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이 건강식으로 탁월한 효능이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나는 어린 시절을 촌에서 보낼 때에도 버섯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늦가을 이맘때면 미루나무나 뽕나무 그루터기를 찾아 쏘다니면서 느타리 자연산 버섯을 따다가 먹어 본적이 많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버섯요리를 무척 좋아 하는 편이다.
몇 년 전에는 전문채취꾼들을 따라 등산도하고 버섯도 딸 겸 강원도일원을 쫒아 다녀본 적도 여러 번 있다. 용케도 능이버섯도 따고 싸리버섯도 따 봤다. 첨에는 싸리버섯은 독이 있는 줄 잘 모르고 몇 점 먹었다가 장청소를 사정없이 당하는 곤욕도 치른 경험이 있다.
추석전날 평소 가깝게 지내는 베트남전 참전 전우 한사람이 가족과 함께 강원도 양양에 가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강원도 인제 쪽으로 오게 되면 길거리에서 쌓아놓고 파는 옥수수 있으면 몇 자루만 사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그제오후에 전화를 걸어서 옥수수한망태기하고 능이버섯을 좀 샀는데 시간을 지체하면 변할 수 있으니 거여동 쪽으로 출두하라는 요청이었다. 옥수수보다도 희귀한 능이버섯얘기에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단숨에 달려갔다.
스치로폼 박스에 가지런히 담긴 능이버섯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예전에 강원도 홍천 구성포란 곳에서 한번 배추포기만한 것들을 몇 무더기 따봐서 어느 정도는 아는 버섯이다. 이 버섯은 물만 닿으면 형체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
참 이상한 영물 같은 존재이다. 워낙 희귀하고 고가의 식품이라 값을 치르려 우물쭈물하니까 그 전우가 한사코 마다한다.
집에 오자마자 슬 적 데쳐서 회로 먹어보니 맛이 일품이었다. 요리과정에서 귀한 식품을 망칠까봐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렇게 하라고 나와 있었다. 남은 것 마주 데쳐서 적어도 우리 월산 회 동기생들과 둘러앉아 한쪽씩 맛보며 막걸리 한잔씩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먼 길 다녀오면서 이것저것 챙겨다준 베트남전 참전전우의 자상한 호의에 감사한다.
첫댓글 한번 참전우는 영원한 참전전우 정말 좋은 전우를 두었네요.
오가는 정이 돈독하기 그지 없느것 같습니다.
송이버섯은 B급만 되어도 향이 그만이라...
쇠주 아무리 마셔도 송이 안주하면 취하지도 않습니다.
언제 묘향산 송이버섯 맛 볼랑가? 월산회원은 희망을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