구나? 아랑이는 그 친구가 어떤 친구라고 생각해?”
“참 이뻐요.”
“아랑이는 민정이처럼 말도 할 수 있고.. 잘 걸어 다니니?”
“응. 아랑이는 말을 아주 잘해!”
아랑이. 소녀는 만난지 하루 밖에 안된 그 고양이에게 빠져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자기와 대화를 해준 친구이니까요. 이미 소녀에게 아랑이는 한낱 고양이가 아닌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아랑이는 고양이었습니다. 소녀가 하는 말도 갸웃갸웃 알아 듣지 못한채 소녀가 손을 꼬옥 잡아준 그 날.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이 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다시 외로워진 고양이는 좀 더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갑니다.
그 때 잠에서 깨어난 소녀는 고양이를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차에 부딫힐듯, 위태로운 모습이었고.
그런 소녀는 고양이를 구하러 뛰어갑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향해 달려드는 차에 치여버리지만.
소녀의 품 속에 있던 고양이는 다행히 목숨을 건진듯 귀를 쫑긋 거리며 소녀의 품안에서 빠져나옵니다.
소녀의 옆을 맴돌던 고양이는 다시 자신이 가려던 건너편으로 가버립니다.
그렇게 소녀와 고양이는 아무 것도 아닌 사이로 끝날. 이별을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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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현정씨의 수필이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느낌이신가요?”
어느 인터뷰 장소. 인기 작가 김현정씨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처음으로 들어온 인터뷰자리인데, 그녀는 떨지 않고 말을 했다.
그녀는 … 그대신 눈물을 흘렸다.
“제 딸은 … 정말 예쁜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었죠.
사실 창피했습니다. 제 아이가 겨우 그 모양이라는 것이. 그래서 가둬 키우고 살았지요.
그게 잘못인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 날 아이가 말하더군요. ‘엄마. 학교다녀올게’하고.
동네꼬마들 마저 그 아이를 놀렸지요. 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 창피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그 병으로 인해 고생하던 아이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이 글을 썼습니다.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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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소설이 되길 원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정신병을 앓고있는 친구없는 소녀가 고양이를 만나 머리속의 상상으로 고양이를 친구라는 존재로 만들지만,
결국 그 고양이로 인해 죽게되고, 소녀의 어머니는 죄책감에 소녀의 이야기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소녀의 죽음을 같이 아파해주기를 원했습니다. 고양이는 …응? 어떻게됬을까요?
글재주는 없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첫댓글 와........정말멋지세요.이런소설쓰시는분의글재주가너무부러운...게다가 아랑이가 너무 가여워요. 넘넘슬픔... 좋은소설보고갑니다!!!!!!
재밌어요 초초감동 다른소설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