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한 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 공연을 보았다. 유명 성악가도 출연하지 않았고 성악가 사이의 편차도 있었으며 일류 오케스트라 협연도 없었지만, 나름대로 앙상블이 좋았고 톡톡 튀는 연출 아이디어가 흥겨운 작은 공연이었다. 관객들도 꽤 많이 들어왔었다.
음악 애호가로서 언제나 느끼는 것은 오페라가 매우 비싼 예술이라는 것이다. 공연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에 표 값이 엄청나게 비싸기가 십상이라, 나 같은 열혈 애호가도 선뜻 좋은 좌석을 구매하기가 꺼려지고 어떤 경우는 아예 감상을 포기한다. 대신 집에서 DVD나 CD로 대리만족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개 제작비를 최대한 뽑기 위해 오페라 공연에 적합하지 않은 대극장에서 공연하기에, 3층 저 멀리에서 개미만해 보이는 성악가들의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으려 애를 쓸 때도 많았다. 예술성보다는 성량이 큰 성악가가 무조건적으로 선호되는 부수적 현상도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오페라가 대중과 유리된 '그들만의 리그'가 될 위험성이 다분히 존재한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요즘 소극장 오페라가 대두되고 있다. 소극장에서 분량도 적절히 줄이고 기름기도 빼고 아기자기한 앙상블로 승부를 거는 공연 형태이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소극장 오페라를 통해 쉽고 친숙하게 그리고 덜 비싸게 즐길 수 있다. 성악가들도 성량이 그리 안 커도 예술성만 있으면 된다. 앞으로 이런 형식의 소극장 오페라가 더 많아져 오페라가 좀 더 대중에게 친숙해 지길 기원해본다. 이번 주에 열리는 '서울 국제 소극장 오페라 축제'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