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비가 내려서 시원하니 좋은 날입니다. 1주일에 하루 이틀정도는 시원하게 비가 내렸음 좋겠네요. 하지만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는건 아니겠죠? 그동안 날씨로 볼 때 올 여름도 더위고생은 각오해야겠네요~ ^^; 그래서 이번 주는 이런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보이차 응용법을 소개하는 차회를 생각해봤습니다.
보이차를 즐기시는 분들은 대개 찻자리에서 한가지 차만을 마시지 않습니다. 시간여유만 충분하다면 3~4종의 차를 연이어 마시지요. 그래서 차를 마실 때, 어떤 순서로 마시는게 좋을지 많이 궁금해 합니다. 어떤 분은 그래서 숙차 뒤에 생차를 마시라 합니다. 또 다른 분은 나이가 어린 차를 마신 뒤 오래된 차를 마시라 합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순서를 거꾸로 해서 마신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찻자리 뒤 기대되는 효능이 달라질 뿐이지요~.
예전 분들도 이런 고민이 있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차 마시는 순서를 전통화해, 손님접대법으로 계승시켜 왔습니다. 중국 운남성의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백족(白族)이 특히 그런 전통에 강했습니다. 백족은 손님이 오면 쓴맛의 차를 내준 뒤, 단맛의 차를 그리고 복잡한 맛의 차를 순서대로 내주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삼도차(三道茶)입니다. 삼도차는 손님과 함께 고통을 통해 벗이 되고, 벗이 된 뒤에는 단맛을 함께 나누고, 결국 인생의 복잡한 맛까지 함께 하자는 뜻을 전하는 차 음용법입니다.
이렇게 차를 음용하는 방식에는, 놀라운 통찰력이 숨겨져 있습니다. 쓴맛의 차를 통해 위장을 활성화시켜줍니다. 대개 먼 길을 왔을 손님이, 그동안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시켜주는 겁니다. 그 뒤 단맛의 차를 통해 피로물질을 직접적으로 배출시켜 줍니다. 복잡한 맛의 차는, 각자 체질에 맞는 효능을 통해 건강증진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 순서대로 차를 마시면 땀도 잘 나고, 짧은 시간에 피곤함도 쉽게 회복됩니다. 축축 쳐지는 뜨거운 날 드시면, 기운이 바짝 납니다. 또 땀을 통해 체온이 조절되면서, 더위에 견디는 힘도 증대됩니다. 옛 선인들의 지혜에 금방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삼도차(三道茶)의 주인공인 백족은 나름대로 쓴맛의 차와 단맛의 차 그리고 복잡한 맛의 차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식대로 만들어진 차를 그대로 사용하면 효능이 더 좋아질 겁니다. 하지만 머나먼 이역만리인 우리나라에서 백족이 내주는 차를 온전히 따라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쓴맛의 차를 가장 앞에 마십니다. 그리고 알고 있는 가장 단맛의 차를 다음 순서로 준비합니다. 또 맛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차를 마지막으로 마십니다. 이렇게만 마셔도 기분좋은 찻자리가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눈도 밝아진듯하고 피곤도 많이 풀렸습니다.
이번주 차회에는 이런 삼도차 차회를 한번 가져볼까 합니다.
주제가 있는 차회는
매주 월요일 2시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