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어둠을 뚫었는가? 요동치는 파도도 잠재우는가? 간밤엔 무엇이 그리도 할말이 남았다고 손잡는 묵은해 비정히 떨치지 못하고 검은띠 동녁에 드리운체 신새벽 사람 애간장 그리도 태웠는가? 흐르는 유성이 전하던가? 살에는 북풍이 말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산 닮은 여인네의 소망이 닿았는가?
솟아 오르구나 붉게 솟아오르구나 그래 솟아라 넘치는 새벽 힘보다 몇십배 몇백배 아니 몇천배 더 불끈 솟아올라라 이 땅 어느 한곳 어둠이 있는곳은 모두 찾아 비추거라 비추다 쓰러진들 우리가 원망하랴? 숨막힐듯 뜨겁다고 모두가 나무랄까?
해야 동해의 장엄한 해야 정동진 옥계항 해야 2006년 병술년 새해야 지금은 희망만 노래하라 희망이 탄생한다고 노래하라 파도도 춤을춘다. 어께춤이 절로 나온다.
-------------------------------------------------------------------------------------- 어둠을 밀고 그리고 시샘하는 동녁에 드리워진 묵은해의 검은띠를 걷어낸 2006년 병술년 새해가 떠오른 2006. 1. 1. 오전7시47분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옥계항의 해돋이명소인 옥계 휴게소에는 붉게 떠오른 새해를 맞이한 사람들이 감동과 흥분에 젖어 있습니다. 한결같이 올 한해는 주변에 살아가는 것들이 지난해 처럼 거짓과 절망이 아닌 오직 희망과 진실만 공존하는 세상을 바라는듯 엄숙한 표정들을 엿볼수 있습니다. 당초 일출을 보기가 상당히 어려울것 이라는 예상을 깨고 폭죽과 사물놀이패의 한마당 푸닥거리가 끝나자마자 수평선 위로 2006년 붉은 새해가 떠오르자 추위도 잊은체 감격의 환호소리는 파도소리 마져 묻어버리고 두손모아 비는 가족건강과 국태민안의 염원은 북풍한설도 물러나게 한다.
07시50분 수줍듯 모습을 드러내는 2006년 병술년 새해
파도와 수평선위에 쳐진 검은띠를 걷어내고 솟아오른 새해 이 빛이 모든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것을 확신하며...
절망은 깊은곳에 쳐박고 이제 당신이 대한민국의 희망을 노래하라.
2005년 그믐밤. 구마고속도를 경유하여 중부고속도를 달려 원주를 지나 천리도 넘는길을 달려 간 우리는 뜻밖에 영동고속도에 차량들이 밀리지 않아 예상시각보다 훨씬 빠른 새해 새날 새벽2시10분경에 강릉에 도착했다. 일출 장소와 산행지 기마봉을 답사하지 못하고 강릉에 계시는 그분(본인의 동의를 못얻어 실명을 적을수 없음)에게 철저히 안내를 의존해야 했던 필자는 당황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너무 빨리 도착됨으로 이 분도 눈 한번 붙이지 못하고 도킹 장소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급한김에 안내와 현지 답사까지 며칠전에 부탁을 드렸으니 필자 건방져도 도가 넘었다. 그기다가 신정 차례를 쉬시는 집안이라는데 이거 원 무슨 면목일꼬? 2시50분경 동해고속도 구정휴게소 (휴업이라던 휴게소는 해맞이로 문을 열었다고함)에서 그 분과 만나 해돋이 명소인 옥계 휴게소에 도착하니 새벽3시10여분 바람이 먼 남쪽에서 온 산객의 허리를 시리게 한다. 2번째 낙동정맥길에서 이 분을 우리와 처음 만났으니 뵌지가 꽤 시간이 흘러갔다. 한편 정동진의 일출 기대에 잔뜩 흥분된 마음은 이틀밤을 수면도 취하지 못하게 했고 도착후 장장 4시간을 또 차에서 기다려야 하지만 하늘에는 별이 둥실둥실 떠 있어 일출 장관을 기대하며 휴게소 전망대로 나가니 겨울 밤바다의 흰 포말과 나즈막한 파도소리가 의외로 살가운 사람의 정취로 다가오고 있다.
새벽5시경. 구인혜 부회장과 산행대장들이 새해 새 아침에 회원들에게 제공할 떡국을 끊인다. 구수한 국물내음이 코끝을 자극하더니 배식이 시작 되었다. 새벽 찬바람도 낮선곳도 그리고 머리위로 이내 떨어질듯한 별들마져도 숨을 죽이며 바다소리 바람소리 숨소리를 죽여가며 희망의 빛으로 솟아오를 새해를 마중하기에 바쁘다. 이런 큰일이다. 금방까지 총총하던 별이 어디론지 사라졌다. 검은 구름이 융단처럼 동해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린다. 불길한 예감이 돌고 원망과 탄식의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것 같다. 수저를 놓고 난간으로 달려간다. 10여미터의 거리가 숨가쁘게 달려본 100미터 코스보다 멀게 느껴지고 미명(박명)과 검은띠 그리고 수평선 사이가 억겹의 침묵으로 깔려있다. 그대 오롯히 뜰 것인가? 고뇌와 절망의 시간들 분노와 불신 배반의 이야기들을 검은천으로 다시는 일어설수 없게 단단히 묶어놓고 힘찬 도움닦기 하나로 그대 다시 불끈 치솟아 실의에 찬 이 땅에 희망의 빛을 밝혀줄것인가? 해다. 붉은해다. 정갈히 전신을 검푸른 동해 바닷물에 피나듯 씻더니 여인의 눈썹처럼 살포시 모습 드러내내다가 꿈으로 영원한 희망으로 솟아올랐다. 2006년 1월1일 어떤곳은 해를 볼수 없었지만 정동진 옥계에는 온 세상을 희망의 빛으로 떠오른 붉은해가 있었습니다.
평생 잊지못할 2006년 아름다운 새해 새날 해돋이를 보게 해주신 강릉의 그 분께 여기 희망의 2006년 새해를 드립니다. / 아울러 제 블로그 가족 여러분들께도 새해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드리겠습니다. 2006년 새해에 기산들 세배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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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길 묻거들랑 원문보기 글쓴이: 기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