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로망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싸구려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빨리 면허증을 취득해서 여자 친구를 옆자리에 태우고 멋지게 운전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수험생이었던 나는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다. 운전면허필기 책을 말이다.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일주일 뒤 생일이 찾아 왔다.
그 어떤 생일 선물보다 면허를 취득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
부모님을 조르고 또 조르고 해서 운전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었다.
면허증을 얼마나 취득하고 싶었는지는 점수들이 알려 주었다.
필기시험90점, 장내시험100점, 도로주행100점 총점 290점
수능점수 보다 높게 나왔다.
그렇다. 나의 공주님을 조수석에 앉힐 일만 남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아버지께서 테스트를 하신단다.
실제 운전은 학원에서 하던 것과 많이 달랐다.
도로주행도 한적한 곳에서만 했던 터라 창원대로에서의 운전은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테스트를 마쳤다.
아직은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혼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한시가 급한데 안 된다니.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기회만 보고 있었다.
드디어 찬스! 아버지께서 주말에 친구 분과 낚시를 가신단다. 그것도 친구분 차를 타고 말이다.
기쁜 마음에 여자 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여친 : 여보세요!!
환영 : 머하노??
여친 : 니 생각 ㅋㅋ (깨가 쏟아진다)
환영 : 주말에 바다나 보러 가까??
여친 : 응응응~ 바다 보고싶다 ㅋㅋ
환영 : 그래 바다 함가자!
여친 : 터미널에 몇시 까지 가까?
환영 : 음... 아이다. 내가 느그집 앞에 델로 가께!
여친 : 니 운전 할줄 아나??
환영 : (쿨한척) 어!
여친 : 와! 최고최고^^ ㅎㅎ
자고이래로 남자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고 했다.
이 이벤트 준비를 위해 운전면허 준비부터 취득까지 근질근질 거리는 입을 꽉 막은 체 비밀로 하고 있었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이 찾아 왔다.
계획대로 아버지는 친구분이 오셔서 낚싯대를 챙겨 나가셨다.
잠시 뒤 나도 키를 챙겨 나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선글라스를 착용 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주위시선을 의식한 체 한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한손은 스마트키 도어언락 버튼을 눌렀다.
더욱더 멋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왼팔은 창밖으로 내밀고 한손으로만 운전하기 시작했다.
음악도 흘러나오고 햇빛도 조명 역활을 해주니 무대 위에 올라선 것 같았다.
여자 친구를 태우고 부산 해운대로 출발했다.
우린 마치 방금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와 같았다.
해운대에 도착해서 데이트를 즐기니 시간도 금방 흘렀다.
해질 무렵,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오려고 차에 탔다.
사건이 시작 되었다.
갈 때는 몰랐었는데, 올 때는 길이 굉장히 복잡하다는 걸 느꼈다.
한참을 돌다가 겨우 마산/창원 방면 이정표를 찾았다.
마산/창원 방면으로 가려면 1차선 고가 도로를 타야했다.
2차선으로 가고 있던 나는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고 1차선으로 변경 하려 했다.
차선변경이 많이 미숙했던 나는 뒤에서 많이 오던 차들 때문에 고가도로 쪽으로 차선변경을 못하고 직진을 했다.
우회전을 한 뒤, 한 바퀴 돌고 와서 다시 시도 했다.
차선변경을 하는데 1차선에 오던 차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크게 울리는 경적 소리에 깜짝 놀라 또 다시 그대로 직진 해버렸다.
여자 친구가 슬슬 짜증내기 시작했다.
3차 시도! 퇴근시간까지 겹쳐 차가 더 늘어났다.
심호흡 한번 하고 조심스럽게 접근 했다.
이번에는 버스들이 일렬로 오고 있었다. 울고 싶었다.
4차 시도를 해야 했다.
좌측깜빡이를 켜고 창밖에 손까지 내밀었다.
트럭에 팔 잘릴 뻔 했다.
고가도로를 못 타서 한 시간 째 돌기만 했다.
여자 친구 울려고 했다.
우여곡절 5차 시도 끝에 고가도로로 진입해 창원으로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여자 친구는 한동안 삐쳐서 연락도 안했다.
나도 연락하기 참 부끄러웠다. 그렇게 점점 애정이 식어버렸다.
여자 친구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이벤트를 하루 만에 날려버렸다.
그 후유증으로 육군 운전병에 지원 입대 하게 되었다
요즘은 운전대만 잡으면 왜 이렇게 겸손 해지는지.
첫댓글 그떄 그 여자친구 사진도 첨부바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니홈피에 올릴게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대단한글이네 ㅋㅋㅋㅋ 남자는안태우나 옆에?ㅋㅋㅋ
옮소 사진첨부
차가 없어 ^^;;;
역시 환영이다 ~나도 윗글고 동일한 마음이단다
진균아 오늘도 안전운행 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재밌지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퍼가요
감사합니다^^
장환영이 차 들고오면 옆에 안타야겟네 ㅋㅋㅋㅋㅋ
괜찮다!ㅋㅋ
드라이브 시키주게 같이 황천길 함달리보자 ㅋ
고객님!! 황천길 가는 표 두표가 도착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용현 상병님 같이 가시지 말입니다!! ㅋㅋ
아 내랑 비슷한 주제네 내보다 낫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내도 침대밑에 들어갔다왔다 ㅋㅋㅋ
행님!! 운전 한수 가르쳐 주십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우리 아버지 성함이 막 떠도노? ㅋㅋㅋㅋ
농담이 아니라 우리 아버지 택시기사 하시는데 원래 성함이 '황천길'임 ㅋㅋㅋㅋㅋ
손님이 탈려다가 아버지 성함 보고 그냥 내려서 소주 세병 먹고 개명하셨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내용보다 니 댓글이 더 웃기노 ㅋㅋㅋㅋㅋㅋㅋ
ㅋㅋ니는 운전은 해봤네
내는 장롱면허증있다 =ㅁ= ㅋ
전 이제 수준급입니다 ㅋ
김터보!!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첨에 그랬는데 ㅋㅋㅋ 남자의 로망이 한순에 날랐갔구나 ㅋㅋㅋ
이제 그러면 안도니다 ㅎㅎㅎ
ㅋㅋ 이젠 차도 없고 여자도 없고 ㅜㅜ
수능점수 보다 높게 나왔다. <-- 뿜었다. -.-
트럭에 팔 짤릴뻔 했다. <---뿜었다.
요즘은 운전대만 잡으면 왜 이렇게 겸손 해지는지. <--- 아주 멋진 반전..ㅎㅎㅎ
감사합니다^^ ㅎㅎㅎ
중간에 저 그림은 바로 그 유명한 통행권 물고 한손으로 후진하기 아니가 !!! ㅋㅋㅋ
폭풍후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기회대면 태워줘 하대동까지 ㅋㅋ
안전벨트 꽉 매리~ ㅋㅋㅋㅋㅋㅋ
팔 짤릴뻔 했다.. ㅋㅋㅋㅋ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운전 잘하니깐 좋겠네?? 나도 운전병 출신임 ㅋㄷㅋㄷ
레토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친구 신상정보도 같이 올려라~~~ !!! ㅋㅋ
미니홈피 ㄱㄱ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