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충남 논산시에서 제16회 국민생활체육 충남연합회장기 겸 제15회 전국 회장기 선발전 테니스 대회가 열렸다. 충남의 각 시군에서 테니스로 건강을 다져온 동호인들이 중심이 되어 경기를 진행하는 것.
각 시군을 대표하여 참석한 이번 대회는 전날 하염없이 내리는 비로 인하여 제비뽑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였다. 기왕이면 질 때 지더라도 그곳에서 다른 시군 팀과 한 게임만이라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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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전 체육공원에서 동료를 기다리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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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다행히 오후 들어 비가 그치고 예정대로 경기가 치러진다는 연락을 받고 아침 일찍 집합 장소인 테니스 코트로 향했다. 비온 뒤라서 그런지 날씨가 꽤 쌀쌀하였다.
체육공원 테니스 코트 주변은 봄비로 흰 매화가 수줍은 듯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였고 진달래가 방긋방긋 웃으며 봄소식을 전해준다. 간단히 커피와 녹차로 몸을 녹이고 연기군 생활 체육팀의 일원으로 참석하기 위해 논산으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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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체육 테니스 대회 연기군 선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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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논산하면 딸기가 유명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비닐하우스를 보며 저게 딸기 하우스인가 유심히 살펴보는 팀원의 말에 딸기 향이 날아와 유혹하는 듯하다. 갑자기 귀엽고 예쁜 딸기가 생각나 군침이 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노래 가사처럼 곳곳에 진달래가 피어 있다. 노랗게 피어 있는 개나리는 내 마음을 동심으로 안내한다. 계절은 이렇듯 어김없이 찾아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빠른 변화에 가끔은 내 시간을 도둑맞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이렇듯 반가운 손님을 만나면 중년의 나이에도 소녀가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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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회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선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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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논산의 테니스 코트에 도착하여 개회식에 참석하였다. 하늘은 아직도 잿빛으로 울상이다. 코트장 가장자리에는 비가 내린 흔적으로 질퍽하다. 우리 군은 여자부 3복과 남자 3복, 남여 혼성팀과 모자팀, 부부팀이 참석하여 각각 다른 코트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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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코트에서의 개회식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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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여자부 경기가 시작되자 긴장이 되는지 선수들의 얼굴이 굳어져 무겁게 느껴진다. 젊은 선수는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30대 이상 40~50대의 모습이지만 마음만은 펄펄 나는 듯 최선을 다해 게임에 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저 나이에 테니스 코트를 누비며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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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시작전 인사를 나누고 각자 위치로 이동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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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살아가면서 중년의 나이가 되면 한 번쯤 허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을 돌아보며 연민을 느낄 만큼 자신감도 줄어들고 외롭다는 생각으로 우울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운동이나 기타 취미생활을 통하여 자신감을 회복하고 삶의 활력을 찾아 열심히 생활한다.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테니스를 통하여 건강을 지키고 행복을 느끼며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기에 당당하고 멋있어 보인다. 실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멋진 스매싱과 발리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중에 몸을 날려 공을 치는 모습은 한 마디로 예술이다. '퍽'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땅 위로 곤두박질하는 공을 보면 가슴이 다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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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경기 도중 작전 회의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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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아쉽게도 우리 여자부는 한 팀만이 1승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1회전에서 탈락하였다. 그래서 혼성팀과 모자팀이 선전을 하고 있다는 코트장으로 응원을 갔다. 모자 팀으로 참석한 엄마가 선수 출신인 아들이 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코트장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글쎄 우리 아들이 뭐래는지 알아? 엄마는 움직이지 말고 발을 땅에 딱 붙이고 앞으로 오는 볼만 또박또박 넘기라는 거야. 나머지는 지가 다 알아서 한다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도와주는 거라나 뭐래나…."
그 엄마의 유머러스한 말과 동작이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물하였다. 5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미모와 자신감은 젊은이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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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전 모자팀과 부자팀의 게임 시작은 악수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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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그 말을 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아들의 테니스 실력이 얼마만큼인가 알 수 있다. 엄마와 아들이 한 팀으로 테니스 경기를 펼치는 일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아들의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겠는가? 엄마와 아들뿐만 아니라 그 아버지도 테니스를 친다고 하니 가족이 함께 같은 운동을 취미로 한다는 것도 큰 행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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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군의 모자팀,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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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
| 모자 팀은 아들이 선수 출신답게 게임을 잘했다. 구경하는 사람들로부터 박수와 환호성을 받기에 충분하였다. 결국 엄마는 아들 말대로 앞으로 오는 볼을 에러 없이 잘 받아넘기고 아들이 스매싱, 발리, 스트로크로 끊어 우승을 하였다. 얼마나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가 있는지, 게임을 더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취미생활을 갖고 있다는 것은 큰 재산이다. 운동이나 기타 자신이 좋아하고 즐겨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한 가지씩은 가지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돈이나 재산만이 노후대책이 아니라 한 가지씩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는 것도 노후대책의 하나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인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우승한 모자 팀처럼 가족이 함께 같은 운동과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건 더 없는 행복이 아닐는지. |
첫댓글 오랜만이에요.. 테니스 실력은 많이 느셨나요? ^^ 뛰어난 글솜씨 재미있게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