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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다 림
박 동 순
늦 가을 아침햇살 한 줌 흩뿌려진 만년설 멀리 보이는 작은 창가에 서서, 맑은 달빛 그 창에 그득히 내릴 때까지 살짝 일그러진 미간, 굳게 다문 입술, 의미있는 무표정, 미동도 없이, 나는 그리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키지 않는 떠남을 숙명처럼 받아들여 흩어졌던 마음들을 주섬주섬 챙기고 다시 오겠다는 새빨간 거짓말, 내 앞에 툭, 던져놓고 여린 마음 큰 가방 속에 꾹 꾹, 밀어 굳게 잠그고, 단단히 여민 두터운 코트 속엔 가냘픈 몸을 감춘 채, 당신은 편도 기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오지 않을 당신을 기다리고, 당신은 멀리 떠날 기차를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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