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녀의 노래
물속에서만 피는 꽃을 보신 적 있나요 소중이로 감싼 몸 짠물에 불어도 온종일 바다 속을 자맥질하는 꽃이랍니다 열길 물속 어찌 두렵지 않으리까만 숨 쉬지 않아야 바다가 되는 꽃이랍니다 빗창으로 찌르고 골각지로 갈라도 한 몸으로 휘감아 드는 파도여 바다여 파도위에 테왁만은 가라앉지 말아주오 망사리 가득 채울 때까지 기다려주오 이어도 사나 바람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파도야 이어도 사나 밀리지 말고 기다려주오 본조갱이여 아, 까부리 속 검은 머리 쓰다듬어줄 그 바다 그 님을 언제나 만날까 물적삼 옷고름 훌훌 풀어버리고 훠이훠이 뭍으로 헤엄쳐 가 볼까나 태왁 그러안고 이멍거리에 창경올리면 시린 먼 하늘가 뭉게구름만 드높아라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사·나
* 해녀의 전통 복장 및 도구의 명칭 ①『소중이』: 물질할 때 입었던 해녀복. ②『테왁』: 박씨를 빼내고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든 숨 고르는 부표. ③『빗창』: 물속 바위에 붙은 폐류 체취용 쇠붙이. ④『골각지』: 문어, 성게 등을 잡을 때 쓰는 호멩이류. ⑤『테왁닻』: 테왁이 밀려가지 않도록 돌을 넣은 망사주머니. ⑥『본조갱이』: 물속에서 숨이 찰 때 전복 위치를 표시하여 두는 표. ⑦『망사리』: 억새풀 껍질로 만들었던 채취 그물. ⑧『까부리』: 물모자. ⑨『이멍거리』: 물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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