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달새 롯데그룹 지분에 변화 조짐이 일면서 롯데그룹 대권 향배가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과거엔 누가 과연 신격호 롯데 회장 뒤를 잇느냐에 관심이 쏠렸다면
이번엔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어떤 방식을 통해 대권을 잡느냐에 초점이맞춰지고 있다.
그 핵심에 롯데호텔이 있다. 롯데호텔이 실제적인 롯데그룹 지주회사로떠올랐기 때문이다.
과연 신 회장은 어떤 방식으로 롯데호텔 지분을 넘겨줄까.
지난 4월 29일과 30일 신격호 롯데 회장은 롯데칠성 1만6300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그의 롯데칠성 지분율은 11.05%에서 9.74%로 낮아졌다.대신 그 지분만큼 신 회장 3자녀가
모두 사들여 지분율을 높였다. 차남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7000주,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과장남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이 각각 4650씩 샀다.
여기서도 신동빈부회장이 신 회장 뒤를 이을 대권 후보임이 암시된 셈이다.
이로써 롯데칠성 지분율은 신 부회장 5.1%, 신동주 부사장 2.84%, 신영자
부사장2.66%로 바뀌었다. 이 지분 변동이 있기 바로 전날인 4월 28일 롯데건설은
신동빈 부회장과 신동주 부사장이 각각 갖고 있던 롯데쇼핑 주식 11만주를 장외 매입했다.
매입 조건은 주당 16만8688원씩 185억6000만씩에 샀다. 같은 날 롯데건설은
신 회장이 보유 중인 롯데산업 주식 1만3300주를 113억원에 샀다.주당 가격은
무려 85만원이 넘었다. 이에 앞선 3월말에는 신 회장이 롯데제과 주식 1만7000주를
증시에서팔았고 이 주식은 신 회장 2세들이 거둬갔다. 5월초에도 신 회장이
롯데칠성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7300주를 시장에 팔고 3자녀가 골고루 매입했다.
재계에선 “이같은 주식거래는 신동빈, 신동주 두 아들이 핵심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 본다.
■일본롯데가 현재 롯데호텔 지배■
주식 이동 방식은 간단하다. 롯데 계열사가 신 회장 자녀들이 보유 중인 비상장주식을 사고
2세들은 그 매각금으로 신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롯데의 승계작업은 물밑에서 예전부터 진행돼왔다. 롯데그룹 간판회사인 롯데쇼핑은
벌써 신동빈 부회장과 신동주 부사장 등 2세가 장악했다. 두 사람은 각각 21.74%와
21.73% 지분율을 보유 중이다. 0.01% 포인트 차이지만 1대와 2대 주주 갈림길에서
신 부회장이 앞서있는 셈이다.신 회장은 1.77%에 불과하다.
반면 롯데그룹의 상장사 3인방인 롯데제과 롯데삼강 롯데칠성엔 아직신 회장 지분이
가장 많다. 3자녀 지분율은 채 5%가 안된다. 물론 신동빈 부회장 지분이 그나마 제일 많은 건
여기서도 확인된다. 롯데 후계구도를 완전히 점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문이다.그러나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열쇠는 사실상 롯데호텔이 쥐고 있다는 게정설이다.
실제 지분구조상 봐도 롯데호텔이 실제적 지주회사 역할을굳히고 있다.
롯데호텔은 롯데건설(47.5%)을 비롯, 롯데산업(36.6%),롯데상사(30.5%), 호남석유(13.64%),롯데쇼핑(13.49%), 롯데리아(13.49%), 롯데삼강(8.72%) 등 대부분 회사에 지배적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타 계열사의 경우 롯데제과가 롯데칠성(9.88%)과롯데리아(12.14%), 롯데쇼핑(12.37%) 등 3개사에 지분을 갖고 있는 걸 빼면
지배적 주주 위치에 있는 경우는 드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호텔이 계열사간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세간에 알려진 후계구도는 장남이 일본,
차남이 한국을 맡을 것이라는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국 롯데의 경우 차남 신동빈 부회장이코리아세븐과 롯데닷컴 대표이사에 올라 있지만 장남은 롯데칠성과 롯데알미늄 등기이사로만 등재돼있다. 롯데칠성 이사도 올해 3월부터였다.
최근 신 회장이 보유 중이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지분 이동 과정에서신 부회장이
더욱 많은 지분을 갖게 되면서 이 전망은 무게감이 실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