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호박을 이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약 9,000년 전으로 추정되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태어난 호박은 원주민들에게 중요한 식량으로 재배가 되었다. 멕시코에서는 기원전 5,000년경, 페루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의 유적에서 종자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인류의 역사 이전에 자리를 잡고 살았던 식물이다. 중남미 문명을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안데스문명에서는 옥수수나 감자보다 훨씬 먼저 재배가 된 작물이다. 원산지인 아메리카 대륙에는 종에 따라 다양한 품종들이 발달되어 있는데 기온이 낮은 북미대륙에는 생육이 왕성하고 저온에 강한 페포(pepo)종이 주로 발달하였고 기온이 높은 중남이 지역에는 모샤타(moschata)종(요즈음의 동양종 호박)이 발달하였다. 막시마(maxima)종(서양종 호박)은 남미대륙의 고지대나 저온지역에서 잘 자라고 당도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호박의 학명 중 속명인 쿠쿠비타(Cucurbita)는 라틴어의 오이(cucumis)와 둥글다(orbis)는 말에서 유래하였으며 동양종의 종명인 moschata는 ‘사향과 같은 향기가 난다’는 의미이고 서양종의 종명인 maxima는 ‘크기가 가장 크다’는 의미이다. 페포종의 pepo는 ‘박과작물’을 의미한다.
영명의 Pumpkin은 그리스어 페폰(pepon)에서 유래되었고 ‘커다란 멜론’이라는 의미이다.
호박이 전 세계로 퍼진 것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과 더불어 이루어 졌으며 동양종 호박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 동남아시아와 같은 열대 아시아로 전파되었고 서양종 호박은 포르투갈의 무역 경로를 따라 북유럽까지 도달하였다. 16세기 중반에는 포르투갈의 무역선이 일본과 중국으로 전파하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다양한 호박
(크기, 색상, 형태 등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호박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동양종 호박의 우리나라 도입 설은 임진왜란을 통하여 일본에서 도입되었다는 것과 중국을 통해서 도입되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으나 1600년대 중국 도입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홍만선의 《산림경제(1710년)》에 호박이라는 채소가 없고 우리나라의 재래종 호박이 일본의 종과는 모양이 다르고 중국에서 도입된 작물들에 붙여진 ‘호(胡)’라는 명칭, 그리고 중국의 전통호박과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다. 따라서 병자호란(1636∼1637)과 명나라 멸망(1644) 이후 청나라에 억류되어 있던 사람들이 조선으로 돌아올 때 가지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호박의 우리나라 도입 역사는 비교적 짧다고 할 수 있으며 서양종 호박은 20세기에 이르러 일본에서 도입되었고 페포종 호박은 1955년 미국에서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호박
(좌로부터 동양종, 서양종, 페포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