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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쫑카빠 |
쫑카빠 롭상닥빠(Tshong kha pa blo bzang grags pa, 1357~1419)는 티베트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종파인 겔룩빠(dGe lugs pa)의 개조이다. 겔룩빠는 ‘황모파(黃帽派)’라고도 하는데, ‘훌륭한 전통을 계승하는 파’를 의미한다. 이 파가 계승하는 훌륭한 전통이 곧 ‘도차제’ 즉 람림(Lam rim)의 가르침이다. 겔룩파의 창시자인 쫑카빠는 불교논리학에서부터 반야, 중관, 밀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저술을 남겼다. 그 중에서 <보리도차제광론>과 <비밀도차제광론>은 각각 현교와 밀교의 도차제를 체계화한 중요한 저술이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시륜
8세 때 최제된둔립첸에게 출가 “단계적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 까담파에 전승된 ‘도차제’ 전수 불교논리학.반야.중관 등 저작 다수
‘보리도차제광론’ 저술 … 티베트 최대 종파 겔룩파 개조
(1) 쫑카빠의 생애 쫑카빠는 티베트의 동부 쫑카(Tshong kha)에서 태어났다. 8세에 스승인 최제 된둡린첸(Chos rje Don grub rin chen)으로부터 롭상닥빠라는 이름과 함께 사미계를 받고 출가했다. 반야(般若)에 대한 학습으로 쫑카빠는 녜탕(Nye thang)에 있는 데와짼(bDe ba can)사에서 따시쎄ㅇ게(dKra shis seng ge), 왠땐갸쵸(Yon tan rgya mtsho) 등으로부터 미륵의 <현관장엄론(現觀莊嚴論)>과 그 주석을 배웠다. 또 라마잠림빠(bLa ma ‘Jam rim pa)로부터 미륵의 5부 논서를 배웠다. 19세에는 쌍푸(gSang phu)에서 반야에 대한 토론에 참가하여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쩨첸(rTse chen)에서 싸꺄(Sa kya)파의 냐왼 뀐가뺄(Nya dbon Kun dga’ dpal)로부터 반야경을 배웠고, 또 그의 제자인 렌다와(Red mda’ ba)에게서 논리학칠론(論理學七論), <입중론(入中論)>, <구사론(俱舍論)>, <아비달마집론(阿毘達磨集論)> 등을 들었다. 뛰어난 지계자로 이름난 로쌜와(bLo gsal ba)로부터 계율에 대한 강의를 들었으며, 구나쁘라바(Gun.aprabha)의 <율경>과 주석을 배워 계율에 관한 지식을 모두 체득했다. 인명학(因明學)은 로짜와 된상(Lo tsa ba Don bzang)으로부터 사사하여 <양평석주(量評釋註)> 등을 공부했다. 31세에 최초의 학문적 대작인 <현관장엄론(現觀莊嚴論)>의 주석인 <셀텡(gSer phreng)>을 썼다. 그후 쫑카빠는 ‘중관라마’, ‘우마빠(Dbu ma pa)’라고 하는 쫀뒤쎄ㅇ게(Brtson ‘grus seng ge)로부터 중관학을 사사했다. 37세에 남카갤챈(Nam mkha’ rgyal tshan)과 최꺄ㅂ상보(Chos skyabs bzang po)로부터 까담파에 전승되어온 도차제의 가르침을 전수받았다. 도차제는 단계적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시설한 것이다. 도차제에는 광대(廣大)한 도차제와 심오(深奧)한 도차제 둘로 구분된다. 전자는 미륵-무착-세친으로 이어지고, 후자는 문수-용수-제바로 전승되었다. ㄴㅒㄹ로로(gNyal lo ro)에 5개월간 머물면서 도차제의 실천법을 중심으로 도룽빠(Gro ling pa)의 <땐림첸모>(bsTan rim chen mo)를 상세하게 검토함으로써 <현관장엄론>의 모든 내용이 도차제를 위한 가르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아띠샤의 <보리도등론>에서 출발하여 용수와 무착의 견해를 결합한 <보리도차제광론(菩提道次第廣論)>의 전체를 구상할 수 있었다. 45세에 쫑카빠는 라뎅(Rva sgreng)에 머물면서 부처님으로부터 스승인 남카갤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파의 스승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한 달 동안 계속되어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모든 파의 스승은 아띠샤, 돔뙨빠(‘Brom ston pa), 뽀또와(Po to ba), ㅆㅑ라와(Sha ra ba)로 나누어지고, 쫑카빠는 계속해서 이 스승들과 토의할 수 있었다. 마침내 뽀또와 등의 세 스승은 아띠샤로 흡수되고, 아띠샤는 쫑카빠의 이마에 손을 얹고 축복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리도차제광론>을 저술한 것이다. (2) 도차제의 가르침 쫑카빠는 불교교학 전체를 수학하고, 불교논리학에서부터 반야, 중관, 밀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저술을 남겼다. 그 중에서 <보리도차제광론(菩提道次第廣論)>과 <비밀도차제광론(秘密道次第廣論>은 각각 현교와 밀교의 도차제를 체계화한 중요한 저술이다. 원래 ‘도차제’의 가르침은 아띠샤(Atisha)의 <보리도등론>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가르침이다. <보리도등론>에서는 불법을 구하는 자를 근기에 따라 작은 사람.중간사람.큰 사람의 세 사람으로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리도차제광론>에서도 세 사람의 도차제로 불교교학 전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① 작은 사람의 도차제 현생의 안락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내생에 훌륭한 몸을 얻는 작은 사람의 도차제가 설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삼보에 대한 귀의(歸依)와 모든 안락(安樂)의 근본인 업보를 신뢰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악도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없애줄 수 있는 대상에게 귀의해야 한다. 삼보에게 귀의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두려워하는 모든 것에서 해탈했고, 다른 사람의 모든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방편이 뛰어나고, 모든 이들에게 멀고 가까움 없이 대비를 베풀고, 모든 이들을 위해 애쓰기 때문이다. 선업과 악업에서 고통과 즐거움의 과보가 각각 생긴다. 업을 쌓으면 반드시 그 과보가 생기고, 과보를 받기 전에는 업은 소멸되지 않는다. 행하지 않은 업의 과보는 없기 때문에 악업과 선업의 본질과 그 과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악업과 선업을 십업도를 근거로 설명한다. 다른 유정을 탐진치 등의 마음을 일으켜 칼 등으로 죽이는 것이 살생이다. 다른 사람이 주지 않는 물건을 가지는 것이 훔치는 것이다. 관계해서는 안 되는 사람 등과 관계하는 것이 사음이다. 본 것을 보지 않았다고 몸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거짓말이다. 화목하거나 미워하는 중생을 갈라놓는 것이 가르는 말이다. 분한 마음으로 욕설과 같은 듣기 싫은 거친 말을 하는 것이 악한 말이다. 관련 없는 것을 거짓으로 꾸며하는 말이 꾸밈말이다. 탐심은 다른 사람이 가진 보물과 물건이 나의 것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성냄은 자신이나 타인이 가진 것에 손해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서 분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치심은 증익(增益)된 사물을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마음이다.
② 중간 사람의 도차제 천상과 인간의 몸을 받더라도 완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시 악도에 떨어지는 것은 비참하기 때문에 윤회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해탈을 추구하는 중간 사람의 길을 배워야 한다. 중간사람의 길에서는 윤회의 허물인 고제(苦諦)와 윤회에 들어가는 원인인 집제(集諦)를 생각하고, 윤회에서 벗어나는 실제적인 도를 수습해야 한다. 고제를 생각하는 것은 생로병사 등의 고통과 싫은 사람을 만나는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 오취온(五取蘊) 자체가 고통인 여덟 가지 고통을 생각하는 것이다. 집제를 생각하는 것은 윤회에 들어가는 원인인 번뇌를 생각하는 것이다. 아름답고 좋은 대상을 탐착하는 탐욕, 상대를 해치고자 하는 거친 마음인 성냄, 사제(四諦) 등의 자성을 알지 못하는 무명(無明), 사제를 진리인 것과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의심, 오온(五蘊)을 나와 나의 것으로 보는 살가야견(薩迦耶見), 살가야견으로 고집한 자아가 영원하다거나 내생이 없다고 하는 변집견(邊執見), 살가야견 등을 근거로 생긴 견해를 가진 자의 온을 반연하여 수승하다고 고집하는 견취(見取), 계율과 금취를 행하는 온을 반연하여 윤회에서 벗어난다고 보는 계금취견(戒禁取見), 전후생 등이 없다고 하는 사견(邪見)의 열 가지다. 고제와 집제를 사유하고 나서 실제로 해탈을 성취하는 도에 해당하는 삼학을 수습해야 한다. 삼학은 계학(戒學).정학(定學).혜학(慧學)이다. 계학은 동요하는 마음을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정학은 평등하게 안주하지 못하는 마음을 안주하는 것이고, 혜학은 해탈하지 못한 마음을 해탈하게 하는 것이다.
③ 큰 사람의 길 발보리심(發菩提心)은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걸어가는 하나의 큰 길이기 때문에 대승에 나아가는 이는 반드시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살행을 배워야 한다. 발심한 보살은 보살계를 수지하고, 보살행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발심만으로도 큰 공덕이 있지만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보살행을 수습해야 한다. 보살행의 핵심은 지혜와 공덕의 자량을 모두 갖추는 것이다. 지혜와 방편을 모두 구족하는 보살행이 육바라밀이다. ① 보시는 베푸는 선한 마음과 그것으로 일으킨 몸과 말의 업이다. 즉 몸과 말을 보시할 때의 마음이 보시다. 보시에는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의 셋이 있다. ② 지계는 타인을 해치는 토대를 가진 마음을 없애는 것이다. 지계에는 셋이 있다. 섭율의계(攝律儀戒)는 의도를 가진 것을 중심으로 십불선을 없애는 열 가지와 자성을 중심으로 일곱 가지 불선을 없애는 것이다. 섭선법계(攝善法戒)는 육바라밀 등의 선한 것을 반연하여 마음속에 생기지 않은 것을 생기게 하고, 생긴 것은 쇠퇴하지 않게 하여 점점 키우는 것이다. 섭중생계(攝衆生戒)는 계율을 통해 중생의 현재와 미래의 청정한 이익 그대로를 이치에 맞게 증득하는 것이다. ③ 인욕은 다른 이들을 해치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 것, 자신에게 고통이 생기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법을 확실하게 생각하기 위해 신해에 머무는 셋이다. ④ 정진은 선한 것을 섭수하는 것과 중생을 도와주는 것을 기뻐하는 수승한 마음의 용기다. 정진에는 갑옷의 정진, 선법을 섭수하는 정진, 중생을 이롭게 하는 정진이 있다. 갑옷의 정진에는 ‘백천 나유타 삼아승지겁동안 나는 한 중생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지옥에 머무르고서 깨달음을 성취하더라도 기뻐하겠습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선법을 섭수하는 정진은 육바라밀을 바르게 성취하기 위해 실행하는 것이다. 중생을 이롭게 하는 정진은 앞과 같다. ⑤ 선정은 마음이 선한 대상에 머무는 것이다. 선정에는 몸과 마음의 경안(輕安)과 같이 몸과 마음이 안락하게 머무는 선정, 신통, 해탈, 무루 등 증득하는 선정, 이익이 되는 11가지 이익을 증득하는 중생을 이롭게 하는 선정이 있다. ⑥ 반야는 오명(五明)에 뛰어난 것 등이다. 반야에는 무아의 실상을 공상(共相)으로 인식하는 것과 현량으로 인식하여 승의를 깨닫는 것, 오명을 잘 아는 지혜와 같은 세속을 깨닫는 것, 중생의 현생과 내생의 이익을 악업을 짓지 않고 증득하는 방법을 아는 중생의 목적을 깨닫는 지혜의 셋이 있다.
도차제는 단계적으로 불교를 이해하고, 수행하는 가르침이다. 선지식의 가르침을 듣고, 이를 사유하고, 명상하는 것이 도차제의 기본적인 수행이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부처님의 위대한 논사의 논서를 통한 정확한 인식을 근거하기 때문에 올바른 가르침의 가르침을 항상 추구하고, 이 가르침을 현실에서 구현하며, 이 가르침이 중생들과 함께 하기를 염원한다. 부처님의 말씀과 위대한 논사들의 논서를 근거한다는 점에서 ‘도차제’의 가르침은 부처님의 가르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앎과 행이 일치하고, 원만하게 완성된다는 점에서 무상정등정각을 추구하는 대승불교의 이념이 가장 잘 반연된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양 승 규 동국대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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