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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중앙화단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추상화가로서 주목받고 있는 화가 장승택은 반투명의 플랙시글라스(Plexiglas)에 수십겹의 색을 입혀 단색의 화면을 만들어 내는 전업작가다. 그의 작품은 외견상 미니멀 아트에 가깝지만, 차갑고 건조한 즉물적 회화와는 거리가 있다. 반투명한 표면의 내부에는 여러겹의 평면이 중첩되며 빛을 머금은 색이 미묘한 울림을 만든다. 2차원적 평면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3차원적인 본질을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그의 작업은 미니멀 이후 추상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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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택은 프랑스에 유학중이던 1990년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명은 '가장 깊이 절망한 이들을 위한 모뉴멘트'로서, 당시 서른한살인 작가가 27년 전 서른한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아버지에게 바친 전시였다. 이는 서른하나라는 나이를 관통하여 아버지에게 오버랩된 자신의 발견인 것이며, 그 발견은 다름 아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겹쳐지는 어떤 아이러니 같은 것이다. 이는 작가의 의식이 시공간의 변화를 초월해 항구적인 것, 지속적인 것, 절대적인 것, 어떤 원형질 같은 것을 갈망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여기서 절망은 변하는 것들에 대한 절망인 것이며, 그럼으로써 실상 변하고 절망하는 자신을 기념하였던 것이다. 이런 인식은 차후 작가의 작업에 있어서 눈앞의 현상보다는 그 근원을 추구하게끔 관여하여 폴리페인팅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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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3년이 흘러 불혹을 지난 지금 '장승택 展' 이라는 이름으로 이번에는 고향 의정부에 바치는 전시회를 연다. 1959 년 고양에서 태어나 바로 다음 해에 의정부로 이사와 프랑스로 유학하기전까지 장승택은 중앙초등학교, 의정부중·고등학교를 거쳐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 진학하기까지 생활한 의정부를 그는 '고향'이라고 말한다. 장승택은 자신을 키워준 의정부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릴적 마음껏 뛰놀고 저의 삶과 예술에 커다란 자양분이 되었던 첫동산 - 빡빡산, 안골유원지, 성불사, 형제바위, 폭포수..... -언저리에 자리잡은 보기좋은 공간에서 그동안 그침없이 진행되어 온 저의 작품세계를 보여드리게 되어 대단히 기쁘고 또한 긴장된 마음입니다." 라고 밝힌 그의 초대의 말에 묻어있는 '고향' 의정부에 대한 애정은 그침없이 달려온 그의 여정에 잠시 쉼표를 찍고 어릴적에도 그랬던 것처럼 따뜻한 자양분을 공급받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굳이 회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지만 회고전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전시되는 작품 또한 특별하다. 3월 7일부터 21일 까지 갤러리 인에서 전시했던 최근의 작품들과 그동안 활동하면서 작업한 주요한 작품들을 선별하여 화가 장승택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는 흔치않은 전시회이기 때문이다.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가 서울이 아닌 의정부에서 이처럼 의미있는 전시회를 초대전도 아닌 대관전으로 준비한다는 것은 왠만한 애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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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장승택의 작품은 언뜻 보아 모노크롬(단색회화)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작품에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그것이 캔버스 위에 유채물감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일종의 아크릴처럼 보이는 특수한 바탕위에 롤러에 의해 수많은 반복을 통하여 이루어진 섬세한 물감층임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그 바탕은 일반의 캔버스가 아닌 작가가 고안해 낸 플랙시글라스로 제작된 5cm이상의 두께의 BOX형태임을 알 수 있는데 이 점이 장승택의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외형적 특징이다. 플랙시글라스(Plexiglas)라는 재료는 그 특성이 빛을 완전히 투과하는 대신 빛의 함량을 자기내부에 지닌 반투명 물질로서 작품의 공간과 색층을 빛과 더불어 흡수함과 동시에 발산한다. 이러한 재료의 특성이 장승택의 작업을 기존의 캔버스회화와 차별화하고 있으며 거기에 더해진 무수한 색층은 그의 작업을 '폴리페인팅'으로 불리워지게 한다. 언뜻 표면상으로는 단일 색상처럼 보여지지만 실상은 무수한 색층이 존재하여 바탕인 플랙시글라스의 층과 더불어 거기에 빛이라는 가변적 요소가 어우러져 보여지는 화면은 특유의 아우라를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다층적인(Poly) 작업을 통해 장승택은 일상생활이 언뜻 단순해보이지만 반복되는 일상속에 리얼리티가 있다는 작가의 생각을 표현해내고자 한다. 따라서 장승택의 작품은 매우 단순해보이지만 그것이 무엇을 뜻하고 있는가를 알기는 쉽지 않으며 그렇기에 관람객으로 하여금 더욱 더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어느정도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에 다가서면 작가는 다시 변화된 모습으로 관람객에게 마주선다. 계속해서 던져지는 작가의 화두, 그 화두의 답을 찾아 헤메이는 관람객들..... 이러한 주고받기를 통하여 예술은 계속 진행되며 그 속에서 찾아낸 관람객 자신의 느낌들을 작가는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느낌이든지 상관없이 작가는 그것이 자신이 의도한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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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59 년 경기 고양생. 중앙초등학교, 의정부중·고등학교,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 졸업. 파리1대학 조형예술학과 석사과정 수학. 갤러리인 서울 2003 등 개인전 12회, 추상미술의이해전 성곡미술관 2002. 회화의복권전 국립현대미술관 2001. 광주비엔날레특별전 2000. 새천년의 미술전 갤러리현대 2000 등 다수 단체전 참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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