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6년 8월 18일, 화천군에 소재한 화천군장애인복지센터와 장애인보호작업장을 방문하여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약 3시간에 걸쳐 시설을 둘러보고 운영 현황을 살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번 견학 요청을 따뜻하고 적극적으로 받아주시고 바쁜 일정에도 직접 안내해 주신 화천군장애인연합회장이자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화천군지부장이신 원정희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따뜻한 환대 속에서 시작된 견학
오전 11시 30분경 화천에 도착하자 원정희 회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고, 점심식사까지 함께하며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다.
식사를 마친 후 가장 먼저 화천군장애인복지센터를 둘러보았다.
당초에는 하나의 큰 건물에 여러 장애인단체와 시설이 함께 입주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지적·시각장애인 관련 단체는 본관을, 지체·농아 관련 단체는 별관을 사용하고 있었다.
본관을 중심으로 둘러보니 개별 공간 자체는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갖추고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지하 1층에 최신식 목욕시설을 갖추고 매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남성과 여성이 격일로 이용하도록 운영하고 있었는데, 장애인들의 일상생활과 위생·건강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복지서비스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커피·바리스타 교육시설, 제과제빵실, 헬스장, 점자도서실, 아담한 체육관 등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1층에는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센터가 최신 시설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었다.
시설 하나하나를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철원의 현실과 비교하게 되었다.
장애인복지는 단순히 사무실 하나를 제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문화·체육·교육·직업·건강·여가와 일상생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다.
동시에 우리 철원도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조금 더 앞을 내다보는 선제적인 행정과 장기적인 시설투자가 필요하다는 아쉬움도 갖게 되었다.
시설 견학 후에는 원정희 회장님과 약 한 시간 동안 장애인단체 운영과 지역 장애인복지 발전방향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지역 장애인단체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었던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작업장’이 아니라 하나의 ‘기업’이었던 보호작업장
이어 내가 꼭 한번 보고 싶다고 요청했던 화천군 장애인보호작업장을 방문했다.
원정희 회장님께서는 바쁜 일정에도 흔쾌히 승낙하시고 직접 차량으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보호작업장까지 안내해 주셨다.
화천군장애인연합회가 운영법인인 이 보호작업장을 실제로 둘러본 순간, 상당한 충격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내가 이전에 방문했던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춘천에 소재한 강원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하나린보호작업장이었다. 당시에는 볼펜 부품 조립과 같이 외부에서 작업을 받아 수행하는 단순 임가공 형태의 직업재활사업을 주로 보았기 때문에 보호작업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화천의 보호작업장은 전혀 달랐다.
마스크와 면코팅장갑 등을 원재료 단계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직접 생산하는 자동화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자동화된 기계가 가동되고 제품이 생산되는 현장을 직접 보면서 ‘이곳은 단순한 작업장이 아니라 하나의 공장이자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단순한 일거리를 장애인들에게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직업재활시설로 성장해 있었다.
결국 시설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시설을 만들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은 보호작업장 황인성 원장님과의 대화에서 찾을 수 있었다.
황 원장님께서는 이곳에서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근무하면서 오늘의 보호작업장을 만들어 오셨다고 했다.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단순히 오랜 기간 근무했다고 해서 이런 시설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현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쌓고,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강원특별자치도 등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담당 실무자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각종 공모사업에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하나씩 시설과 사업을 발전시켜 왔다는 설명을 들었다.
황 원장님께서는 이를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나는 오히려 그 대목에서 이번 견학의 가장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좋은 복지시설은 건물이나 예산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공부하고 찾아다니고 도전하는 사람이 있을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철원과 화천, 장애인 문화예술로 교류하기로
뜻밖의 반가운 만남도 있었다.
보호작업장에서는 발달장애인 밴드 ‘해피바이러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식당 옆에 마련된 연습실에는 드럼과 기타, 관악기 등 다양한 악기가 갖춰져 있었고, 밴드가 지역행사에도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우리 철원군발달장애인협회 역시 장애인예술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내년 철원군 장애인 정기연주회에 ‘해피바이러스’를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황인성 원장님께서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아울러 우리 철원군 장애인예술단도 앞으로 화천지역 행사에 초청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단순한 시설견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철원과 화천의 발달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 방문하고 공연하며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화천에서 본 것을 철원의 미래로
장장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화천군의 장애인복지시설을 둘러본 뒤 철원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화천에서 본 것을 그대로 철원에 옮겨놓을 수는 없다.
지역의 여건도 다르고 장애인 인구와 복지수요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배울 것은 있었다.
장애인복지센터는 단순한 장애인단체의 사무공간이 아니라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문화·체육·교육·건강·직업재활이 함께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장애인보호작업장은 단순한 임가공이나 소일거리를 제공하는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지속가능한 직업재활사업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벽한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현실에 맞는 밑그림을 그리고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하나씩 사업을 확보하고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화천군 장애인복지센터와 장애인보호작업장 견학은 단순한 벤치마킹이 아니었다.
‘철원에서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화천에서 철원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화천에서 보고 배운 좋은 사례를 철원의 현실에 맞게 하나씩 접목해 보자.
장애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배우고,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해 나가야겠다.
끝으로 귀한 시간을 내어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시설 곳곳을 직접 안내해 주신 원정희 회장님, 그리고 보호작업장의 성장 과정과 운영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황인성 원장님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만남이 철원과 화천의 장애인단체가 서로 배우고 협력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는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https://youtu.be/NmWvWdHJHqo?si=XNyFPQnlGO9NjbW2
https://youtu.be/iz0FI-5RueA?si=kbkIuTOxG77V1Nw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