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전국에 있는 아파트는 얼마나 될까요?
건설교통부가 2003년 연말에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국 1,236만 호 가운데 52%인 645만 호가 공동 주택(연립 주택 포함)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공동 주택에서 생활하는 셈이지요. 그런데 아파트 생활을 둘러싸고는 크고 작은 다툼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건 왜일까요?
한 마디로 말해 공동 주택 생활에 필요한 예절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생활에 어떠한 예절이 필요한지, 이제까지는 어떤 예절을 지키지 않았으며, 앞으로는 어떤 예절에 더 신경을 써야 할지 알아봅시다.
뛰어다니기 좋은 복도, 그렇지만…!
아파트 구조를 살펴보면 계단식 아파트와 복도식 아파트가 있습니다. 그 중 복도식 아파트는 현관문 앞 복도가 죽 연결되어 있어 그야말로 뛰어다니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거침없이 복도를 뛰어다니다간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어요. 어떤 문제들인지 한번 알아봅시다.
① 복도에서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면 소음이 생겨 이웃에게 폐를 끼치게 됩니다.
② 마구 달려가는데 어떤 집에서 느닷없이 현관문을 열면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현관문에 부딪쳐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지요.
③ 복도에 낙서를 하지 맙시다. 아파트의 전체적인 미관을 해치게 됩니다.
또한 아파트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④ 복도에서 소리를 지르지 맙시다. 목소리가 크게 울려 아주 듣기 싫답
니다.
⑤ 복도를 오갈 때는 좌측 통행을 하고, 현관문에 너무 바짝 붙어 가지 않
도록 합니다.
⑥ 복도에서 이웃집 어른을 만나면 바른 자세로 인사를 드려야 합니다. 모르는 척 그냥 지나치면 예의
바른 어린이가 아니죠?
⑦ 자전거 등을 세워 놓을 때는 현관 쪽에 바짝 당겨서 세워 놓도록 합니다. 복도로 지나다니는 사람
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제일 시끄러워…
인천의 한 대학교 교수님이 ‘아파트 생활에서 가장 큰 소음은 무엇인가?’를 조사했답니다. 서울·경기 지역 초고층 아파트 316가구와 중·저층 아파트 306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파트에서 가장 큰 소음은 ‘아이들 뛰노는 소리’라고 합니다.
위층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는 응답자 중 40.2%가 ‘아이들 뛰노는 소리’를 지적했으며, 그 다음이 실내 발자국 소리(22.8%)→욕실·변기 물 쓰는 소리(15.0%)→현관문·창문 여닫는 소리(10.6%)→계단·복도의 발자국 소리(8.0%)→텔레비전·라디오 소리(3.4%) 순서였습니다. 옆 세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1.2%가 복도에서 아이들이 뛰는 소리를 지적했고, 이어 나머지 순서는 똑같았다고 합니다.
아이들 뛰노는 소리는 초고층 아파트나 중·저층 아파트 거주자 모두에게 가장 큰 소음으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초고층 아파트 거주자가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아파트 소음이 심해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처음 지을 때 잘못한 부분도 있지요. 공사할 때 완벽하게 방음 처리를 하지 않은 결과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당장 살고 있는 아파트를 뜯어 고칠 수도 없고, 결국 사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조심하면서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수밖에 없답니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면 이웃에서 들려 오는 소음 때문에 다투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친하진 않다 하더라도 평소 이웃해서 살던 사람들이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를 높이는 광경은 보기에 참 민망합니다. 보는 사람이 그러니, 싸우는 당사자들은 또 나중에 얼마나 민망하고 부끄럽겠어요? 각자 조금만 더 이해하고 조심하면서 사소한 일로 싸우는 이웃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① 실내에서 쿵쾅거리며 뛰어다니지 맙시다.
② 특히 밤 10시 이후에는 더욱 조심하여 조용히 걷도록 합니다.
③ 남들이 다 자는 밤에 큰 소리를 내거나 망치질을 하지 않도록 합니다.
④ 집 안에서도 크게 소리를 지르면 다른 집에 들리게 되므로 조심합니다.
⑤ 애완견 관리를 잘 해서 밤늦게 애완견이 짖지 않도록 단속합니다.
⑥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컴퓨터 등도 소리가 너무 크지 않도록 합니다.
⑦ 방문이나 창문, 현관문 등은 살짝 열고 살짝 닫는 습관을 들입시다.
⑧ 계단은 소리가 증폭되기 쉬운 장소이므로 계단에서 떠들지 않도록 합니다.
⑨ 밤늦은 시간에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하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⑩ 놀이터에서 집 쪽을 향해, 혹은 집에서 놀이터 쪽을 향해 소리를 지르지 않도록 합니다. 그것은 여
러 사람에게 소음 피해를 주는 행동입니다.
호랑이 할머니한테 딱 걸렸어!
도장이 끝나자, 차옥이는 친구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요새 엄마가 제빵 학원에 다니는데, 오늘은 빵을 구워 놓을 테니 친구들을 데려와서 먹으라고 했거든요.
“너희들 너무 기대하진 마. 우리 엄만 프로가 아니라는 거, 알지?”
“그런데 제빵 학원에는 왜 다니시는 거니?”
“응, 엄마가 매주 토요일 자원 봉사를 하러 다니는 보육원이 있는데, 그곳 아이들한테 갖다 주려고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신대.”
“아하~ 그렇구나. 직접 만들면 재료비만 들이면 되니까.”
“사먹는 빵보다 영양가도 더 높고, 정성도 듬뿍 들어갈 거 아냐.”
“보육원 아이들이 무지 좋아하겠다.”
아이들은 막대사탕을 빨면서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사탕 막대기를 현관 언저리에 버린 채 차옥이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엄마가 반갑게 맞아 준비해 놓은 빵을 내놓았습니다.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았습니다. 차옥이와 친구들은 엄마 솜씨가 ‘짱’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 때였어요.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차옥이는 누가 왔을까 궁금해하며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내다, 앞집 사는 호랑이 할머니다.”
“아, 할머니! 아, 안녕하세요?”
차옥이네 앞집의 호랑이 할머니는 아파트에서 유명한 분이었어요. 아이들이 길거리에 휴지를 버리면 반드시 불러 세워 야단을 치고, 밤늦게 큰 소리를 내는 가정이 있으면 반드시 찾아내서 훈계를 했어요. 그래서 다들 무서워했습니다.
“내가 왜 초인종을 눌렀는지 아나?”
“네? 잘 모르겠는데요…….”
차옥이는 괜히 주눅이 들어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차옥이는 고개를 떨구다가 할머니 손에 들린 막대기를 보았습니다.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 할머니, 그건 제 친구들이 버린 건데요.”
“그래? 그 친구들이 어디 있나? 내가 한 마디 해줘야겠다.”
친구들이 주르르 불려 와 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요. 할머니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아이들을 둘러보면서 한바탕 연설을 했습니다.
“내가 말이지, 너희들을 야단치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 방금 전 너희들이 한 행동을 한 번 되짚어 봐라. 어딜 먹던 사탕 막대기를 남의 집 앞에 휙휙 버리나? 이러고도 너희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나?”
할머니의 야단은 30분도 넘게 계속되었습니다. 차옥이와 친구들은 꼼짝 못한 채 몸을 비비 꼬면서 야단을 맞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이런 사람들, 정말 이해 안 돼요
미국인 학원 강사 심슨 씨는 얼마 전 서울 가양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서 살아 보려고 온 거지요.
“한국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황당한 경험을 자주 했어요.”
심슨 씨가 말하는 ‘황당한 경험’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제가 15층 아파트의 10층에서 살고 있는데, 이사 온 첫날 밤 10시가 넘었을 때 위층에서 세탁기 돌리는 소리가 들려 오는 거예요.”
심슨 씨는 그 세탁기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답니다.
“왜 밤늦게 세탁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내다 거는 이불과 옷가지들도 심슨 씨에겐 무척 낯선 풍경이라고 합니다.
“베란다 밖에 내걸린 이불들이 마치 누더기처럼 보인다니까요. 우리 같은 외국인들에겐 정말 이해 못 할 행동이에요. 또 주차장 통로에 차를 제멋대로 세워 놓고 연락처조차 안 남기는 행동도 그렇고, 복도에 자전거를 겹겹이 세워 놓는 것도 결코 남을 배려하는 행동은 못 되지요.”
안양시 석수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유혜정씨는 며칠 전 베란다에 나와 우연히 건너편을 바라보다가 기겁을 했다고 합니다. 그 집 주인인 듯한 남자가 팬티 차림으로 베란다에서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때로는 현관이나 복도에서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어, 얼굴을 마주치면 민망해서 고개도 못 들겠어요. 하지만 정작 상대방은 태연하게 그러고 다니더라고요.”
외국인 심슨 씨와 주부 유혜정씨는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합니다.
“아파트는 공동 주거 공간인만큼 이웃이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생활 예절의 습관화가 반드시 필요한 거 같아요. 동네 밖에서 예절을 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이웃에 대한 예절도 깍듯이 지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어딜 가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참 편리합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바르게 타는 방법이 지켜지지 않아 안전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예의바르게 타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봅시다.
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에는 항상 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② 내리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문 양쪽에서 기다립니다.
③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는 사람들이 다 내린 뒤 들어가도록 합니다.
④ 먼저 탄 사람이 엘리베이터 안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⑤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을 치거나 뛰지 말아야 합니다.
⑥ 엘리베이터 안에 이웃이 타고 있으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합니다.
⑦ 내릴 때에도 “안녕히 가세요.” “먼저 가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합니다.
⑧ 가까운 거리에서 뒤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열림’ 버튼을 눌러 줍니다.
⑨ 안에 탄 사람이 내가 타도록 기다려 주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합니다.
⑩ 엘리베이터 안에 나쁜 냄새를 남기거나 오물을 흘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⑪ 엘리베이터 안에 자전거처럼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물건을 갖고 탈 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
합니다.” 하고 인사를 해야 합니다.
⑫ 엘리베이터 버튼을 마구 누르면서 장난을 치면 안전 사고의 위험이 있습니다.
⑬ 강아지를 데리고 탈 때에는 안고 타야 합니다. 바닥에 놓아 두면 영역 표시를 하기 위해 오줌을 쌀
수도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반갑게 인사를!
차돌이네는 10층짜리 아파트 7층에 삽니다. 그래서 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요.
차돌이는 학교가 끝나자, 간식을 먹고 도장에 가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층에서 7층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9층에서 멈춰 선 엘리베이터가 좀처럼 내려오질 않았습니다.
“어, 빨리 간식 먹고 도장에 가야 하는데……. 이러다간 지각하겠다.”
차돌이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그냥 뛰어올라가기로 했습니다. 7층까지 헉헉대며 올라간 차돌이는 도대체 9층에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9층에 한번 올라가 보았습니다.
“어머, 차돌이구나. 지금 막 내려가려던 참인데…….”
“아, 안녕하세요? 엘리베이터가 안 내려와서 무슨 일인가 하고요…….”
“외출하려다가 깜빡 잊은 게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좀 잡아 놨지.”
9층 아주머니는 미안하다는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간식을 급히 먹고 도장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번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김치 국물 냄새 같기도 하고, 하수구에서 나는 냄새 같기도 했습니다. 누가 음식물 쓰레기를 내가면서 국물을 흘린 것 같았습니다.
“아유, 숨도 못 쉬겠다. 냄새 한번 지독하네~.”
차돌이는 코를 감싸 쥐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후닥닥 내렸습니다.
도장에서 수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차돌이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함께 탄 사람이 3명 더 있었습니다. 모두 이웃 어른들이었습니다.
차돌이는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모두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 그래. 오늘 날씨가 무척 덥구나.”
인사를 받은 사람은 10층 할아버지뿐이었습니다.
5층 아저씨는 못 들은 척했고, 6층 아주머니는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버렸습니다.
그냥 인사를 받아 주면 될 텐데 왜 그러는지 차돌이는 의아했습니다.
“엄마, 제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분들한테 인사를 했는데요.”
저녁을 먹으면서 차돌이는 엄마 아빠께 아까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엄마가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얼굴을 자주 보긴 했는데, 몇 층 사는 누군지 몰라서 그러셨나 보다.”
“그래도 아이가 인사를 하면 받아 줘야지. 안 그러냐, 차돌아?”
아빠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서로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으면, 어색하지도 않고 이웃끼리 정도 두터워질 텐데 정말 이상해요.”
어른들이 인사를 받아 주든 그렇지 않든, 다음 번에 만나면 또 인사를 해야겠다고 차돌이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한 초등학교의 엘리베이터 예절 교육
“엘리베이터 타고 쿵쿵 발을 구르면 너무 재미있어요.”(서울 △△초교 김아무개)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에서 거꾸로 내려가면 꼭 러닝머신을 탄 것 같아요.”(경기 ○○초교 박아무개)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 갖고 장난하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전남 □□초교 신아무개)
아파트나 백화점, 쇼핑 센터 등에서 자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처럼 ‘장난감’ 정도로 여기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함께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자칫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장난입니다.
그래서 경기 안양시 벌말초등학교는 이런 어린이들을 위해 엘리베이터에 관련된 안전 교육과 예절 교육을 펼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벌말초교는 매일 오전 1~3교시에 반별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수업을 합니다. 바로 ‘엘리베이터 예절 교육’. 어린이들은 1층에서 줄을 서서 타고 2층에서 내려 조용히 기다리다 다시 3층으로 오르면서 열심히 교육을 받습니다.
어린이들이 타고 내릴 때는 각 층에서 기다리는 선생님들이 안전 및 예절 교육을 시킵니다. 어린이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문이 닫힐 때 옷깃이나 손이 끼지 않게 옷매무새를 단정히 합니다. 또 반드시 문이 완전히 열리고 나서 타고 내립니다. 안전 교육뿐만 아닙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탄 선생님은 ‘소곤소곤 이야기하기’,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벼운 인사하기’ 등 남을 배려하는 예절 교육도 진행한답니다.
“처음엔 떠들고 장난치던 어린이들도 교육을 받은 후에는 의젓하게 예절을 잘 지키며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앞으로도 한 학기마다 한 차례씩 엘리베이터 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지코와 모모가 어느 허름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벌써 몇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저 두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러고 있는 거야?”
“그러게 말이야. 아무 말 없이 몇 시간째 저러고 있네.”
종업원들이 수군거렸지만, 지코와 모모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두 사람이 벙어리가 아닌 것만은 확실했습니다. 커피가 식거나 마실 물이 떨어져 가면
“저, 여기 커피 좀 더 주시겠습니까?”
“이 컵에 물 좀 채워 주세요.”
하고 종업원에게 주문을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두 사람은 가끔씩 서로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손을 움직이기도 하고, 또 눈으로 무슨 신호를 보내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새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두 사람은 함께 카페를 나섰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지코는 모모의 눈을 깊숙이 들여다보더니 손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그럼 잘 가게, 모모. 내 고민을 모두 자네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고마운 일이야.”
“잘 가게, 친구. 나도 자네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뻤네.”
두 사람은 손을 흔들며 각자 다른 길로 헤어져 갔습니다.
카페 종업원들은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답니다.
놀이터에는 보통 그네, 철봉, 미끄럼틀, 정글짐, 시소 등이 있습니다. 모두 어린이들을 위한 공공 시설입니다. 몇 명의 어린이만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주변에 사는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입니다.
놀이터 예절은 우선 ‘차례’를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그네를 타고 싶다고 지금 타고 있는 아이한테 “야, 너 내려!”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시소나 철봉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서를 기다렸다가 내 차례가 되면 이용해야 예절바른 어린이입니다. 또 일단 타기 시작했다고 마냥 탈 것이 아니라, 적당한 때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리를 양보해야 한답니다.
놀이터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합니다. 친구가 그네를 타고 있는데, 장난삼아 그네를 세게 흔들거나 밀면 매우 위험합니다. 아무리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다고 해도 떨어지면 다리나 팔에 부상을 입게 됩니다. 가벼운 타박상에서부터 심하면 뼈가 부러지는 사고도 있을 수 있지요. 정글짐이나 미끄럼틀에 올라갔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가끔 친구를 향해 ‘모래’를 집어던지기도 하는데, 만일 모래가 눈에 들어가면 시력을 잃게 될 수도 있고, 모래에 섞여 있던 기생충 알에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절대로 남에게 모래를 집어 던져서는 안 됩니다.
놀이터에서 놀 때는 항상 ‘양보’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나이가 좀더 든 아이들은 동생들을 위해,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에게 친절히 양보하세요. 조금 덜 논다고, 조금 늦게 논다고 크게 손해 보는 것은 아닙니다. 양보를 하면 우선 내 마음이 흐뭇하고, 의젓한 행동을 했다며 어른들에게 칭찬을 받을 수도 있답니다.
놀이터․공원에서는 이런 예절을!
놀이터와 공원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쉬며 즐기는 곳이므로, 공공 시설을 아껴 쓰고 주변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놀이터와 공원에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 알아볼까요?
■ 놀이터에서는…
① 놀이터에 있는 시설은 소중하게 아끼고 깨끗이 써야 합니다.
② 놀이 시설은 질서를 지켜 차례대로 이용해야 합니다.
③ 놀이를 마친 뒤에는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도록 합니다.
④ 놀이를 하던 중 서로 다툴 일이 생기면 내가 먼저 양보합니다.
⑤ 놀이 시설에 낙서를 하거나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⑥ 위험한 장난이나 남에게 방해가 되는 운동·놀이 등은 삼갑니다.
■ 공원에서는…
① 공원에 있는 시설은 내 것처럼 아끼고 깨끗이 씁니다.
② 휴지, 과자 봉지, 껌 등 쓰레기는 휴지통에 버리도록 합니다.
③ 잔디밭 등 들어가지 말아야 될 곳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④ 긴 의자 등 휴식에 필요한 시설을 혼자서 독차지하지 않습니다.
⑤ 위험한 장난이나 너무 소란스럽게 구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놀이터의 무법자, 혼쭐나다!
옆 동네 찬욱이가 차돌이네 아파트 놀이터에 놀러 왔습니다.
찬욱이는 놀이터에 들어서자마자, 그네에서 어린 아이를 내려오게 한 뒤 자기가 올라탔습니다. 그러곤 앞뒤로 발을 구르며 그네를 탔습니다.
찬욱이에게 쫓겨난 아이는 미끄럼틀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 아이의 표정을 보니 울듯 말듯했습니다. 그래도 차마 울진 못하고, 미끄럼틀을 타며 찬욱이 쪽을 보았습니다.
“어? 뭐야? 기분 나쁘다는 거야?”
찬욱이가 그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찬욱이는 그네에서 내려와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차돌이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너, 빨리 미끄럼틀에서 내려와!”
찬욱이가 무서운 기세로 윽박지르자, 그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찬욱이는 앞발로 모래를 퍼올려 그 아이를 향해 끼얹었습니다. 아이는 모래를 뒤집어쓴 채 더욱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참다 못 한 차돌이가 찬욱이 쪽으로 다가갔어요.
“야, 너 좀 너무하는 거 아니니?”
“어? 넌 또 뭐야? 얘 형이라도 되니?”
“형은 아니지만 네 행동을 그냥 두고볼 수가 없잖아. 동생도 한참 동생뻘인 아이한테 그게 무슨 짓이니?”
“어쭈, 건방지게!”
차돌이와 찬욱이가 서로 노려보고 있었어요. 때마침 놀이터를 지나가던 차돌이 사범님이 그 광경을 봤습니다. 사범님은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왔습니다.
“어? 안녕하세요, 사범님?”
“차돌이구나.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예, 그게요. 사실은 이러저러하고 저러이러해서…….”
차돌이가 찬욱이의 행동을 사범님한테 설명했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범님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습니다. 찬욱이는 얼굴이 벌개져서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사범님이 찬욱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차돌이가 말한 게 틀림없니?”
“……네에.”
찬욱이는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자기 잘못을 알긴 아는 모양입니다.
“놀이터는 너 혼자만 노는 공간이 아니야. 놀이 기구들도 너만 위해서 설치된 것은 아니고. 힘이 좀 세다고 동생뻘 되는 아이에게 놀이 기구를 뺏으면 되겠니?”
“……네에, 제가 잘못했어요…….”
찬욱이는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어요.
사범님은 그런 찬욱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답니다.
어떤 일도 자기 손으로 해결할 줄 모르는 바보가 있었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직장에 취직을 해도 금방 쫓겨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바보는 제대로 된 직장을 가져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안타깝게 여긴 현자(어질고 현명한 사람)가 바보에게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여보게, 그저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 하면서 누구에게든 고개를 숙여 보게. 그러면 자네 스스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다른 사람도 즐거워할 것이네.”
“네? 왜 그렇게 해야 되죠?”
바보는 어리둥절해서 현자에게 물었습니다.
“이유는 묻지 말고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게. 다 자네를 걱정해서 하는 얘기니까.”
바보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렵게 또 한 직장을 구한 바보는 현자의 충고대로 출근하자마자 “감사합니다.”를 큰 소리로 연발했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그를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만나는 사람에게마다 고개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저 사람, 정말 웃기는 사람이군. 도대체 뭐가 감사하다는 거야?”
“그래도 ‘감사합니다.’란 인사를 받으니 기분 나쁘지 않은데 그래?”
“맞아, 맞아. 나도 한번 따라해 봐야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난으로 한 사람, 두 사람씩 그를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나자, 모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가 하는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직장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직장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자, 어느 날 사장이 바보를 불러 말했습니다.
“자네가 ‘감사합니다.’란 인사말을 퍼뜨린 주인공이군.”
“네, 사장님, 저는 단지…….”
바보는 당황해서 우물쭈물했습니다.
“자, 당황해할 거 없네. 자네는 우리 회사의 보배라네. 업무 능력이 조금 떨어지면 어떤가. ‘감사합니다.’ 그 한 마디가 우리 모두에게 밝음을 주었네. 자네,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 회사를 위해 일해 주게.”
이렇게 해서 바보는 그 회사의 보배가 되었습니다.
바보는 그 회사를 다니면서 착한 아내도 만날 수 있었고, 어여쁜 자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보는 늙어서 정년 퇴직할 때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감사합니다.”란 인사를 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다 먹는 가정들이 꽤 있지요?
여러분도 아마 부모님과 함께 약수터에 가서 물을 길어 온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약수터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 장소이므로, 예절을 잘 지켜 서로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약수터에서는 우선 차례대로 ‘줄’을 서야 합니다. 약수터에 도착한 순서대로 차례차례 물을 길어야 예절바른 어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쪽에 아는 친구가 있다고 슬쩍 그 앞에 물통을 놓으면 남에게 매우 실례를 하는 것입니다.
또 약수를 가지고 다른 짓을 하면 안 됩니다. 어떤 어린이들은 약수로 장난을 치거나 손발을 씻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되지요. 약수는 오로지 먹는 용도로만 써야 합니다.
가끔 약수터 근처에서 언짢은 행동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약수터 근처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누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매우 몰상식한 행동입니다. 침을 뱉는 것은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고, 오줌이 땅에 스며들면 약수가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약수터에서 가장 짜증나는 것은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물통을 가져와 오랫동안 물을 받는 것입니다. 남이 기다리거나 말거나 아랑곳없이 혼자 약수터를 독점하면 남에게 큰 실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니, 여러분도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세요.
■ 약수터에서는…
① 약수터에서는 도착한 순서대로 차례를 지켜 약수를 받도록 합니다.
②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물통을 갖고 약수터를 독차지하지 않도록 합니다.
③ 약수터 주변은 항상 깨끗하게 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은 삼갑시다.
④ 돈을 내지 않고 이용하는 약수라고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됩니다.
⑤ 남이 물을 받는 도중에 목이 마르면 “물 좀 먹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은 뒤 상대가 허락하면 그
때 물을 받아서 먹도록 하세요.
⑥ 먼저 왔다고 수도꼭지를 두 개 이상 차지하고 물을 받으면 실례랍니다.
⑦ 추운 겨울철인 경우, 수도꼭지가 달린 약수터에서는 약수를 받은 뒤에 수도를 완전히 잠그면 안 됩
니다. 물이 졸졸 나올 정도로 약간 틀어 놓아야 얼지 않습니다.
모처럼 약수터에 갔더니…
“송이야, 어서 일어나거라. 아빠랑 약수터 가자.”
새벽부터 아빠가 송이를 깨웠습니다.
“아웅~ 조금만 더 잤으면 좋겠는데…….”
“무슨 소리야? 오늘부터 건강을 위해 날마다 약수터에 가기로 했잖아.”
“그래도 아빠~ 오늘만 봐주세요…….”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송이는 잠이 덜 깬 채 아빠 손에 이끌려 집을 나섰
습니다.
그래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약수터에 오니, 기분이 아주 상쾌했습니다.
“아빠, 사람들이 정말 부지런해요. 이런 시간에 약수물을 길러 오다니…….”
“송이 같은 잠꾸러기만 아니라면 이 정도야 뭐.”
“아빳!”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랗게 늘어선 줄이 줄지를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아빠가 줄 앞쪽으로 가보았습니다. 아빠는 혀를 차며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앞쪽 사람들이 물통을 너무 많이 갖고 왔어. 이러다간 약수물 뜨려다가 회사에 지각하겠다. 오늘은 그냥 돌아가자.”
“네? 약수물 뜨려고 이렇게 일찍 일어났는데…….”
“이것도 이른 건 아냐. 내일부터는 30분 정도 더 일찍 오자.”
송이와 아빠는 빈 물통을 들고 약수터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약수터 근처에서 언짢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빠, 아빠, 저 사람은 약수터 가까이에서 오줌을 싸네요.”
“그러게 말이다. 아무리 급해도 저렇게 몰상식한 행동을 하면 안 되지.”
“아빠, 아빠, 저 사람은 개를 끌고 왔어요.”
“저런저런, 약수터 같은 공공 장소에 개를 끌고 오다니…….”
아빠는 답답하다는 듯 연신 혀를 찼습니다. 송이가 보기에도 그 사람들이 정말 몰상식하고 한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약수터도 엄연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공 장소이고, 거기 따른 최소한의 예절이 있을 텐데 그걸 무시하다니…….
송이는 저런 사람들의 행동은 절대로 본받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약수터 질서는 ‘배려’가 기본
산을 찾는 사람들한테는 약수터가 참 고마운 장소입니다.
땀흘리며 산을 내려와 목을 축이는 사람은 물론이고, 굳이 산을 오르지 않는 사람들도 나들이 겸 찾곤 하는 곳이 약수터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최근 공공 장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본 예절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페트병을 많이 들고 와서는 일일이 씻은 다음 물을 담아 가는 사람, 손을 씻는 것도 모자라 발까지 씻는 사람, 개를 데리고 와서 물을 먹이는 사람 등등…….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약수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행위도 덩달아 늘어날까 봐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기분 좋게 이용해야 하는 약수터, 청결과 위생이 유지되어야 하는 약수터, 우리 모두의 공공 재산인 약수터에서는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다 보면 더운 날씨에 짜증스런 일은 줄어들고, 서로서로 미소를 띠면서 약수터를 이용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