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지조(共命之鳥), 라이벌(rival), 그리고 페어플레이(fair play)
<교수신문>은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 함께 공, 목숨 명, 갈/-의 지, 새 조)’를 선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공명지조’의 추천자인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는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파사현정(破邪顯正: 깨뜨릴 파, 어긋날/기울일/사악할 사, 나타날 현, 바를 정)’을 추천한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천자는 2019년 12월 15일자 <교수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 그때 [2017년에] 나는 ‘파사 [그릇됨이나 사악함을 깨뜨림]’의 다음에 ‘현정 [바름이 나타남]’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렀고,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은 예사롭지 않게 뒤엉켜 꼬여만 있어 우려된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46561
추천자는 그 기고문에서 ‘공명지조’(줄여서 공명조)를 추천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가 지금 좌우라는 진영 논리로 쫙 갈려져 살벌하기 때문이다. 도처에 죽기 아니면 살기로 서로를 쳐다보며, 독이 오를 대로 올라 있다. 갈기갈기 찢어진 사유와 이념의 영토. 그곳이 바로 전쟁터이고 지옥 아닌가. 남(타자)은 상처이고 고통이고 절망이다. 희망은 타자를 철저하게 죽임으로써 획득된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이 지배하는, 인간의 마음을 다스릴 법이 없는 ‘말법(末法)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진리[道]보다도 독선과 교만과 시비가 난무하는 시대이다.”
‘공명지조’에 대한 추천자의 설명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줄여서 공명조(共命鳥), 동명조(同命鳥), 상생조(相生鳥), 공생조(共生鳥), 생생조(生生鳥), 명명조(命命鳥)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공명지조는 머리는 두 개인데 몸통은 하나인 새로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고 전해져 오는 전설 속의 새입니다. 시기・질투하며 불화를 겪어오던 어느 날 한 머리가 맛좋은 과일을 저 혼자 먹는 걸 다른 머리가 알고 화가 치밀어 다른 머리가 한 머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독과(毒果: 독 독, 열매 과)를 먹었고 결국 독이 온 몸에 퍼져 둘 다 죽고 말았다는 전설 속의 새입니다.
이상의 이야기는 ‘rival’이라는 영어 단어의 어원과 대단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rival”이라는 영어 단어는 “흐르다(to flow)”라는 의미를 지니는 원인구어 어근 “*rei-”에서 시작하여 “작은 시내, 작은 강(brook, small stream, small river)”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rivus”와 형용사로 “같은 시내의, 같은 시내에 속하는(of or belonging to a brook)” 그리고 명사로 “같은 시내를 사용하는 사람, 즉 이웃(사람)(one who uses the same brook or stream, neighbor)” 혹은 “같은 정부(情婦: 첩: 妾)를 두고 있는 사람, 사랑을 두고 다투는/ 경쟁하는 사람, 즉 연적(戀敵: 연애의 경쟁자)(one who has the same mistress, competitor or rival in love)”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rīvālis”에서 1570년대 영어에 유입되었습니다.
말하자면, “경쟁자(競爭者)”를 의미하는 “라이벌(rival)”은 “같은 시내나 강물(리버: river)을 사용하는 사람”에서 비롯된 단어입니다. 만약 경쟁자가 지나치게 미워 경쟁자가 사용하는 시내나 강물에 독을 풀어 경쟁자가 그 독수(毒水: 독 독, 물 수)를 마신다면 경쟁자도 죽겠지만 자신도 결국 같은 독수를 마시고 죽게 될 것입니다. 마치 공명지조의 전설처럼 말입니다. 경쟁(라이벌십: rivalship)에 있어서의 페어플레이(fair play: 정정당당한 태도나 행동)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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