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서 군중들을 가르치는 예수님
제임스 티소트
제임스 티소트(James Tissot, 1836-1902)는 1886-94년에
그리스도의 생애를 수채화 연작으로 그린다.
그 중 하나인 <호숫가에서 군중들을 가르치는 예수님>은
어머님과 형제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계신다는 사람들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마르 3,33) 하며,
팔을 벌려 되물으시는 예수님의 반응을 묘사했다.
그런데 그 모습은 사제가 미사를 드릴 때 팔을 벌리는 모습과 비슷하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르 3,35) 하고 묵상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미사에 참석하는 형제들이
예수님의 몸을 함께 밥으로 나누는 한 식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형제들을 자꾸 외면하고 있다.
특히 가난과 고통에 동참해야 할 일이 생기면 더욱 그렀다.
내 식구가 굶어죽고 있는데 우리는 먹을 것을 나누지 않겠는가?
내 형제가 아파하고 있는데 우리는 돌보지 않겠는가?
내 형제가 가족을 잃어 슬퍼하고 있는데 위로해주지 않겠는가?
예수님은 팔을 벌려 내 식구를 모두 받아들이라고 하신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고개를 숙이고 턱을 궤며 생각한다.
과연 우리는 내 형제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고 있는가를 깊이 성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