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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포드의 두번째 이야기.
벌써 한달이 지나갔다.
사실 같은 배우의 이야기를 나누어 쓰는거라 금새 해치울것이라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결국 이제서야 적고 있다. 역시 닥쳐야 일이 되는 것은 회사일이나 이거나 매한가지다..쩝..
이제 해리슨 포드의 90년대 이후 영화속으로 들어가보자.
아네트 베닝과 함께 출연한 영화 <헨리의 이야기(Regarding Henry) 1991년>.
승소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냉혈 변호사가
우연하게 총상을 입고 예전 기억을 잊으면서 자신이 어떠했는가를 발견하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이야기이다.
해리슨이 미국인들이 몹시도 사랑하는 배우이어서인지,
아님 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반듯 깔끔 그래서인지,
주로 맡는 역은 화이트 칼라쪽이다.
교수, 검사, 변호사 그리고 대통령까지..
대부분 착하고 정의로운 쪽을 맡는데, 가끔씩 야비하거나 비겁한 쪽도 맡는 구색을 잊지 않는다.
저번에 얘기한 의혹에서도 그랬지만,
여기에서도 그는 무척 냉정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나 자신도 그의 이미지에 중독되어 있어서인가?
그가 연기하는 나쁜 놈이 그다지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이건 배우에게 독일까 약일까? 내가 배우라면 독이라고 받아들일게 분명하다.
영화는 그다지 호평을 받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법 재미있고 흥미롭게 본 영화다.
그리고 영화 <패트리어트 게임(Patriot Games) 1992년>.
나오는 소설마다 할리웃으로 직행한다는 톰 클렌시 원작이다.
잭 라이언이란 인물이 거의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종의 영웅 스토리다.
우락부락 근육질 액션 스타가 아닌, 일견 평범해보이는 인상의 해리슨 포드가
고군분투하면서도 결국은 권선징악의 스토리로 이끌어간다.
그가 사랑을 받는 것은 바로 이 보통 사람들의 환상을 조금 더 키워주는 것 때문이 아닐까?
물론 그것이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가의 일명 잘난척을 보여주는 것이라 쪼매 거시기하지만서도..
아내의 살인범이란 누명을 쓴 남자의 탈출기를 다룬 <도망자(The Fugitive) 1993년>.
티비 시리즈로 인기를 끈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이 작품의 대히트로 해리슨은 더욱 제작자들에게 신뢰받는 인물이 되지만
정작 이 작품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이는 닥터킴블을 끝까지 쫓는 수사관역의 토미 리 존스이다.
하버드대 영문학 전공이라는 거창한 학력에도 불구하고
(러브 스토리에 잠깐 나왔던 그를 기억하시나요?)
강한 인상때문에 그때까지 그는 그다지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기지 못했으나,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헐리웃의 스타로 등장한다.
(반면 해리슨 포드는 지금껏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다)
기본적인 할리웃 액션영화의 형식을 고대로 따라가면서 탈주나 추적신등을 긴박하게 보여주고
또한 진짜 범인이 누구일까 하는 스릴러 형식을 가미한 흥미를 가한다.
또다른 톰 클렌시 원작의 <긴급 명령(Clear And Present Danger) 1994년>.
패트리어트 게임을 감독했던 필립 노이스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패트리어트 게임보다는 흥미롭다.
하지만 결국 위대한 미국시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영웅적인 누군가가
옳은 일을 한다는 스토리는 변하지 않는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1954년작 오드리 헵번, 험프리 보가트, 윌리엄 홀든 주연의
<사브리나>를 리메이크한 작품 <사브리나(Sabrina) 1995년>.
해리슨은 여기에서 뒤늦게 자신의 사랑을 발견하는 원작의 험프리 보가트 역을 맡았다.
오리지날판에 비해 95년작은 배우들의 면면이 몹시도 부실한데,
동생역에 그렉 키니어도 그렇고 뭐니뭐니해도 맵시나는 지방시 옷을 뽐내며
수많은 여성들을 부럽게 했던 귀여운 그녀 오드리 헵번 역을
한참 못미치는 줄리아 오몬드가 맡았다는 사실이 더욱 그렇다.
당시 그녀가 가을의 전설역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
솔직히 그 영화에서도 세형제의 사랑을 받는 그녀가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더구나 오드리 헵번역에 그녀를 대입해보면 더욱 그렇다..
해리슨이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긴 하지만
대히트 오리지날을 넘어서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다음 미국대통령 전용기를 뜻하는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 1997년>.
미국인들이 대통령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누구일까 하는 설문조사를 하면
거의 예외없이 해리슨 포드가 1위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그때까지 대통령 역을 맡은 적은 없었는데,
(사실 인디펜던스 데이의 빌 풀먼을 떠올리면, 어떤게 더욱 그림에 어울리는지 감이 올게다)
이제 당당히 대통령 역을 맡는다. 역시나 혼자서 악당들을 다 물리치는 수퍼 대통령으로^^
영화는 적당한 긴박감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일정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한다.
딱 맞는 수트를 입은 듯한 해리슨의 대통령역이나
테러리스트를 맡은 게리 올드만의 악역,
그리고 여자 부통령역의 글렌 클로즈까지.
공중에서 벌어지는 하이 재킹과 총격전, 전투기 장면등은 긴박감을 선사한다.
다만, 수퍼 울트라 초일류 착한 국가인척 하는 미국이 전세계 인류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예의 그 잘난척 시리즈가 몹시도 눈에 거슬리는 것을 빼면 말이다.
게다가 아무리 전직 군인출신이지만 갓 제대한 병장도 아닌 것이
어찌그리 특수훈련을 받았음이 분명한 테러리스트를 그리도 쉽게 제압할 수 있는지.
마지막엔 혼자 조종간까지 붙잡는 신기를 보여주기까지..!
내가 미국민이었다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신나하며 보았겠지만
이래저래 미국에 치이며 사는 대한민국.
그속에 사는 평범한 이 아줌마는 결코 아무생각이 없지만은 않더라는 말씀.
사실 90년대 후반 이후로 해리슨 포드가 출연하는 영화들은
안타깝게도 엄지를 들어올릴만한게 없다.
때론 너무 산만하고, 때론 너무 말도 안되고, 때론 너무 지루했다.
같은해 또한명의 빅스타인 브래드 피트와 같이 찍은 영화
<데블스 오운(The Devil's Own) 1997년>.
두 스타의 만남에다 알란 J.파큘라 감독이라는 매우 그럴싸한 조합을 가지고도
이 영화는 별다른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어설픈 IRA에 대한 편견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할까?
브래드 피트는 여러번 수정을 거친 시나리오때문에 내용이 달라진 영화에 실망하여
출연하지 않으려 했으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제작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찍었다나?
이구.. 그러고보면 브래드가 영화를 보는 눈은 제법 있다.
해리슨포드는 여기서 형사로 나오는데, 예의 그 가족과 국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홀로 영웅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후 그는 오랫만에 어드벤쳐 코미디물에 도전하는데,
바로 <식스 데이 세븐 나잇(Six Days Seven Nights) 1998년>.
여주인공은 히치콕의 <싸이코>의 구스 반 산트 리메이크작에서
무참히 살해되는 금발여인 역을 맡았던 앤 헤이시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내가 확인한 것은 이제 해리슨이 이런 로맨스물
게다가 어드벤쳐물의 히어로로 나서기에는 세월이 좀 흘렀다는 안타까운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의 대표적 캐릭터인 인디가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2006년에 다시 나온다는 사실이 은근히 걱정된다.
속편을 찍으려면 차라리 좀 더 일찍 찍을 것이지 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멋진 인디의 모습이 망가지질 않길 정말 두 손 모아 빌고 있다..)
무인도에 불시착한 조종사와 애인이 기다리는 젊은 여인.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게되는 공식을 따른다.
하지만 영 매력적으로 그리고 어울려 보이지 않는 두 주인공때문에
그다지 영화에 감정이입되지는 않는다.
물론 재미있게 봤다는 이도 가끔 눈에 띄긴 했지만^^;
99년도작 <랜덤 하트(Random Hearts)>.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주목받았던 영국미인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할리웃에서 찍은 멜로 작품이다.
각자의 배우자들의 사고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들은 그들이 불륜관계였음을 알게 되고,
미스터리한 상황속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점차 서로에게 끌린다..
(내용을 보니 무엇인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바로 배용준 손예진 출연으로 허진호가 지금 한창 찍고 있는 외출이란 영화의 시놉과
유사한 점이 몹시 많다. 물론 외출은 전형적인 멜로물로 찍고있는 모양인데
각자의 배우자가 불륜관계이고, 사고를 당하고, 그래서 만난 배우자들이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처음 시놉을 들었을때 난 당장 랜덤 하트를 떠올렸다. 우연의 일치인가??)
두 배우의 면면이나 소재로 볼때 짜임새있게 만들면 흥미로울 영화인데, 이것 몹시도 혹평받았다.
시드니 폴락이 찍은 작품인데 영 감독의 이름값에 못미친다는게 나도 한표.
차라리 멜로 라인을 강화하던가 아니면 스릴러적인 요소를 살리던가 했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삼천포로 빠진듯한 작품이 되어버려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감을 남기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실망스런 작품으로 나를 처지게 하던 해리슨포드는
미셀파이퍼와 찍은 일종의 미스테리성 호러물로 나름의 성공을 거둔다. 그것도 비열한 악역으로.
<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 2000년>.
감독은 <로맨싱 스톤> <백 투더 퓨처> 등으로 유명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인데,
의외로 심령의 등장이나 스스르 움직이는 문이나 물건 등을 통해
관객들의 심장을 서서히 조여오면서 은근한 공포감을 선사하는 것에 숨은 장기를 보여준다.
미셀파이퍼가 몸이 굳어져 점차 물이 차오는 욕조에서 눈이 잠길듯 말듯한 순간에
공포에 질려 커다란 눈을 파르르 떠는 장면은 몹시도 인상에 남는다.
사실 그 영화를 보고 난 후 한동안 욕조에서 목욕하는 것이 좀 꺼림직했었다..
그리고 역시 능력있고 매너좋고 잘생긴 남편은 다시 한번 챙겨봐야한다는..ㅋㅋ
다음 작품은 호쾌한 남성미넘치는 대결을 그리는데 장기가 있는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K-19 위도우메이커(K-19: The Widowmaker) 2001년>.
러시아 핵잠수함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물이다.
여기서 해리슨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함장역으로 등장하는데,
잠수함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이전에 진해크만과 덴젤 워싱턴이 나왔던
<크림슨 타이드>와 종종 비교되는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크림슨 타이드>가 훨씬 구성도 탄탄하고 재미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K-19>도 나름의 재미는 있다.
부함장역의 리암니슨의 연기도 좋고
이제 나이가 든 티가 확연히 나는 해리슨의 강박적인 함장역할도 기본은 된다.
특히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특유의 화끈한 영상미는 여기서도 여전하다.
실제 이 잠수함을 만들면서 많은 러시아해병들이 사망하여 별명이 widowmaker라는데,
아줌마의 심정으론 영 기분별로다.
그리고 이 작품이 가장 최근작인데, <호미사이드(Hollywood Homicide) 2003년>.
진주만의 젊은 친구 조쉬 하트넷과 파트너로 출연했다.
여기서 해리슨은 투잡족인 LA형사로 출연했는데,
기존의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영웅적이고, 애국심 투철하고, 가족애 빵빵하고..
이런것과 동네가 한참 떨어진 캐릭터이다.
약간은 부패하고, 자신의 이익에 더 관심이 많고, 하루하루를 사는데 급급한..
하지만 뭐 헐리웃 버디무비가 그렇듯이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잘 해결되고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파트너가 워낙 어린 친구라서 그런지 해리슨의 역할이 나이가 든 고참형사이긴 하지만
많이 노쇠해보인다. 여기서는 망가지며 코믹연기까지 보여주지만 말이다^^;
내가 기억하고싶은 해리슨은 팔팔한 인디이기 때문인가?
솔직히 말하면 그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서 같이 세월을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나의 환상이 깨어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내년엔 많이들 기대하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 4>가 나올것인데,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정말 궁금하다.
돌이켜 보니 저번달에 쓴 1편은 아주 입에 거품을 물면서 신나하면서 썼는데,
이번 2편은 좀 재미가 없다.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의 대 히트 이후 나름대로 존재감있는 배우가 되려고 애썼던 그는
완전히 탑스타의 자리를 굳히고 나서 어느정도 나이도 든 90년대 이후에는
뭐 아주 졸작이다 이런 영화에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지손가락을 들만한 멋진 영화에 출연한 것도 아니다.
제작자와 감독은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그대로 영화에 반영하고
또 배우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연기를 하고
관객들도 익숙한 그의 모습을 기대하고 바라본다.
(그래서 인디아나 존스 4편이 나오게 된 것이겠지?)
요즘 해리슨포드는 영화보다 개인의 사생활로 더욱 매스컴을 타고 있는데,
바로 22년이나 어린 그의 연인 칼리스타 플록하트 때문이다.
우리에겐 티비 시리즈 <앨리의 사랑 이야기>로 알려진 그녀인데,
나도 케이블에서 이 드라마 매우 재미있어하며 보았다.
헌데 그녀와 해리슨이라니..
잘하면 우린 그 커플을 <인디아나 존스 4>에서 같이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뭏든 요지경인 동네인건 분명하다..
(20년간 결혼생활을 한 시나리오 작가 전 부인 맬리사 메티슨과 이혼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위자료를 지불한 것도 또한 가십거리였다.)
최근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라는 나이차 많이 나는 또다른 커플이 등장했는데
두 커플 모두 결혼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곧 잡지기사가 풍부해질 듯 하다.
(갑자기 데미무어와 애쉬튼 커쳐 커플도 궁금해지네..ㅋㅋ)
해리슨 포드.
그가 명배우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조금 부족한 점이 없진 않긴 하지만
적어도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배우인것은 분명하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가 주로 오락물이라고 해서 그의 존재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내 기억속의 그는 영원한 한 솔로로, 영원한 인디로
언제나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테니
그것만 해도 배우로서는 성공한 것 아닌가?
[글 : 추억의 영화노트 블뤼님]
첫댓글 사브리나에서 노쇠해 보이는 해리슨때문에 신경질이 났어요 영화도 지루했고... K-19는 모처럼 잘된 영화였습니다 그나저나 그가 앨리랑 사귄다니 정말 알수없는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