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가을아침이 차트를 올킬했다.
가을아침은 서늘함에 눈이 떠진다. 시간을 보니 6시반 아니벌써다.
밖에 나가보니 어젯밤 별잔치하던 놈들은 다 숨어버리고 산은 윤곽선만 드리운채 어둠에 잠겨있다. 한참을 짱구를 굴려봐도 지금은 6시반이 아니다. 추분때 해뜨는 시간이 6시반 정도니까.
들어와서 다시 시간을 보니 5시반. 쩝 한시간 날렸다.
그래도 다시 잘 수는 없지하면서 어젯밤 쥔아줌마가 준 맥심커피를 맛있게 먹는다.
방값 깎으면서 커피도 달랜다면서 라면도하나 얹어주던 인정많고 목소리도 좋은 펜션 여사장.
라면은 어젯밤에 먹었으니 가다가 아침을 해결해얀다.
짐정리해서 챙기면서 느낌은 뭔가 두고 가는 것 같은 느낌. 이 느낌은 저수령 넘어가서 알아냈다.
효자면까지 2km를 내려와서 오늘의 출발점 앞에 선다.
부지런한 할머니들은 남의 밭일 하러 봉고차가 실어가고
나는 저수령을 향해 길을 나선다.
효자면에서 저수령까지는 8km. 본격적인 시작은 용두리 입구에있는 sk주유소부터 4km다.
어제의 일 때문에 다리에 힘도 거두어 들이고 천천히 천천히 나간다.용두리입구까지는 알듯 말듯한 오르막. 휴게소가 딸려있던 주유소는 폐업한지 꽤 된 듯. 녹슨 주유기가 흔적처럼 말해준다. 좀 올라가서 있는 천룡가든도 폐업상태.
아 어제 슈퍼에서 뭐라도 좀 사둘걸. 있는거라곤 물과 집에서부터 가져온 견과류 세 봉지뿐. 일단 이거라도 여기서 두봉지를 해치운다.
좀 더 올라가 있는 예천목재문화체험관은 터도 넓게 잡았다.
황토펜션과두메산장은 길에서 좀 들어가있어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고 여기서부터 저수령까지는 오른쪽 세번 왼쪽 세번의 헤어핀이 있다.
어차피 올라가지는 고개 저수령은 850m이고 단양군 대강면과 예천군 상리면의 경계이다.
이제 단양군 대강면을 향해 시원하게 내려가고 오목내 마을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벌재를 향하면서 어제밤 말릴려고 옷걸이에 걸어 놓은 티를 안가져 온 걸 알있다. 전화해서 택배착불로 보내 주세요.
조금가니 황장산 쉼터가 나온다.
'아침식사 되지요?
'네 당연하지요
'일반식사는 뭐에요?
'그냥 우리 먹는 식사요.
'그럼 그거 하나 주세요
결과는 육계장이다. 김치도 맛있고 깻잎도 맛있고
이 때 안 맛있으면 문제있는거 맞죠?
물도 다시 채우고 커피도 마시면서 벌재는 얼마나 올라가요?
'벌재가 600m가 넘는데요
'헉 여기가 450m정도로 나오는데요
'거리는 짧아도 쪼끔 험할 걸요
'2km에서 150m 올린다면 보통 경사는 넘겠네요
꾸역꾸역 올라간 벌재.
백두대간 표지석을 길 옆 높은 곳에 세워 뒀다.
자전거를 올려 인증샷을 찍고 다시 내리면서 낑낑.
벌제 생태통행로를 지나니 또 표지석이 있다.
에이 그냥 찍자.
이제 아마도 동로면까지는 내리막일 것이다.
내려가면서 오미자하고 아로니아를 내놓은 곳에서 농담따먹기
'이건 뭐에요?
'심장질환에 좋은 아로니아요
'아로니아가 심장에 좋아요?
'네 혈관청소가 되지요
'헉 정말요. 오미자는요?
'오미자는 기관지 천식에 좋구요.
'명함 하나만 주세요 설가서 허락 맡고 주문하게
주욱 내려가면 동로면이다.
슈퍼에서 사이다도 하나 마시고 자유시간도 사고 연양갱은 없단다.
'여기 농협있어요?
'네 저기 축제장으로 가면 있어요
가진 현금이 없어서 돈 찾을 생각이었는데 문경오미자 축제란다.
신나는 음악과함께 농협에서 출금하고, 농협 앞에 농협에서 파는 오미자를 기웃 거린다. 연식 높으신 조합장님쯤하고 이런얘기 저런얘기하다가 오미자 시식도하고 10kg짜리 하나를 사서 택배로 보낸다.
이제 동로면에서 우회전하여 하늘재를 향해 출발.
문경은 오미자가 판을 치는 계절인갑다. 스타벅스도 10kg구매하면 사은품을 4만원어치 준댄다. 헐.
한무리의 잔차부대가 봉고차의 호위를 받으면서 온다. 그들을 피하려고 좀 쉬고 있다가 출발.
근데 그들은 문경오미자체험촌에서 쉬고 있다. 그들을 앞서 갔는데
그 중 한사람이 옆에 붙어 어디서 출발했냐? 혼자서 대단하시다.
자기네는 봄부터 백두대간을 한단다.
여우목고개 오르막에서 뒤쳐지기 시작해서 사진찍기 모드로 변신 성공.
여우목고개를 내려가면 갈평리가 나오고 우회전하여 관음리로 들어선다.
이동네는 관세음보살이 있는 관음사가있어서 관음리라 부른다. 문경도예촌이 있고 4km쯤 오르면 드뎌 하늘재.
신라시대 북으로 가는 첫번째 열린고개. 죽령보다 먼저다.
하늘재 산장에선
'제가 뭐를 먹을 수 있을까요?
'막걸리에 파전 정도요?
'헉 전 막걸리는 싫은데요
'잔차타면서 술드시는건 좋지 않아요
'그럼 음료수하나요
하면서 동로면 농협에서 찾은 5만원권을 내밀었더니
1000원짜리 사면서 5만원 낸다고 한소리하면서 그냥 드세요 다음에 여기 들르시면 그때 주세요
'헐 여길 또와요? 차라리 죽으라시면....
하늘재 표지석은 계단 위에 있다. 자전거를 들어올려 인증샷을 찍어야한다.
다시 내려와서 내려가려는데 월악산 국립공원지킴이
'여긴 국립공원이라서 자전거 타고 가시면 안 돼요
근데 가다 보니 정말 타고 가면 안 되겠다.
내가 자전거 빵꾸가 두번 나 봤는데 그게 전부 비포장이었고 난 이런 돌 길에선 배우지 못해서 차라리 끌고가는게 정답이다. 고마워요 지킴이 아가씬지 아줌만지.
하늘재에서 내려오면 수안보면 미륵리. 충주 미륵 대원지가 있다.
그니까 현세엔 관음리에서 미래엔 미륵리로 내려왔네요.
미륵리에서 지릅재는 금방이다. 근데 수안보에서 온다면 거의 죽음이겠다. 지릅재에서 8km쯤 내려와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조금 올라가니 돌고개.
아! 수안보에서 국토종주하면서 올라오면 만나는...
신나게 내려가면 수안보. 상록호텔 사우나에서
'어 나도 할인대상이네
'공무원이세요
'아뇨 교직원
신분증 보였더니 9000원이 6000원이된다.
충주에서 온 전쌤하고 한상 비벼먹고 까페베네 아메리카노 한잔마시고 설가는 버스 막차타고 설 도착.
이번 일정 끝.
어제의 숙소
별담바(별을 담은 바구니)
이쁘게 꾸며 놓았다.
멀리 산그림자 조금씩 커지고
막 눈을 뜬 앵두꽃 이파리 하나하나가
눈물겹도록 아롱거려 올 때
붙잡은 마음 툭, 밀어놓고 떠날 수 있는
그 순간이 나는 행복하다.
김재진 행복 중에서
앵두꽃이 아니라 섭섭할 건 없다.
여기 휴게소가 있다해서 열심히 올라왔지만 쩝
주유소는 폐업하고 휴게소는 문 닫았다.
제발 음료수라도 먹고 가게 해 주세요.
저수령 850m 예천군 상리면과 단양군 대강면의 경계.
어제의 일 때문에 쉬엄쉬엄 왔더니 시간이 너무 걸린다.
저수령이 저수지에서 왔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고개를 넘을 때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는 뜻이나 이 고개를 넘는 나쁜 놈들은 목이 잘려 죽는다는 뜻이란다. 머리를 낮추라는 뜻이다. 즉 겸손해지라는 뜻
벌재 625m.
단양군 대강면에서 도경계를 지나 문경시 동로면에 있다.
생태이동로 앞뒤로 표지석이 있다.
한번은 자전거 낑낑거리면서 올렸다.
문경시 동로면의 오미자 축제.
이 촌에 사람이 많아서 보기 좋다.
여우목고개 620m.
이건 백두대간 고개는 아니고 꼽사리다.
그래도 헤어핀이 좌로 둘 우로 셋이다.
오르막 내리막은 사진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문경 관음리에는 도자기 명장이 많은 듯.
도예촌이다.
이제 문경 관음리에서 하늘재를 올라간다.
저 산 이름은 뭐라할까? 아마도 포암산? 했는데 맞았다.
딱 포암산이다. 성스러운 느낌이 팍 든다.
여기는 하늘재 정상에 있는 휴게소.
하늘재 530m. 문경시 관음리와 충주시 미륵리를 잇는 고개다.
신라가 북으로 진출할 때 젤 먼저 개척한 고개가 하늘재이다.
사진 찍으려고 계단을 자전거 끌고 올라간다.
지릅재 540m.
하늘재 영역에 포함되어 표지석도 없다.
수안보에서 올라온다면 만만치 않겠다.
드디어 수안보. 수안보 입구엔 돌고개가 있다.
출발 : 별담바펜션
1. 저수령
2. 벌재
도착 : 여우목고개
출발 : 여우목고개
도착 : 하늘재입구
출발 : 하늘재입구
경유 : 하늘재
경유 : 지릅재
도착 : 수안보
오늘 거리 61km
누적 거리 773km
이번에 넘은 고개
저수령
벌재
하늘재
지릅재
첫댓글 화이팅하세요^^.ㅎ