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실제 성폭력 피해자인 청각장애인들이 커피를 만들어 파는 카페 ‘홀더’가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카페홀더는 2005년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이후 광주광역시와 시민, 광주도시철도공사, 소설가 공지영씨, (주)창비 등의 협력을 통해 지난 2011년 12월 21일 광주도시철도공사(ㅁ상무지구 세정아울렛 맞은편) 1층 로비에 설립된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홀더’라는 카페이름은 ‘홀로 삶을 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이야기’에서 홀로의 ‘홀’자와 더불어의 ‘더’자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자립의 의지를 보이는 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홀로서기를 돕고 사회참여 기회를 부여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를 갖고 설립된 카페홀더에 지난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미션21이 연말을 맞아 기획특집으로 취재했다. /편집자 주
광주도시철도공사 1층에 둥지 튼 예비 ‘사회적기업’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 청각장애인들 바리스타 변신
각계 인사들 ‘1일 명예점장’ 봉사 사회적 관심 확산
말기 암환자들 미션21 보도 보고 성금모아 전달 진한 감동도
카페홀더는 현재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의 정서,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 및 치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취약한 청각장애인들에게 지속적이고 안정된 일터 제공을 통한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점 당시부터 수화에 관심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수화교육을, 장애학생 및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무료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에 후원금도 보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각계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일일명예점장’ 행사를 가짐으로서 카페홀더의 취지를 널리 홍보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일명예점장으로 이호준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이금형 전 광주지방경찰청장, 박혜자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이경률 인권위원,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서일권 아름다운가게 광주본부장, 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 박현주 미션21 발행인 등을 비롯 40명에 이르는 각계 인사들이 섬겼다.
본지 박현주발행인이 명예점장으로 봉사한 지난 17일에는 보성복내전인치유센터(원장 이박행 목사)에서 말기 암을 치유중인 환우 15명과 직원 8명이 성탄과 연말을 맞아 모은 144만원의 성금을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에 전달하기 위해 카페홀더를 찾았다.
이박행 목사는 지난 12월 3일자 미션21 1면의 <인화학교 대책위 삭발…공정재판 강력촉구 ─ 대책위 “2심재판부, 성폭행 가해자 ‘무죄’선고 가능성”> 기사를 보고 많지 않은 물질이지만 이들에게 꼭 성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미션21 신문사에 알려왔다.
때마침 카페홀더로부터 일일명예점장 초청을 받아 17일 오후 1시부터 봉사하기로 되어있던 박현주 발행인은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삭발투쟁중인 인화학교대책위 대표 김용목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17일 오후 2시 카페홀더에서 전달식을 갖기로 한 것.
이날 성금을 전달한 복내전인치유센터는 한국기독교전인치유회 부설기관으로 1996년 문을 열었으며 평소 30여 명의 암 환자들이 식이요법과 기도를 통해 치유를 받고 있다.
이처럼 일일명예점장 행사가 시민들로부터 상당한 호응과 공감을 얻으며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개점 1주년을 맞은 지난 21일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가 일일명예점장으로 초청돼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감사의 꽃바구니와 성금 전달, 홀더 홍보대사 위촉, 소망트리 카드 추첨 및 손님맞이 서빙 봉사를 했다. 공 작가는 이어 오후 2시 이후 사인회 및 인증샷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편 개점 1주년을 맞은 카페홀더는 현재 팀장 1명과 사회복지사 1명, 바리스타 1명, 청각장애인 직원 3명 등 모두 6명의 근로자가 팀을 이루어 운영하고 있으며 청각장애인 직원들이 주문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명함크기의 그림메뉴판을 만들어 비치해 두고 있다.
카페홀더에서는 커피 및 음료 이외에 우리밀 빵과 컵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가수 박강성씨가 도가니 영화를 보고 만든 노래를 CD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카페홀더는 개점 1주년을 기념하여, 최근 인화학교 성폭력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단체삭발과 단식, 천막농성 등으로 항거중인 대책위원회에 성금을 전달했다.
‘도가니’ 작가 공지영씨.
이금형 전 광주지방경찰청장.
이경률 광주인권 담당관.
카페홀더에서 일하고 있는 인화학교 피해자와 박현주 미션21 발행인.
제1호 명예점장 이호준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무진교회 장관철 목사(우)와 민들레교회 김용성 목사.
복내전인치유센터 환우대표가 김용목 목사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왼쪽에서 두번째부터 환우대표, 이박행 목사, 박현주 발행인, 김용목 목사)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삭발투쟁 중인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 관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