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선물이 더 값진 것이다"라는 속담에 어울리는 우리 신체 기관이 뇌하수체란 곳이다.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가 뇌하수체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뇌하수체란 귀에 익지 못 한 의학 전문용어로 남아 있는 것같다.
뇌하수체는 겨우 직경이 1 c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기관으로서 우리 뇌의 가장 아래 부분에 달려 있지만, 여러가지 호르몬들을 분 비하여서 갑상선, 부신, 고환, 난소, 유방, 골격, 피부, 신장, 자궁 등 여러 기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귀중한 기관이다. 그러므로 뇌하수체가 종양이나 염증등으로 손상되면 여러 기관의 기능이 모두 또는 부분적으로 저하되며, 반대로 호르몬을 과다하게 생산분비하는 종양이 생겨도 여러가지 이상 증세를 초래할 수 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8 종이상이 있는데, 최근에 메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성장호르몬은 그 중에서도 비교적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하게 분비되면 키가 잘 자라지 않게 되고, 성인이 되기 전에 너무 많이 나오게 되면 거인이 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많이 분비되면 손,발,턱,코 끝들이 굵어지는 말단비대증이 생긴다. 말단비대증은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관절염, 뇌졸중, 심장병 등을 잘 동반하므로 조기 사망율을 3 배나 증가시킨다.
유방을 자극하는 유즙분비호르몬이 부족하게 나오면 출산 후 젖이 나오지 않아서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가 없고, 너무 많이 분비되면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에서도 젖이 나오게 되면서 월경이 불순해지다가 결국 없어지고 불임 환자가 되고, 아직 젊은 나이에도 골다공증을 초래한다. 불임 여성의 약 20% 정도가 뇌하수체의 유즙분비 과다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고환이나 난소를 자극하여 주는 성선자극 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사 춘기의 청소년들에게서는 남성화 또는 여성화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 성인 남자들의 경우에는 고환의 기능이 저하하여 남성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력이 감퇴되고 정자의 생산이 감소하여 불임이 된다. 여성의 경우에도 난소에서 배란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줄어 들기 때문에 월경이 불순하여 지다가 불임이 되고, 성생활 시에 통증을 느끼고, 피부의 탄력이 감소, 얼굴에 잔주름 증가, 골다공증이 일찍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을 자극해 주는 갑상선자극 호르몬이 부족하게 분비되면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어 매우 피로를 많이 느끼면서 추위를 많이 타고, 피부 가 거칠어지면서 머리카락이 많이 부스러지고, 변비가 생기면서 몸이 붓 게된다.
부신을 자극하여 주는 부신자극 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기운이 없고, 식욕이 저하되고, 어지러움을 잘 느끼면서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과다분비되면 팔다리는 살이 찌지 않고 얼굴과 몸통을 중심으로 비만 해지면서, 피부에 쉽게 멍이 잘들고, 고혈압, 당뇨병, 월경불순, 우울증등이 동반된다.
신장에서 물을 재 흡수하여 소변의 양을 줄이는 호르몬인 항이뇨 호르몬이 부족하게 분비되면 많은 양의 소변을 몇 시간마다 보면서 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이것을 요붕증이라고 한다. 요붕증 환자들은 하루에 보통 4리터이상의 물을 마시게 되며 밤에도 여러차례 화장실에 가게 된다.
이러한 증세들은 뇌하수체 질환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다른 질환으로 흔히 오인되어 엉뚱한 검사나 치료를 받게 되는 수가 많은데, 특히 여러가지 호르몬들의 부족이 함께 발생된 경우에는 더욱 옳은 진단을 받지 못하고 여러 해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가 뇌하수체 질환에 대한 좀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