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혁명』, 에바 폰 레데커 지음, 임보라 옮김. 민음사, 2024년.
* 들어가며
자본주의는 로빈슨이 분열 도구로 설명했던 것처럼 두 갈래로 분할한다. 자본주의의 원칙을 규정하는 첫 번째 단계는 사유재산으로부터 설정되는데, 처분 가능하게 찍어 내 가공한 사물을 사물 지배자와 구분한다. 두 번째 단계는 사물지배의 사물을 나누는데, 상품화의 가능성이 상품과 폐기물 사이, 가치 있는 것과 무가치한 것 사이 분리선을 긋는다. 찌꺼기와 뼈대는 쓰레기로, 핏물은 하수도로., 살은 통조림으로. 콩 단일 재배가 남반구 저개발국 점유를 가속화한다. 창의성과 꾸물거리기의 차이는 상품화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는 이런 야만적인 체제를 재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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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이 공간에서 이미 시작된 혁명에 관한 것이다. 삶은 혁명이자 다른 삶을 위한 혁명이다. 이것은 “시대가 그들의 투쟁과 희망을 이해하려는 시도”로 나타난다. ‘삶을 위한 혁명’이라는 제목 아래 나는 정치 집단의 미완결 대열을 소집하고, 자본주의적인 사물지배에 대항하는 사례를 살펴본다.
... 우리는 다르게 살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의 행위 속에서 다른 선례를 재생산할 수 있다. 파괴에는 다른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경시된 삶의 가치에 대한 무조건적인 버팀이자, 경찰을 비롯한 독성 산업과 군사화된 국경 시스템 같은 모든 인종차별적인 체제의 폭력에 능동적으로 대항한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정치적 지평을 열었다. 우리는 삶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구할 수 있다. ...
자본주의적 사물지배의 세계는 도살장이다. ... 우리는 다양한 측면과 장소로부터, 파괴적이지 않은 다른 세계관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 시작점을 찾을 수 있으며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구할 수 있고, 노동을 소진하기보다는 재생할 수 있다. 물건을 써 버리기보다는 나눌 수 있으며 재산을 지배하기보다는 돌볼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시작하고 계속하는 모든 곳에서 삶을 위한 혁명은 자란다. (14~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